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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간행도서

송하선 제10시집, <싸락눈>

by 푸른사상 2020. 8. 19.

싸락눈

 

송하선 지음138×198×13 mm12013,000

ISBN 979-11-308-1697-5 03810 | 2020.8.15

 

 

■ 도서 소개

 

마음에 울리는 고즈넉한 풍금 소리

 

서정시 본연의 전통을 이어온 미산 송하선 시인의 열 번째 시집 싸락눈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자연현상에서 관찰되는 오묘한 섭리와 우리의 인생살이를 차분하고 단아한 어조로 노래한다. 노시인이 통찰하는 삶은 고즈넉한 풍금 소리와도 같아 번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안과 치유를 선사한다.

 

 

■ 시인 소개

 

송하선

1938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전북대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 등을 졸업했고, 중국문화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1980년 우석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도서관장, 인문사회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우석대 명예교수이다.

시집으로 『다시 長江처럼』 『겨울풀』 『안개 속에서』 『강을 건너는 법』 『가시고기 아비의 사랑』 『새떼들이 가고 있네』 『그대 가슴에 풍금처럼 울릴 수 있다면』 『아픔이 아픔에게』 『몽유록』, 저서로 『詩人과 眞實』 『韓國 現代詩 理解』 『中國思想의 根源』(공역) 『未堂 徐廷柱 硏究』 『한국 현대시 이해와 감상』 『시인과의 진정한 만남』 『한국 명시 해설』 『서정주 예술 언어』 『夕汀 詩 다시 읽기』 『시적 담론과 평설』 『송하선 문학 앨범』 『未堂 評傳』 『신석정 평전』 등이 있다.

전북문화상, 전북 대상(학술상), 풍남문학상, 한국비평문학상, 백자예술상, 목정문화상, 황조근정훈장, 한국문학상 등을 수여받았다. (E-mail : wsuk103@naver.com)

 

 

■ 목차

 

■ 서문

 

1부 국화꽃을 보며

싸락눈 / 나의 시() / 여든 살이 넘으면 / 죽지 부러진 새처럼 (1) / 죽지 부러진 새처럼 (2) / 눈썹달 / 국화꽃을 보며 / 모닥불 / 동백꽃을 보며 / 푸나무들과 노인 / 몽유록 (7) / 쑥꾹새 울음 / 장미의 순간 / 후쿠시마 평원의 소나무 한 그루 / 불운한 시대의 풍경 속에 / 세월호에서의 편지

 

2부 비비정의 달

꽃아 (1) / 풍경 / 나비 / 과수원에서의 환상 / 달이 흐르는 강물처럼 / 노인 예찬 / 몽유록 (8) / 몽유록 (9) / 가시나무새 / 내 죽으면 /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미인 / / 비비정의 달 / 내 생애 단 한 번

 

3부 삶의 향기

수도승처럼 / 흔들리는 꽃 (4) / 흔들리는 꽃 (5) / 흔들리는 꽃 (6) / 간이역 / 삶의 향기 / 첫눈 / 소풍 / 마이산의 안개 / 가여운 꽃 / 속세에서의 편지 / 가시 돋친 꽃 / 고요함에 대하여 / “괜찮다라는 말 / 늦게 피는 꽃

 

4부 난초와 함께

난초와 함께 / 하산(下山)/ 여유 / 마지막 고해성사 / 여든 무렵의 시편 / 무제

 

발문 : 노을빛 시인의 풍금 소리 - 전정구

 

 

■ 서문 중에서

 

9시집 몽유록(2017) 이후, 몇몇 문예지에 드문드문 발표해온 것을 모아보았다. 원래 과작인 데다가 좀 느리게 사는 편이라, 50편 추리는 데도 버거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도 안 되는 일을 60년 가까이 해왔다는 것은, 참 희한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여든세 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병하다는 점이다. 비교적 머리를 맑게 하고 시를 쓰다 보니, 혹시 치유라도 된 것은 아닐런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이 시집의 어느 한 구절이라도 독자들의 가슴속에 풍금 소리처럼 남아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 작품 세계

