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 시인의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 출간
[국민뉴스=고경하 기자] 노동문단을 이끌고 있는 정세훈 시인이 시평과 세평 등을 담은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을 출간했다.
부조리와 모순으로 뒤덮인 자본사회에 문학으로써 맞서온 저자는 시대와 역사의식을 견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친다. 모든 아픈 이웃들을 끌어안아 연대함으로써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소년공으로 공장 노동현장에 뛰어들어야 했던 그는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체험을 바탕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직업병을 앓는 노동자들의 핍진한 삶과 현실을 직시한다. 그러한 시대 인식과 신념을 담은 글들이 이 산문집에 실렸다.
노동문학은 열악한 노동현장의 문제점과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들을 비판, 지적해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가운데서 시인은 문학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고 한국 사회가 내몰아 버린 노동자들의 처지와 노동 현실을 치열하게 사유하고 실천하고 있다.
나아가 자본과 권력이 지배하고 있는 이 사회에 만연한 정치의 부패와 경제적 불평등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친인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의 폐지를 촉구하고, ‘블랙리스트 사태’로 불거졌던 예술작품을 검열하고 탄압하는 권력을 꾸짖는다. 그가 사명감을 갖고 오랫동안 추진해온 노동문학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고군분투 또한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세훈 시인은 출간과 관련, “1985년 여름, 공장에서 주야간 교대 노동을 할 때다.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 통신 강의록으로 고등학교 과정의 독학을 시작했다. 당시 함께 시작한 시 짓기와 글짓기가 어언 36년이 되었으며, 소위 문단에 얼굴을 내민 지도 햇수로 33년이 되었다”며 “그동안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 동화집, 그림책 동화, 시화집, 산문집 등을 펴냈다. 시 짓기와 글짓기를 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담은 글들을 모았다. 이 글들은 앞으로도 나의 시 짓기와 글짓기의 나침판이 되어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맹문재 안양대 교수는 “정세훈 시인이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에서 추구하는 자세는 ‘삶꾼’이다.”라며, “부패한 정치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항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직업병 피해자들의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투쟁하는 것이 그 모습이다. 친일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의 폐지를 외치고, 예술작품을 검열하고 탄압하는 국가권력을 비판하고, 자본과 권력의 결탁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평했다.
또한 “부조리하고 모순된 기득권 세력에 침묵하지 않고 맞서온 정세훈 시인은 2020년 7월 25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금남로 63번길에 코로나19의 난관을 뚫고 노동문학관을 건립했다. 인당수로 가는 딸의 치맛자락을 잡고 ‘너 죽고 내 눈 뜬들 무슨 소용 있느냐’라고 울부짖는 심청이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며 시를 써온 정신을 구체화한 것이다”라며,
“아픈 사람들을 품는 둥지 같은 노동문학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삶꾼은 ‘내 모든 아픈 이웃들’에서 약속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역할을 신나게 하는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응원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세훈 시인은 1955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 17세 때부터 20여 년간 소규모 공장을 전전하며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현재 인천작가회의 자문위원, 위기청소년의좋은친구어게인 이사, 인천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동북아사아문화허브센터 충남지회장, 노동문학관 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뉴스, "정세훈 시인의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 출간", 고경하 기자, 2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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