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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시선129

어둠의 얼굴 - 푸른사상 시선 11 어둠의 얼굴 김석환 시인의 시를 읽으니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란 무엇인가라는 케케묵은 문제들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어쩌면 삶이란 “주인 노파는 보이지 않는데/삐걱거리는 나무의자/누가 보내는 경고음일까/새벽안개 지우며/은방울꽃 흔드는 소리”(「.. 2011. 10. 21.
거룩한 그물 - 푸른사상 시선 10 거룩한 그물 그의 시 속에는 속도가 들끓는다. 그 속도는 “사랑의 속도가 아니라/낯선 풍경이 어디론가 데려가는 질주의 생활”에서 비롯된다. 자본을 좇아 맹렬하게 질주하는 현재의 “쾌속”은 동반과 소통에 기여하기보다 분열과 단절을 조장하는 데 더욱 골몰한다. 암묵적 대세를 .. 2011. 10. 21.
나를 두고 왔다 - 푸른사상 시선 9 나를 두고 왔다 한하운의 시세계 이후 가장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신승우의 시편들은 우리에게 삶의 진정성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가 현관문을 못 열어 동생과 함께 불타 죽은 사건 등을 자신의 처지로 삼고 아파하는 마음이 절실하기 때문이고, 어머니가 밥.. 2011. 10. 6.
지붕의 등뼈 지붕의 등뼈(2011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박승민은 화음처럼 반짝이는 슬픔의 글자로 시를 쓴다. 저무는 강물 속으로 가라앉는 막막한 돌의 심정으로 시를 쓴다. 아들을 불치병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더 내려갈 계단도 없는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천천히 걸어 올라오는 아픈 발자국 .. 2011. 10. 6.
귀뚜라미 생포 작전 귀뚜라미 생포 작전 정원도의 시는 작업복 냄새, 기름 냄새가 난다. 그의 노동시에는 필사적으로 살아온 자의 땀내가 배어 있다. “겉보기에는 다 그게 그거지만/종류마다 제 용도가 달라서/지워진 운명마저 다르다”는 볼트처럼 자기 몫의 생을 자기 내력만큼 감당하고 있어서 튼튼하다. 그러면서도 .. 2011. 10. 6.
어쩌다가 도둑이 되었나요 어쩌다가 도둑이 되었나요 전태일문학상 수상작인 「비명―마이크로칩 공장」을 비롯한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무한 성장과 무한 경쟁과 무(無)한 노조를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노동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비판한 이봉형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두 가지의 특징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 가지는 작.. 2011.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