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웅순 시집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
130×215×7.5mm|104쪽|값 8,800원|979-11-308-1103-1 03810|2017.6.15
■ 도서 소개
신웅순 시인의 시집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가 <푸른시인선 9>로 출간되었다. 우리 고유의 시가 형식인 시조의 율격을 바탕으로 ‘사랑’을 노래한 50개의 아름다운 시편들이 ‘내 사랑은’이라는 연작시로 실려 있다.
■ 시인 소개
신웅순
1951년 충남 서천 출생. 1985년 시조, 1995년 평론 등단. 시조 관련 학술 논문 50여 편, 학술서 『한국시조창작원리론』 외 16권을 비롯, 교양서 『시조로 보는 우리 문화』 외 3권, 시조집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 외, 평론집, 동화집, 수상록 등 11권의 창작집이 있다. 시조시인·평론가·서예가. 현재 중부대 교수.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함박눈
내 사랑은·1 / 내 사랑은·2 / 내 사랑은·3 / 내 사랑은·4 / 내 사랑은·5 / 내 사랑은·6 / 내 사랑은·7 / 내 사랑은·8 / 내 사랑은·9 / 내 사랑은·10
제2부 등불
내 사랑은·11 / 내 사랑은·12 / 내 사랑은·13 / 내 사랑은·14 / 내 사랑은·15 / 내 사랑은·16 / 내 사랑은·17 / 내 사랑은·18 / 내 사랑은·19 / 내 사랑은·20
제3부 사색
내 사랑은·21 / 내 사랑은·22 / 내 사랑은·23 / 내 사랑은·24 / 내 사랑은·25 / 내 사랑은·26 / 내 사랑은·27 / 내 사랑은·28 / 내 사랑은·29 / 내 사랑은·30
제4부 빗방울
내 사랑은·31 / 내 사랑은·32 / 내 사랑은·33 / 내 사랑은·34 / 내 사랑은·35 / 내 사랑은·36 / 내 사랑은·37 / 내 사랑은·38 / 내 사랑은·39 / 내 사랑은·40
제5부 봄비
내 사랑은·41 / 내 사랑은·42 / 내 사랑은·43 / 내 사랑은·44 / 내 사랑은·45 / 내 사랑은·46 / 내 사랑은·47 / 내 사랑은·48 / 내 사랑은·49 / 내 사랑은·50
작품 해설:사랑의 숭고― 박은선
■ 작품 세계
신웅순의 시에서 ‘사랑’은 시적 주체가 길을 잃을 만큼인 어떤 돌연성에 의해 출현한다. 이것은 그의 자아를 고양시키고 교란시키는 원인이 되며, 숭고의 근거가 된다. 시에서 ‘사랑’의 숭고는 ‘바로 그 순간의 붙들림’으로서 존재한다. ‘파도’와 ‘망초꽃’이라는 이질적인 이미지를 제시, 격정과 아름다움을 지닌 외부의 힘이 시적 주체의 내면을 뒤흔들어 어지럽게 하기도 한다. 바지랑대에 걸린 ‘달’을 통해 사랑하는 이에게 가기를 열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랑’의 숭고는 ‘달빛’과 ‘가을볕’이며 이 ‘빛’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점점 커지는 사랑의 크기이다.
신웅순 시에서 ‘사랑’의 숭고는 인간의 기본 욕구 너머의 충족될 수 없는 어떤 ‘갈증’으로 나타난다. “아침 햇살 산마루에 흰 구름 서성대”고 있다는 진술 속에서, ‘사랑’은 고통스럽지만 고통스럽지 않다는 아이러니한 이중적 의식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시인의 시에서 숭고는 ‘동백꽃’과 ‘해당화’ 같은 꽃 이미지를 통해 구현된다. 시적 주체가 ‘연못’에 스스로 물을 채워 넣는 행위를 통해 그 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시 속 ‘연못’의 ‘철석거림’은 사랑을 향한 열광과 열정의 감정이며 성애적 욕구를 내재한 의식의 충동이자 충돌로 나타난다. 때문에 이러한 ‘사랑’은 고통과 쾌락 사이를 오가는 숭고에 연계된다.
