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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동시선

홍희숙 동시집, <웃는 얼굴 좋아서>

by 푸른사상 2014. 10. 29.





1. 도서소개


홍희숙 시인은 코스모스와 닮았다. 코스모스는 키가 크고 연약한 가을꽃이다. 그렇지만 바람에 꺾이거나 휘지 않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유연함으로 긴 목 위에 송이송이 꽃을 피운다. 시인과 코스모스에 대한 이러한 느낌은 이번 작품집 곳곳에서 식물성 이미지로 나타난다. 「송이, 라는 이름」과 같은 시를 보자.


작은 꽃잎들

하나하나 모여서

커다란 꽃이 되었다.

흩어지면

꽃송이라는

예쁜 이름 달 수 없다.


이러한 식물성 이미지는 식물과는 아무 관련 없는 「그림자」 같은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 박방희(시인)



**** 추천의 시


한 알의 과일 속에


사과를 깎는다.


자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벌레가 지나간 길

여러 군데 나 있다.


벌레는 과일 속에다

집 짓고 알 낳고

행복하게 살아갈 길

만들고 있었나 보다.


넓은 땅, 일구며

부지런히 일한 것 같다.


벌레 먹은 과일이 달다고

먹어보라 하지만

벌레에게


이 한 알의 과일은

우주이다.



2. 저자약력


홍희숙


1966년 경상북도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3년 월간 『아동문예』 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2013년 구미문학예술공모전 동화 부문에 은상, 제11회 동서문학상 동시 부문에 입상했다. 느티나무 독서회에서 독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3. 도서목차


제1부  한 알의 과일 속에


작은 눈으로

약속

괜찮다

한 알의 과일 속에

비 오는 날

파리가 싹싹

고민하다가

깊숙한 속

꼬집는 신발

주전자

밥상 위에 핀 꽃

가방 속


제2부  네모와 동그라미


네모와 동그라미

할머니 집

마음 옷

좋은 일 나쁜 일

옷걸이

차이

다리

벌초

봄이 보글보글

독서

초록 모자

장미가 먼저

줄기는 길이다


제3부  송이, 라는 이름


잠자리

송이, 라는 이름

가지는 뿌리와 닮았다

가을 나무

곰보 재떨이

그림자

멍! 멍!

하늘 꽃밭

할머니의 그림

장바구니

가을 마당

소리 나무

웅크리고 있다가


제4부  대추 빨간 엉덩이


웃는 얼굴 좋아서

보초 서는 선풍기

일등학원

대추 빨간 엉덩이

호박씨 하나가

화가는

나비 요리사

유모차

그늘 하나 샀다

껍질 속에서

불꽃 축제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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