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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간행도서

푸른생각/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by 푸른사상 2022. 5. 10.

분류--문학(소설), 영미소설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이태주 옮김|세계 문학을 읽는다 6|146×210×12 mm|198쪽

18,500원|ISBN 979-11-92149-14-1 03840 | 2022.5.3

 

 

■ 도서 소개

 

신선한 젊음의 감각과 낭만적인 서정성이 넘치는 사랑의 고전

 

불멸의 고전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태주 옮김)이 <세계 문학을 읽는다 6>로 출간되었다.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피워낸 젊은 연인의 절절한 사랑과 두 집안의 불화로 인해 맞이한 비극적 운명이 오래도록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읽을수록 재미있고 유익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어두운 현실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 저자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 시대를 대표하는 극작가. 청년기인 1585년부터 1592년까지 그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1592년 런던 템스강 남쪽 극장가에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년 동안 37편의 희곡(「두 사람의 귀공자」 「에드워드 3세」 「토머스 모어 경」까지 3편을 추가할 수 있다)과 소네트, 4편의 시극을 남겼다. 벤 존슨이 “그는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시인이었다”라고 말했듯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오페라, 무용, 미술, 영화, 뮤지컬 등 수많은 장르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태주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셰익스피어 관련 저서로는 『이웃사람 셰익스피어』 『원어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명언집』 『셰익스피어와 함께 읽는 채근담』 등이 있고, 이외에 『세계 연극의 미학』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브로드웨이』 『R 교수의 연극론』 『충격과 방황의 한국연극』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 『재벌들의 밥상』 『유진 오닐:빛과 사랑의 여로』 『불멸의 연인들: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 등이 있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연극영화학과 교수·공연예술연구소장·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센터 위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국립극장 운영위원, 서울시극단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로미오와 줄리엣

 

■ 작품 해설

■ 작가 연보

■ 셰익스피어 가계도

■ 장미전쟁 역사극의 가계도

■ 영국 왕가 족보

 

 

■ 작가의 말 중에서

 

문득 폴란드의 셰익스피어 학자 얀 코트(Jan Kott)가 생각난다. 그는 『셰익스피어는 우리들의 동시대인?이라는 책을 써서 전 세계 연극인들과 셰익스피어 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사람이다. <리어 왕>과 <한여름 밤의 꿈>의 실험적인 무대를 만들어서 현대 연극사에 새 장을 연 영국의 연출가 피터 브룩의 업적도 얀 코트의 이론적 뒷받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얀 코트는 뭐니 뭐니 해도 방대하고 웅장하고 어려워서 접근하기 힘들어 보이는 세계문화의 유산 셰익스피어를 우리 곁으로 가깝게 끌어온 재능 때문에 그 빛나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를 우리 동네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주었다.

그가 한국에 온 적이 있다. 그는 딱딱한 학술 강연보다는 우리나라 남대문시장을 더 좋아했다. 남대문시장의 사람들, 활력, 그 벌거벗은 삶의 소용돌이에 도취되어 떠날 줄 몰랐다. 셰익스피어가 다룬 드라마는 그의 눈으로 볼 때에는 언제나 국경을 초월해서 우리 주변에 손에 잡힐 듯이 깔려 있었다. 그가 한 말 가운데서 흥미로운 것은 빅토르 위고에 관한 것이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위고는 1850년대 말 채널 아일랜드에 유배당한 적이 있다. 위고는 아들과 함께 어느 겨울날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그는 암담한 심정이었다. 아들도 절망적이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번 유배를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자 위고는 대답했다. “오래 걸릴 것이다.” 침묵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시겠어요?” 아들의 질문이다. “바다를 보면서 지내겠다. 너는 뭘 할래?” 위고는 궁금했다. “셰익스피어를 번역하지요.” 아들의 답변이었다. 위고의 아들은 나중에 유명한 셰익스피어 번역가가 되었다.

얀 코트가 전해준 이 에피소드에서 내가 강하게 느낀 것은,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 위고를 껴안아준 바다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불운했던 정치적 유배는 고통스러운 현실이었다. 그 바다는 지금도 영원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변하고 있다. 각자의 현실도 변하고 있다. 위고의 현실도 변하고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위고가 유배된 현실 속에서는 그의 동시대인이었다. 내가 전란 중에 포탄 속에서 읽었던 셰익스피어는 나의 동시대인이었고, 나의 암담했던 현실을 비춰보는 거울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시간과 나의 현실, 이 두 시간이 서로 밀접한 정신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 셰익스피어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동시대인이 될 수 있다.

 

 

■ 출판사 리뷰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가장 많이 찾는 책 가운데 하나이다. 그 속에는 젊음과 사랑, 그리고 이별과 죽음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각색되어 오늘날에도 꾸준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는 이 작품은 수 세기가 지나도록 이 시대에 현존하는 무수한 창작물들의 원천이 되고 있다. 셰익스피어 문학 연구자인 이태주 교수가 원문을 최대한 살려 번역하였고,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곁들였다.

