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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부산일보] 김이삭, <바이킹 식당>

by 푸른사상 2016. 1. 27.
[열려라 동시] 반성문

 

눈 위를  
 
아이가 걸어갑니다
 
 
 
누가누가 
 
삐뚤삐뚤 가는지
 
바른 길 가는지 
 
 

하나님은 가끔 

눈 발자국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김이삭 · 동시집 바이킹 식당· 

푸른사상·2012 


인디언들은 사냥이나 이동을 할 때 말을 타고 달려가다 이따금씩 말에서 내려서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바라보곤 한참을 가만히 서 있는다고 한다. 너무 빨리 달려서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했을까 봐 돌아온 그 길을 보며 영혼을 기다리는 거라고 한다. '하나님은 흰 눈을 주시고, 가끔 눈 발자국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라는 시를 읽으며 인디언의 지혜가 떠오른다.

최근에 몰아닥친 한파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북극 주변에 갇혀 있던 차가운 공기덩어리인 '폴라 보텍스'가 아시아 지역과 북미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발생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이어졌다. 우리가 사는 환경에 자주 비상등이 켜지는 것은 우리는 그동안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빠름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그동안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편리함만 추구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때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리라. 

눈 위를 걸어가는 아이는, 우리 모두일 수 있다. 가끔은 되돌아보자. 내가 삐뚤삐뚤 가는지, 바른 길 가는지. 발자국을 살펴보면서 시의 제목처럼 반성문도 써 보자. 박선미·동시인

 

 

 

 

부산일보/2016.01.27/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127000042#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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