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시집
날개
130×215×9mm|152쪽|값 8,800원|979-11-308-1213-7 03810|2017.9.10
■ 도서 소개
김종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날개』가 <푸른시인선 10>으로 출간되었다. 제주의 푸른 바다에 반짝이는 물결과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시인에게서는 한 겹 한 겹 그리움과 슬픔으로 다시 살아난다.
■ 시인 소개
김종호
1939년에 제주도 애월에서 태어나 애월에서 살고 있으며, 2007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뻐꾸기 울고 있다』, 『설산에 올라』, 『순례자』, 『소실점』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엄마, 사랑해 나는 죄인이 되어 내 사랑은 거짓이 되어
별 2 / 강물의 노래 / 죽어서 사는 영혼의 몸짓 / 사막의 방랑자 / 새소리 5 / 누가 울고 있나 / 가을에 / 가을에 2 / 먼 산울림 우렁우렁 / 엄마, 사랑해! / 그림자 7 / 억새꽃
제2부 내 안에 날개 한 쌍 고이 접혀 있었다
수평선 3 / 그림자 2 / 그림자 3 / 하늘길 3 / 그림자 4 / 어떤 기록 / 이 겨울에 / 나무 2 / 광야의 소리 / 가을의 기도 / 날개 3 / 존재에 대하여
제3부 안개 낀 길에는 네 눈을 감으라고 새소릴까, 물소릴까, 바람 소리일까
매미 / 연자방아 / 하얀 종이 / 책장 / 시간과 나 / 문과 길과 숲 / 고등어 / 시계 소리 / 길을 찾다 /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 / 방귀가 고소할 즈음 / 십일월의 나무
제4부 슬픔은 아침 바다 그득히 눈부시게 반짝이는 윤슬
달맞이꽃 / 슬픔을 방목한다 / 흔들림에 대하여 / 그리움 / 떠날 때는 2 / 소년, 그리고 노인 / 빈집 7 / 별 / 진 올레 / 기적(汽笛)
제5부 하늘의 반을 가리고 선 느티나무 우뚝 선 진실은 아무 말이 없다
날개 1 / 바람이 분다 / 느티나무 / 거울 2 / 배가 고파 나를 먹다 / 숲에서 1 / 물고기의 슬픔 / 시간은 강물 위로 번쩍이고 / 개똥이 / 바람 2 / 나 그런 여자를 안다
제6부 하늘 무거운 날 허공이 쓸쓸을 쓸고 있네
가을 민들레 / 또 봄은 오고 / 노을 / 수선화 2 / 새벽 산길에 / 봄의 소리 / 가을엔 / 새소리 7 / 이 숲에 겨울이 오면 / 새소리 8 / 시월서정
발문:진혼의 한마당― 김석희
■ 작품 세계
통독하고 나서 먼저 느낀 바는, 선생은 ‘그리움의 시인’이라고 칭해도 좋을 만큼 ‘그리움’에 사로잡혀 있구나 하는 점입니다. 그리움의 정조는 다섯 권의 시집 곳곳에 넘쳐납니다. 때로는 시냇물처럼 행간에 스며들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처럼 몇 작품에 걸쳐 넘실대기도 합니다.
시인은 자고로 지상에서 저주받은 자들이라 했으니, 그렇다면 선생은 그리움에 저주받은 시인일 터. 무엇이 선생을 그토록 그리움에 목매게 했을까? 그 단초를 열어주는 구절은, 그러나 뜻밖에도 멀리 있거나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지 않습니다. 선생의 시를 읽어온 이라면, 아마 다른 것은 다 잊더라도 이 구절 하나만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까 싶군요. “고향에 살면서 고향이 그립다.”
그리움은 동경일 뿐만 아니라 허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선생에게 그 허기는 무엇일까? 감히 짐작하건대,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과 누나를 속절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소싯적의 무력감, 그것이 나중에 커서는 죄책감으로 번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그들에 대한 그리움의 끈을 놓지 못했을 테지요. 선생에게 시는 그 끈을 붙잡아두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니 이번에 그들을 불러낸 것은 초혼이고, 그렇다면 제5시집은 그리움을 불사른 진혼의 한마당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그 존재를 증명해주는 수고이니, 이보다 더 소중한 진혼곡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석희(소설가·번역가)의 발문 중에서
■ 시인의 말
멀리 걸어왔다.
험한 길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로 기적이므로
그의 섭리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다섯 번째
새 한 마리를 방생하려 한다.
새야
멀리 날아가라.
어느 산골 외로운 나무에 둥지를 틀고
울어라.
■ 추천의 글
순동 선생의 시는 고향에 살면서도 고향을 찾아나서는 구도자적 여정이다. 그의 보법은 사막의 떠돌이 풀 ‘덤블링플랜트’ 같다. 온몸을 공처럼 말아서 사막을 굴러다니다가 비가 오면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려 생명을 퍼뜨리는 경전인 것이다. 고내오름은 그의 어진 동행이며, 애월바다의 잔술은 노을에 건네는 고백이다.
―오승철(시인)
김종호 시집은 “그리우면 몸을 뉘였다 오고, 외로우면 울다가 오는” 집과 같다. “먼 날의 집 한 채” 같은 그곳에서 “생명을 빚진 자, 사랑에 눈먼 자”인 시인이 산을 오르고, 바다로 자신을 찾아 떠난다. “닿을 수 없는 그리움” “죽어서 건너갈 수평선”이 거기 있다. 시인의 안내로 독자들은 “떨며 바람에 가물거리는 사랑과 사무치는 기원”을 공유하면서, “풀잎처럼 안개 낀 길에서 눈 감은 채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듣는다.
―강방영(시인·한라대 영문학 교수)
“그대 앞에서라면/가슴의 모국어로” “사랑한다” 고백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가 “나는 죄인이 되어/내 사랑은 거짓이 되어” 누구에게도 다시는 사랑을 말할 수 없다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방 “가다가/가다가//죽어서 건너갈”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딘가에 있다. 사랑을 말할 수 있음과 사랑을 말할 수 없음의 아스라한 지점에 백발 성성한 모습을 하고 해질녘의 붉은빛 눈물로 우두커니 서 있다. 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새벽빛에 고내오름을 오르는 그의 뒷모습을 본다. 어스름 저녁 그 내리막 어디쯤 잘 발효되고 숙성된 주막에 홀로 앉아 솔바람 소리 벗 삼아 오늘도 어제처럼 슬픔을 방목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김종호 시인이다.
―김수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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