그의 희곡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해묵은 원수지간인 몬태규 가와 캐퓰리트 가 사이에서 피어난 젊은 연인의 사랑을 그린다. 비극적 요소가 깃들긴 했지만 젊음의 신선함과 낭만적인 서정이 넘치는 작품이다. 가면무도회에서 만나 첫눈에 반해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피워낸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원히 함께할 것을 서로에게 맹세한다. 그러나 두 집안의 불화와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두 젊은이는 엇갈린 운명 속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그들이 나눈 절절한 사랑과 아름다운 시적 표현, 극적인 구성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고, 공연하게 하였다. 비록 두 연인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죽음으로써 이루었고, 원수 관계였던 두 집안이 마침내 화해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마냥 비극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두 주인공이 보여준 절절한 사랑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지고지순함 때문이다. 읽을수록 재미있고 유익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어두운 현실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 작품 세계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작품 활동 초기,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등의 희극과 <존 왕> <리처드 3세> 등 일련의 사극이 씌어진 시대에 속하는 걸작으로, 신선한 젊음의 감각과 낭만적인 서정성이 넘치는 희곡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그가 희극의 창작에서 얻은 능숙한 기법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희극에 등장해도 좋을 인물들인데, 이들의 밝고 기지에 넘친 요설(饒舌)과 대사는 다혈질의 기질과 낙천적인 성격 등과 합쳐져서 희극을 형성하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수많은 학자들과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셰익스피어 희극작품의 패턴에 맞추어져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 패턴은 무엇인가. 특정한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희생양이 필요하다는 주제의 패턴이다.

셰익스피어 희극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연애 장면이 나온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의 작품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게오르그 브란데스는 너무나 적절하게 평하고 있다. “이 작품은 첫눈에 매혹당하는 젊고 충동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 사랑이 너무나 열렬하기 때문에 사랑의 온갖 장애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무나 철저한 사랑이기 때문에 행복과 죽음 사이에서 중도(中度)의 길이란 없는 것이다. 이들의 사랑은 너무나 불운해서 황홀한 사랑의 결합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뒤따르고 있다.”(중략)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가장 많이 찾는 책 가운데 한 권이다. 그 속에는 젊음과 사랑, 그리고 이별과 죽음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극작가 초기 시절에 이 작품 속에 숱한 이질적인 여러 가지 극적 요소들을 투입해서 엘리자베스 시대 희극과 비극의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잡았다. 햄릿은 로미오의 연장일 수도 있다. 오필리어와 코델리아는 줄리엣의 연장일 수도 있다. 주제와 플롯, 그리고 성격 창조에서 그는 뛰어난 재능을 일찍이 이 작품에서 선보인 셈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 작품 속으로

 

로미오 아, 저 여인의 빼어난 아름다움은 횃불에게 환히 타오르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그건 검은 에티오피아인의 귀에 매달려 있는 값비싼 보석처럼 밤의 볼에 걸려 있는 듯하다. 일상적으로 써먹자니 너무나 고귀한 아름다움이요, 속세의 것이 되기엔 너무도 아깝구나. 딴 여인들 틈에서 섞여 있으니 한결 더 눈부시게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까마귀 떼 속에 섞인 눈처럼 하이얀 비둘기 같아 보이네. 춤이 끝나면 저 여인이 서 있는 곳을 잘 보아두었다가 저 여인의 손을 이 거친 손으로 잡아보리라. 한데, 지금까지 내 마음이 사랑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 눈이여, 아니라고 답하라! 나는 오늘 밤에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본 듯하구나.

티볼트 저 목소릴 들어보니 틀림없이 몬태규네 집안 사람이다. 여봐라(사동에게), 내 긴 칼을 갖고 오라. 이놈, 잘도 왔구나. 가면으로 몸을 가리고 와서 우리 연회를 우롱할 셈이냐? 우리 문중의 명예를 걸고 저놈을 때려죽이는 것이 죄가 될 순 없다.

(36쪽)

 

줄리엣 벌써 가시렵니까? 아직 날이 새지 않았습니다. 겁에 질린 당신 귓전에 방금 울린 그 소리는 종달새가 아니라 나이팅게일 울음 소립니다. 밤마다 저 너머 석류나무 위에서 노래합니다. 로미오 님, 정말이지 그 소리는 나이팅게일이었습니다.

로미오 아침을 알리는 종달새라오. 나이팅게일이 아니었소. 봐요, 저 동녘의 하늘. 갈라지는 구름자락을 수놓는 저 심술궂은 아침 햇살을 봐요. 밤의 등불도 꺼졌어요. 즐거운 아침이 안개 자욱한 산봉우리를 딛고 발돋움하고 있소. 이제 나는 가야 하오. 그래야 살 수 있어요. 여기 머물러 있으면 죽을 수밖에 없소.

줄리엣 저기 저 빛은 햇살이 아닙니다. 저는, 저는 알고 있어요. 정말이지, 저 빛은 태양이 뱉어놓은 별똥 같은 거예요. 당신을 위해 오늘 밤 횃불이 되어 만토바로 가시는 당신의 길목을 낱낱이 비춰줄 것입니다. 그러니 좀 더 계셔요. 지금 떠나실 필요는 없습니다.

(101~102쪽)

 

로미오 만약에 달콤한 꿈이 사실일 수 있다면, 내 꿈은 무슨 희소식의 징조임에 틀림없다. 이 가슴의 주인인 사랑의 신은 가벼이 옥좌에 앉아, 오늘 진종일 별난 기운 땜에 날 들뜨게 해서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한다. 꿈에 내 님이 와서 내가 죽어 있는 것을 보았어. 죽은 자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야. 님은 여러 번 되풀이해서 내 입술에 입 맞추며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주었어. 그 덕택으로 나는 소생하고 제왕이 되었다는 꿈이었어. 사랑의 그림자만으로도 이토록 기쁠 수 있다면 진정한 사랑을 소유했을 때에는 얼마나 그 기쁨이 크겠는가!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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