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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간행도서

김종호 시집, <날개>

by 푸른사상 2017. 9. 15.

 

김종호 시집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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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김종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날개<푸른시인선 10>으로 출간되었다. 제주의 푸른 바다에 반짝이는 물결과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시인에게서는 한 겹 한 겹 그리움과 슬픔으로 다시 살아난다.

 

시인 소개

 

김종호

1939년에 제주도 애월에서 태어나 애월에서 살고 있으며, 2007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뻐꾸기 울고 있다, 설산에 올라, 순례자, 소실점이 있다.

 

 

차례

 

시인의 말

 

1부 엄마, 사랑해 나는 죄인이 되어 내 사랑은 거짓이 되어

2 / 강물의 노래 / 죽어서 사는 영혼의 몸짓 / 사막의 방랑자 / 새소리 5 / 누가 울고 있나 / 가을에 / 가을에 2 / 먼 산울림 우렁우렁 / 엄마, 사랑해! / 그림자 7 / 억새꽃

 

2부 내 안에 날개 한 쌍 고이 접혀 있었다

수평선 3 / 그림자 2 / 그림자 3 / 하늘길 3 / 그림자 4 / 어떤 기록 / 이 겨울에 / 나무 2 / 광야의 소리 / 가을의 기도 / 날개 3 / 존재에 대하여

 

3부 안개 낀 길에는 네 눈을 감으라고 새소릴까, 물소릴까, 바람 소리일까

매미 / 연자방아 / 하얀 종이 / 책장 / 시간과 나 / 문과 길과 숲 / 고등어 / 시계 소리 / 길을 찾다 /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 / 방귀가 고소할 즈음 / 십일월의 나무

 

4부 슬픔은 아침 바다 그득히 눈부시게 반짝이는 윤슬

달맞이꽃 / 슬픔을 방목한다 / 흔들림에 대하여 / 그리움 / 떠날 때는 2 / 소년, 그리고 노인 / 빈집 7 / / 진 올레 / 기적(汽笛)

 

5부 하늘의 반을 가리고 선 느티나무 우뚝 선 진실은 아무 말이 없다

날개 1 / 바람이 분다 / 느티나무 / 거울 2 / 배가 고파 나를 먹다 / 숲에서 1 / 물고기의 슬픔 / 시간은 강물 위로 번쩍이고 / 개똥이 / 바람 2 / 나 그런 여자를 안다

 

6부 하늘 무거운 날 허공이 쓸쓸을 쓸고 있네

가을 민들레 / 또 봄은 오고 / 노을 / 수선화 2 / 새벽 산길에 / 봄의 소리 / 가을엔 / 새소리 7 / 이 숲에 겨울이 오면 / 새소리 8 / 시월서정

 

발문진혼의 한마당김석희

 

 

작품 세계

 

통독하고 나서 먼저 느낀 바는, 선생은 그리움의 시인이라고 칭해도 좋을 만큼 그리움에 사로잡혀 있구나 하는 점입니다. 그리움의 정조는 다섯 권의 시집 곳곳에 넘쳐납니다. 때로는 시냇물처럼 행간에 스며들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처럼 몇 작품에 걸쳐 넘실대기도 합니다.

시인은 자고로 지상에서 저주받은 자들이라 했으니, 그렇다면 선생은 그리움에 저주받은 시인일 터. 무엇이 선생을 그토록 그리움에 목매게 했을까? 그 단초를 열어주는 구절은, 그러나 뜻밖에도 멀리 있거나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지 않습니다. 선생의 시를 읽어온 이라면, 아마 다른 것은 다 잊더라도 이 구절 하나만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까 싶군요. “고향에 살면서 고향이 그립다.”

그리움은 동경일 뿐만 아니라 허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선생에게 그 허기는 무엇일까? 감히 짐작하건대,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과 누나를 속절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소싯적의 무력감, 그것이 나중에 커서는 죄책감으로 번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그들에 대한 그리움의 끈을 놓지 못했을 테지요. 선생에게 시는 그 끈을 붙잡아두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니 이번에 그들을 불러낸 것은 초혼이고, 그렇다면 제5시집은 그리움을 불사른 진혼의 한마당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그 존재를 증명해주는 수고이니, 이보다 더 소중한 진혼곡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석희(소설가·번역가)의 발문 중에서

 

 

시인의 말

 

멀리 걸어왔다.

험한 길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로 기적이므로

그의 섭리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다섯 번째

새 한 마리를 방생하려 한다.

새야

멀리 날아가라.

어느 산골 외로운 나무에 둥지를 틀고

울어라.

 

 

추천의 글

 

순동 선생의 시는 고향에 살면서도 고향을 찾아나서는 구도자적 여정이다. 그의 보법은 사막의 떠돌이 풀 덤블링플랜트같다. 온몸을 공처럼 말아서 사막을 굴러다니다가 비가 오면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려 생명을 퍼뜨리는 경전인 것이다. 고내오름은 그의 어진 동행이며, 애월바다의 잔술은 노을에 건네는 고백이다.

오승철(시인)

 

김종호 시집은 그리우면 몸을 뉘였다 오고, 외로우면 울다가 오는집과 같다. “먼 날의 집 한 채같은 그곳에서 생명을 빚진 자, 사랑에 눈먼 자인 시인이 산을 오르고, 바다로 자신을 찾아 떠난다. “닿을 수 없는 그리움” “죽어서 건너갈 수평선이 거기 있다. 시인의 안내로 독자들은 떨며 바람에 가물거리는 사랑과 사무치는 기원을 공유하면서, “풀잎처럼 안개 낀 길에서 눈 감은 채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듣는다.

강방영(시인·한라대 영문학 교수)

 

그대 앞에서라면/가슴의 모국어로” “사랑한다고백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가 나는 죄인이 되어/내 사랑은 거짓이 되어누구에게도 다시는 사랑을 말할 수 없다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방 가다가/가다가//죽어서 건너갈삶과 죽음의 경계 어딘가에 있다. 사랑을 말할 수 있음과 사랑을 말할 수 없음의 아스라한 지점에 백발 성성한 모습을 하고 해질녘의 붉은빛 눈물로 우두커니 서 있다. 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새벽빛에 고내오름을 오르는 그의 뒷모습을 본다. 어스름 저녁 그 내리막 어디쯤 잘 발효되고 숙성된 주막에 홀로 앉아 솔바람 소리 벗 삼아 오늘도 어제처럼 슬픔을 방목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김종호 시인이다.

김수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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