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70)
<130>경남문단에 최근 발표된 소설과 수필들(2)
최근 경남문단의 수확으로 김인배의 장편 <오동나무 꽃진 자리>(1915, 푸른사상사)를 들 수 있다. 김인배는 1948년 삼천포(현 사천)에서 태어나 1975년 계간 ‘문학과 지성’을 통해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하늘궁전>(1987), <문신>(1988), <후박나무 밑의 사랑>(1992), <비형랑의 낮과 밤>(2008) 등과 장편소설로 <바람의 끝자락을 보았는가>, <이승의 먼 바다> 등이 있으며 기타 저서로는 ‘일본 서기 고대어는 한국어’,‘고대로 흐르는 물길’, ‘전혀 다른 향가 및 만엽가’, ‘만엽가의 수수께끼(일본어판)’ ‘임나신론’, ‘신들의 이름’ 등이 있다. 진주교대와 동아대를 나와 창신대학 겸임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진주교대 대학원에 출강 중이다.
김인배는 중편 <물목>이 특히 토박이말 문장으로 화제가 된 바 있고 그 작품은 영화화되어 인기를 모운 바 있다. 저서에서도 드러나지만 10여년 전부터 문자와 역사 연구에 깊이 침잠하여 소설로는 좀 뜸한 바가 있었으나 이제 소설로 돌아와 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리 문단에는 작가로서 학자는 있지만 역사를 본질로 다루고 교양을 갖춘 학자로 자기 확립을 기한 사람은 드물다. 김인배 작가가 그 후자에 속한다.
김인배 작 <오동나무 꽃진 자리>는 한 문중의 요청을 받아 썼다. 처음에 중편 <진실의 늪>을 썼는데 아무래도 미진한 것 같아 장편으로 재구성하여 출간한 것이 이 작품이다. 우리나라 소설가들 중에는 한 문중의 요청으로 소설을 쓴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멀리는 이문열, 가까이는 김동민 등이 그 경우이다. 김인배는 2013년 김해지역을 세거지로 하는 청주 송씨의 청을 받았다. 그 청은 청주송씨의 중심 인물인 송빈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구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송빈은 한국사의 역사 인물이라기보다 김해 지역사의 한 인물이었다. 그는 임진왜란 초기 향촌의 선비인 다른 세 사람과 더불어 창의하여 김해읍성을 죽음으로 지키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송빈은 김해성 4충신 중에서도 앞자리에 오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해성에서 순절한 의병장 중의 의병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송빈이 주인공이되 좀 확대하여 송창- 송빈- 송정백- 송제성 4대에 걸친 이야기로 꾸몄다.
우리나라 의병운동은 왜란, 호란, 구한말에 걸쳐 세 차례 있었다. 김해성 4충신, 특히 송빈 공은 한국사 최초의 의병장이란 점을 문중인들은 특히 자랑으로 여겼다. 김인배는 “나는 역사소설이 잘 알려진 인물을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역사의 지층 속에 묻혀 있는 인물을 발굴하여 오늘의 삶에 유익하게 재해석되게 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이 소설이 김해지역의 미시사를 복원하는 문학적인 창조적 소산물인 동시에 이 지역의 자라나는 성장 세대에게 하나의 좋은 교육적 계몽의 자료로서 역사의 귀감이 되기를 바랍니다.”하고 집필의 의도를 밝혔다.
권말 해설을 붙인 이승하교수는 “지금 이땅에는 문학과 역사를 아우를 수 있는 작가가 흔치 않은데 김인배 작가는 팩션(사실과 픽션이 합해진 것)을 쓰는 아류 역사 소설가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그 위에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을 쓰는 정통파 역사 소설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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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20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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