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쪽|값 8.800원|2016.2.5
도서 소개
이복자 시인의 신작 시집 『그가 내 시를 읽는다』가 푸른사상사에서 <푸른시인선 3>으로 출간되었다. 자신의 기원을 탐색하고 세계의 본성을 회복하려는 문학 고유의 낭만적 정신이 깃들어 있는, 또한 인간과 자연,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들이 실려 있다.
시인 소개
이복자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94년 한국아동문학연구회에서 동시로, 1997년 『시마을』에서 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별과 나 사이』 『배꼽에 다시 탯줄 세우고』 『몽땅 비거나 달라지거나 말거나』 등이, 동시집으로 『떡볶이 친구』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나는 항해 중』 등이, 노랫말 동요곡집으로 『팔분음표로 걸어요』가 있다. 남양주 동화중학교에서 36년간 국어교사로 재직했으며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국동시문학회 부회장, 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으로 있다. 한국교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대한민국동요대상, 한정동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창작상 등을 받았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4월의 어느 의자
봄바람 / 4월의 어느 의자 / 배비장 / 정선역 / 섬 같은 / 허공 / 어느 날 잠시 / 수종사 5층 석탑 / 뱀 / 커피 타임 / 쉼표를 닮아가는 / 양지마을 우리 집, 봄 / 미나리꽝 이야기
제2부 선유도의 야생화
그해 여름 / 천마산이 나를 / 시의 맥박, 물소리 / 이젠 마음 놓고 오세요 / 감자 / 몹쓸 불씨 될라 / 막걸리 / 낙조 마을 사랑법 1 / 낙조 마을 사랑법 2 / 시와 시인 / 선유도의 야생화(夜生畵) / 양지마을 우리 집, 여름 / 상추쌈, 그 후
제3부 그가 내 시를 읽는다
왕십리의 한 가을 철로 / 그래도 / 가을 길 / 가을비 / 그가 내 시를 읽는다 / 억새 / 달팽이의 꿈 / 유리벽 밖의 투명 인간 / 들국화 / 74년 종로 양지다방 이야기 / 2014년 9월 25일, JSA 헌병에게 / 국화차를 마시며 / 달맞이 연가(戀歌) / 툇마루 / 양지마을 우리 집, 가을
제4부 소리탑은 그림자가 없다
겨울 밤 / 겨울 바닷가 / 찌개 / 소리탑은 그림자가 없다 / 그림자야 / 그 섬의 새 전설 / 달, 그리고 나 / 홍어 / 헛간 / 눈(雪)처럼 / 양지마을 우리 집, 겨울 / 1월
제5부 행복한 병
터지고 또 터지고 / 부다페스트의 프러포즈 / 낙석 / 사막의 딱정벌레 / 대금굴 / 터미널 / 낙타 / 뒤뜰 / 나를 쫓는 그놈 / 갠지스의 극락왕생 / 백수의 낭만 / 모닥불 / 꽃 같은 소녀를 어쩌나 / 연어를 닮은 / 봤다, 그리고 / 엄마 사용료 / 행복한 병
작품 해설:낭만적 사랑에로의 회귀 ― 이성천
시인의 말 중에서
36년의 공직을 명퇴했다.
이렇게 큰 해방감이 다가올 줄 미처 몰랐다.
생각이 마음대로 쏘다닐 수 있고
마음이 제멋대로 바람날 수 있는 줄도 몰랐다.
자유인이다.
3년 동안 여행도 많이 다녀왔다.
한낮에 전철을 타는 것도 어설퍼 어리둥절했는데
제법 익숙해졌다.
나날이 자유인의 낭만이 성숙해져간다.
자유에 겨워 잠시 잊고 있다가
문득, 분신들을 꺼내 세상에 내놓고 싶어졌다.
꺼내 쓰다듬자니 이것들이 어떻게 내 속에서 나왔을까
속이 약간 쓰리다.
나를 버티게 해준 것들이 눈물겹도록 사랑스럽다.
쓰담쓰담 자꾸 손이 간다.
이것들을 세상에 내놓고 어찌 살펴야 하나
염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 뚝심은 있는 시들이니까.
시집 미리 읽기
전철에 오르는 순간
선글라스 위로 희끗희끗
머리카락이 곤두선 사람과 눈이 맞았다.
점점 배가 불러온다.
청량리에서 불쑥, 왕십리에서 불쑥
옥수역에서 진통이 온다.
예쁘고 토실한, 빨간 사과를 낳았다.
중앙선은 떠나고
3호선을 갈아타러 간다.
빨간 사과의 동생을 위하여
―「백수의 낭만」(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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