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소설)
생폴드방스에서, 길을 찾다
이소헌 지음|128×188×11 mm|184쪽|13,900원
ISBN 979-11-308-1485-8 03810 | 2019.12.10
■ 도서 소개
충만한 하루를 찾아 떠난 그녀의 여행
이소헌의 소설 『생폴드방스에서, 길을 찾다』가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의 삶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피하려고 하면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게 우리의 삶이다. 원한도 가책도 없는 삶, 서로에게 죽음이 되지 않은 삶, 오직 긍정으로만 가득한 삶, 그런 삶만을 꿈꾸고 그런 삶만을 실천하고자 했던 스피노자도 삶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지독히도 저주를 당하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았던 철학자였다. 자신에게 후회없는 삶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자신에게 충실한 삶만이 후회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후회없는 삶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쓴 책이다.
■ 저자 소개
이소헌(李小巚)
소설가. 2004년 『은밀한 테러』 출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창작집으로 『블랙레인』 『하늘 아래 첫서점』 등과 다수의 저서가 있다.
■ 목차
■ 작가의 말
그리고 그는 아무 말 없이 떠났다
남프랑스에서 길을 잃다
생폴드방스에서, 길을 찾다
이상한 동거
■ 출판사 리뷰
이소헌의 소설 『생폴드방스에서, 길을 찾다』는 남편과의 불화와 단절에 지친 주인공이 남프랑스로 훌쩍 여행을 떠나 예술의 도시 생폴드방스에서 발견하는 귀중한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소실이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살아간다는 생존 자체가 슬픔으로 오는 사람도 있다. 지금 이 작품의 주인공 역시 작품을 열심히 써도 자신의 생존조차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남편의 ‘지쳐’라는 그 한 마디가 남편의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주인공의 실존을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친다는 말 속에는 가족 부양이 포함되어 있고 그 가족 속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들을 때마다 그를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런 남편과의 불화의 삶은 경의 삶을 무력화시키고 실존을 무너뜨린다. 그런 가운데 떠난 여행, 남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오직 생존만이 아닌 충만한 삶을 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발견한다. 이 작품에서도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 속에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유지하며, 더불어 살아야 하는 관계성을 생폴드방스에서 찾는다. 마을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또 그들로부터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찾은 것이다.
충실히 산다는 것은 자신의 가슴이 명하는 일에 매진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가슴이 명하는 일은 언제나 생존하기 위한 에너지이기는 해도 밥이 되지 않으니. 거기에 고민이 있다. 그리고 사회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번 작품에는 그런 연관성들을 생각해 보았다. 가슴이 명하는 일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함을, 그 모순을 풀기 위해 찾은 길. 어쩌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보지 못한 작가의 환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최고학부를 나왔다는 것 자체가 벌써 큰 프리미엄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니, 그래서 이번 계급장을 다 떼어내었다. 그렇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최대한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각오로 보아주면 좋을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올여름 『창작과 비평』에 발표된 작품 중에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과 취미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잘 설정해 서사화하고 있다.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이다. 그것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조직 속에서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부담을 견뎌야 한다. 그래서 일에서 주는 기쁨보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많다.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견뎌야 하고 그 견딤을 위해서 또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 「일의 기쁨 과 슬픔」 속 인물들은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고 거북이를 기른다. 일에서 오는 슬픔을 경감시키기보다는 일에서 오는 슬픔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살아간다는 생존 자체가 슬픔으로 오는 사람도 있다. 지금 이 소설의 등장인물 역시 작품을 열심히 써도 자신의 생존조차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남편의 ‘지쳐’라는 그 한마디는 남편의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지만, 근본적인 경의 실존을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침’ 속에는 가족 부양이 포함되어 있고 그 가족 속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를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런 남편과의 불화의 삶은 경의 삶을 무력화시키고 실존을 무너뜨린다. 그런 가운데 떠난 여행, 남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오직 생존만을 위한 삶이 아닌 충만한 삶을 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발견한다.
■ 책 속으로
당신 산수는 너무 간단해. 당신은 나와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아. 그래도 나는 당신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생활을 책임지지 않은 사람과 책임을 진 사람과의 사고 차이야. 그래도 당신의 ‘너무 지쳤어’라는 말을 듣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분명해! 당신이 그 말을 할 때마다 난 집을 뛰쳐나가고 싶어, 그리고 당신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 당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 인생은 짧아, 그렇게 아둥바둥 살 필요 없어. 당신 그런 지친 의식 상태에서 몸은 얼마나 망가지겠어? 건강진단이라도 받아봐. 그는 한참 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 그 팔팔하던 열정은 사라지고 당신은 그림자만 안고 살고 있는 것 같아. 돈 같은 것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 당신은 지금 돈의 노예가 되어 있어. 나와 선이 핑계 대지 마. 그건 나와 선이를 비참하게 만드는 거야. 우리가 당신을 착취하고 있는 것 같잖아. 나. 이런 호텔에 와서 생일 파티 안 해도 돼, 그리고 선물 안 받아도 돼!
당신의 그 지긋지긋한 ‘지쳐’라는 말을 안 들으면 그것으로 행복할 것 같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몸이 지치기도 해. 애널리스트라는 일은 내가 생존하는 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야. 당신이 작품 쓰는 일이 당신의 생존의 의미이듯이. 내가 당신보고 작품 쓰는 일 하지 말라고 하면 당신은 어떻겠어? 정말 내가 견디지 못하면 스스로가 그만두겠지. 증권 애널리스트 그 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격상,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고, 순간의 시간 싸움이 운명을 가르게 되니, 어쩔 수 없어. 그래서 그만둔다는 것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냐. 그러나 나에게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러니, 버릇처럼 나오는 ‘지친다’는 말을 들어도 좀 참아줘, 나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는 잔에 남은 와인을 마시며 한참을 말없이 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났다. (32쪽~34쪽)
클레지오는 생폴드방스가 잘 운영되게 모든 문제를 마을 사람들과 의논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한다고 한다. 생폴드방스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만큼 작품을 두고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주 업무이고 그 다음은 생폴드방스를 어떻게 아름답게 유지하느냐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일이 바로 자신의 일이고 자기 회사의 일이라고 한다. 한 달 전쯤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관광객이 여기에서 샀다는 그림 하나가 진품인지 가려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그 그림을 어제 세관에서 찾아왔고 오늘 그 문제를 두고 회의하기 위해 일찍 출근한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생폴드방스의 어느 갤러리에서도 판 적도 없는 누구의 그림인지도 모르는 가짜 그림이었다고. 그런 일이 많냐고 물었다. 똑같은 경우는 아니라 해도 비슷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경은 클레지오가 생폴드방스를 위해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지게 본인의 취미 생활을 유지하면서. 클레지오가 경을 유심히 쳐다봤다. 궁금한 것을 묻고 싶은데 아무 말을 않고 와인잔을 든다. 경도 묻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아무것도 물을 수 없었다. 클레지오가 레드와인을 또 다른 잔에 따라주었다. 이것은 남프랑스에서 많이 먹는 로제와인인데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흔히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비싸지 않은 와인인데 그 대신 향이 좋아 경이 좋아할 것 같아서……. 그러면서 와인을 따라준다.
(100쪽~101쪽)
'2019 간행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새미 시집, <가로수의 수학 시간> (0) | 2019.12.09 |
---|---|
권서각 시집, <노을의 시> (0) | 2019.12.09 |
전경갑, <인간소외의 성찰> (0) | 2019.12.09 |
박용환, <마그레브의 색과 빛> (0) | 2019.11.25 |
이채곤 시집, <솔로몬의 방> (0) | 2019.1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