신웅순의 시에서 ‘사랑’의 숭고는 수평선과 배(船)의 거리를 통해 형성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초연해진 시적 주체의 일정한 ‘거리두기’이다. 이것은 시적 주체가 ‘사랑’을 욕망하던 현실 세계가 아닌 자신을 관조해보는 세계에 가 있는 의식이기도 하다. 시에 제시된 ‘사랑’은 큰 고통을 주었지만 그것을 극복, 이성적·정신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칸트의 숭고에 연계된다. 시에서 ‘사랑’의 숭고는 ‘사랑’의 감정을 두고서 심리적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존재의 초월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편 시 「내 사랑은·34」의 서사 구조는 ‘사랑’의 발생, 발전과 완성의 모습이다. 사랑의 시작과 끝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암시한다. 이것은 모든 장애와 한계를 제거·초월하려는 감각이어서 숭고와 자연 합일의 의식과 결합한다.
신웅순 시조의 특징은 시의 형식으로 시조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조의 절제미와 균제미를 지향하면서 그 형식적 변주를 통해 현대성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형식의 추구를 통해 시인은 시조 최고의 미적 쾌감을 향유하고자 한다. 한편 시인의 시조에서 발견되는 것은 여러 상징적 기호를 통해 시의 다의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조라는 정형의 틀 안에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시에 담고자 하는 방법으로 인식된다.
신웅순 시에 나타난 또 다른 시의 특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있는 시의 언술이다. 시인은 ‘사랑’의 연작(聯作)을 통해 끊임없이 여인을 향한 사랑을 간구하지만 늘 일방적이다. 때문에 이 여인은 실재하는 여성이 아니라 시인에게 영감과 재능을 불어넣는 뮤즈(Muse)로 볼 수 있다. 시는 ‘사랑’의 숭고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 결핍에 대해 묻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는데 앞으로 더 다양한 연구의 모색이 필요하다 하겠다.
―박은선(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 중에서
■ 시인의 말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뜬 지지 않는 달이 있다. 나에게도 그런 애틋한 연인이 있었다.
강이 있어 꽃은 붉게 피고 산이 있어 꽃은 붉게 타는 것이다.
그리운 사람이 있어 꽃은 붉게 지는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 아닌가.
어딘가에 놓고 온 세월, 부치지 못한 엽서들이고 강가에 혼자 있을 것 같은 눈썹 젖은 사랑이다. 제일 외로운 곳에 놓여 있는 빈 잔이다.
정년이다.
긴 여정을 걸어왔다.
예까지 온 것만도 나에겐 커다란 행운이고 축복이다. 참으로 고맙고 고맙다.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가슴 한 켠이 흥건히도 젖는다.
그리운 사람이었고 서러운 사람이었다.
이 시집은 10년 전에 냈다.
절품이 되기도 했으나 독자들의 요구가 있어 다시 내게 되었다.
■ 추천의 글
석야 신웅순 시인의 작품세계는 한마디로 그 구조가 탄탄하다. 허술한 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깊이 사색하고, 언어를 갈고 닦아서 쓰신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언어의 함축성과 참신성이 뛰어나다.
- 원용우(시조시인,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의 시적 대상을 자신만이 펼쳐낼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하려 한다. 생의 단면을 다 보여주는 듯 시집의 어느 면을 펼쳐도 문면마다 나름의 시선으로 본 압축적 언어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하게 하는 것이다.
- 이덕주(문학평론가)
시조창인의 입장에서 보면 신웅순의 시조는 구성진 하나의 시조창보가 아니겠는가? 단아한 서정성이 그렇고, 정형의 미학이 그러하다. 갇혀 있다기보다는 깊고 그윽한 언어로 열려 있다. 겉으론 축약하고 축약하지만 내면엔 바람이 불고 강이 흐른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음률은 그리운 이를 생각게 한다.
- 이달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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