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행복하자]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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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인協·영남일보 선정 '이주의 詩人' |
베란다에 방치된 채
겨우내 얼었다가 녹았다가
뼛속까지 허공이 된 몸
담장아래 내다 묻었을 뿐인데
미처 읽어내지 못한 세상사처럼
곁가지만 만들며가는 어리석은 내 방식까지 품어
다시 싹 내리고 꽃피워
칠팔월 땡볕에도 탯줄 맨 끝자리에
잔병치레 잦던 나를 앉혀 다스려 낸 당신
-호박은 늙으면 속이라도 달지만
다 늙은 어미 속은 소태맛이라, 아무쓸모 없구나.
당신의 애끓는 노동가 뒤에서 나는 날마다 푸르렀습니다
그랬습니다
마땅하듯 차지한 달디 단 이 꽃자리가
당신 애간장 다 녹여낸 깊은 속이란 것,
무서리 맞고 담장에 걸려있는
마른호박 줄기 걷어내면서
텅, 쓰디쓴 당신 속 그 소태맛의 배후에
단맛으로만 길들여진, 여태 생 속인 내가 있는 줄
아직 알지 못합니다
박경조 시인=군위 출생. 2001년 ‘사람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밥 한 봉지’ ‘별자리’가 있다. ‘사람의 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남일보/2016.10.08/
출처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1008.010160808210001
최근에 소개드린 적 있는 푸른사상의 시선 시리즈 『별자리』에 있는 「호박」이라는 시가
영남일보에서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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