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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중앙일보] 조 원, <슬픈 레미콘>

by 푸른사상 2016. 11. 24.

[시가 있는 아침] 두 개의 입술

 

 

 

두 개의 입술

- 조원(1968~ )

 

 

 

바람이 나무에게 말하고 싶을 때

나무가 바람에게 말하고 싶을 때

서로의 입술을 포갠다

바람은 푸르고 멍든 잎사귀에 혀를 들이밀고

침 발라 새긴 말들을 핥아준다

때로는 울음도 문장이다

바람의 눈물을 받아 적느라

나무는 가지를 뻗어 하늘 맨 첫 장부터

마침표까지 숨죽여 찍는다

말귀를 알아듣는다는 건

상대의 혀를 움직여주는 것

소통은 바람과 나무가

한결 후련해지는 것!

 

몸은 대상이 ‘의식’되고 지각되는 통로다. “몸은 응결된 또는 일반화된 실존이며, 실존은 끊임없는 육화이기 때문이다.”(모리스 메를로-퐁티) 마음은 몸을 통해 실현되고, 마음의 문장은 몸을 거쳐 완성된다. 바람은 나무의 “멍든 잎사귀”와 “눈물”을 받아 적기 위해 입술을 내민다. 말귀를 알아듣는다는 것, 소통한다는 것은 몸을 움직여 상대에게 가까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후련해지는 것”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중앙일보/2016.11.24/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5&aid=0002661609&sid1=001&lfrom=kakao

 

 

 


 

최근에 소개드린 적 있는 푸른사상의 시선 시리즈 『슬픈 레미콘』에 있는 「두 개의 입술」이라는 시가

 

중앙일보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오민석 시인님께서 시평도 남겨주셨어요%EB%AF%B8%EC%86%8C

 

 

감사합니다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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