  

송하선의 시는 평이(平易)한 시어와 차분한 어조와 단순한 비유로 일관되어 있다. 복잡한 비유와 난해한 어구들을 동원하지 않으면서, 미산은 자연의 사물들과 대비되는 인생살이의 어떤 진실을 발견하여 직관적으로 그것들을 기술해낸다. 그러한 자연 관찰과 자기성찰의 결과물인 시편들이 자신의 삶의 상처를 치유하며 곧고 바른 생을 지탱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것이 진실된 삶인가를 그는 시 작업을 통해 꾸준히 탐구해왔다.

자연현상에 함의(含意)된 오묘한 섭리를 관찰하여 그것을 언어예술로 승화시키는 서정의 힘이 그의 시 작품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점에서 미산은 자연물에서 착상(着想)을 얻어 그것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중략)

첫 시집 다시 長江처럼(1970)을 발간한 시기로 추산해볼 때 송하선의 문필 활동은 반세기를 넘어서 있다. 그럼에도 그는 30대 초반 첫 시집을 발간한 이후 몽유록(2017)까지 아홉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선비적 기질과 서두르지 않고 유유히 서정시 본연의 전통을 이어받아 자기 작품에 구현하려는 탐구의 자세가 창작품의 남발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작품을 써서 문학가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식 자체를 그는 거부한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송하선은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을 다듬어 고치는 창작 습관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시집 겨울풀(1975)부터 아홉 번째 시집 몽유록(2017)에 걸쳐 가필(加筆)된 이전의 작품들이 드문드문 섞여 있는 것도 이러한 습성과 관련이 있다. 추측컨대 그것은 하루 종일 깊은 생각에 잠겨 윤문하였던 조부 송기면의 문필 활동의 영향일 것이다.

전정구 (문학평론가·전북대 명예교수) 발문 중에서

 

 

■ 시집 속으로

 

싸락눈

 

탄생과 사멸의 순간을 상징하듯

싸락눈이 유리창에 부딪히며

부딪히며 사라져버리는구나.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상징하듯

싸락눈이 허공 속을 유랑하며

유랑하며 흩어져버리는구나.

 

아 아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는 것

저렇게 유랑하며 이별하며

허공 속으로 흩어지는 것,

때로는 지나간 불꽃의 순간을

생각나게 하는 것,

 

오늘은 싸락눈 날리는 걸 보며

지나간 불꽃을 생각하는 시간

천둥과 먹구름을 넘어

그대와 내가 해탈해야 할 시간.

 

 

죽지 부러진 새처럼 (1)

 

죽지 부러진 새처럼 쪼그려 앉아

()를 쓰고 또 써봐도

세상을 향해 시로써 말하고 또 말해봐도

메아리가 없네요.

 

저 하늘 별들의 억만 개의 고독

이 지상의 사람들의 억만 개의 고독,

그 억만 개의 고독 속에 쪼그려 앉아

벙어리처럼

시로써 절절하게 말해봐도

세상은 그냥 흘러갈 뿐이네요.

 

아 아 작고도 작은 홀씨처럼

나의 영혼 가물가물

허공 속을 날아갈 날 있겠지만,

 

죽지 부러진 새처럼 쪼그려 앉아

아직도 나를 옥죄며

이 자리에 머물러 있네요.

 

 

나비

 

절대고독이 무엇인지

그 쓰라린 황야를 날아본 사람은 안다.

채워도 채워도 채울 길 없는

날아도 날아도 안식의 나래 접을 곳 없는

그 바람 부는 허기 속을

날아본 사람은 안다.

 

꽃밭을 찾아 나비가 날듯

영원 허공을 떠도는

이 지상의 허기진 존재들은 안다.

그 스스로도

꽃비 내리는 마을을 찾아가는

한 마리의 쓰라린 나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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