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오정희 소설을 만나다
최윤자 지음|153×224|양장|368쪽|값 25,000원|
오정희 소설에 나타난 인간 심리 엿보기
C. G. Jung은 신경증(노이로제)으로 인한 고통에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경증적 장애는 바로 떨어져나간 진정한 자기(Selbst, Self, 의식과 무의식이 합해진 상태, 그 사람 자신, 참 자기 등을 뜻함)를 되찾고 인격의 해리를 지양하여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통일되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마음의 병이란 어떤 과거의 상처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의 지향적 의미를 가지는데 이는 인격의 변화, 성숙,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임을 뜻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병을 앓는 고통에 목적과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는 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외부세계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에 비해 내면에서 얻어진 것들이 훨씬 더 값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깨달음 토대로 저자는 융 심리학의 시각을 통해 오정희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특히 저자는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오정희 소설을 섬뜩함, 기괴함, 모호함, 난해함 등과 같은 불가사의한 이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은 표면적 스토리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소설에 내재된 집단무의식의 원형들이 보여주는 심층적 의미를 해석하지 않은 결과로 본다. 즉 등장인물들이 개성화 혹은 자기실현의 길에서 맞게 되는 근원체험 과정에서 초월적·신화적인 특성, 즉 다양한 원형들이 비의적인 이미지를 낳고 있는데 많은 연구가 이 신화적·초월적 이미지를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는 것이다.
책을 출간하면서 필자는 자신의 작은 바람으로 이 책이 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이 읽음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가족을 이해하고 나아가 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생애에서 단계마다 경험되는 고통의 원인이 타인이나 환경적 요인에 있기보다는 그 자신의 인격이 성숙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한 장애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때 삶은 더 없이 풍요롭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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