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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간도서

[푸른생각] 송기한 산문집, <역사는 기억한다>

by 푸른사상 2025. 4. 1.

 

분류-- 문학(산문)

 

역사는 기억한다

 

송기한 지음|푸른산문선 3|140×205×13mm|208쪽

18,000원|ISBN 979-11-92149-53-0 03810 | 2025.3.30

 

 

■ 도서 소개

 

더 나은 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유와 단상

 

문학평론가인 송기한 교수의 『역사는 기억한다』가 푸른생각의 푸른산문선 3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아직 견고하게 남아 있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직시하며, 좀 더 나은 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유와 단상을 이 산문집에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 저자 소개

 

송기한

문학평론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 현대시의 근대성 비판』 『1960년대 시인 연구』 『서정주 연구』 『한국시의 근대성과 반근대성』 『문학비평의 경계』 『비평과 인식』 『현대시의 정신과 미학』 『서정의 유토피아』(1, 2), 『현대문학의 정신사』 『소월 연구』 『치유의 시학』 『한국 근대 리얼리즘 시인 연구』 『서정시학의 원리』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내 안의 그 아이』가 있다. 대전대 우수학술연구상, 시와시학 평론상, 대전시 문화상 학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 BERKELEY)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대전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부 교수로 있다.

 

 

■ 목차

 

 작가의 말

 

1부 쓴소리, 단소리

신정(新正) 단상 / 국민학교 입학식의 추억 / 오백 원의 가치 / 책 향기와 서권기 / 나눔으로서의 추석 / 인간의 배신 / 쓴소리, 단소리 그리고 질투하는 소리 / 문화재가 된 육사와 동주의 친필 원고

 

2부 백마강의 꿈

역사는 기억한다 / <꿈꾸는 백마강>과 충청대망론 / 세뇌된 영웅들 / 포스트모던 시대의 정치 / 건국절, 그 불편한 진실 / 한국, 하나의 나라 / 푸른 뱀의 해를 맞아

 

3부 중용과 비판

교육 책임자의 과제 / 암기는 나쁜 교육인가 / 중용과 비판적 시선 / 나이 타령 /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하여 / 욕망이 좀먹는 사회

 

4부 문화의 빈곤

문인들의 아픔이 서린 시나가와 / <불멸의 이순신>에서 배우는 생존의 지혜 / 「진달래꽃」과 아름다운 이별 / 윤리의 잣대와 문학의 빈곤 / 야만의 사회와 노벨문학상 / 첫사랑을 노래하던 시인의 분노 / 비운의 민족주의자 설정식 / 근대시의 아버지 정지용은 어디로 갔나 / 중세의 종말과 근대의 시작을 알린 『돈키호테』

 

5부 역사와 미래

한국어와 문화 생활 /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 봄날의 강의실에서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폐교를 둘러보며 / 미국이란 나라에서 / 이방인으로 만난 다카키 선생님 / 시대를 역행하는 대전의 시외 교통 / 대전 찬가

 

 닫는 시

 

 

■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은 2021년 이후 『중도일보』의 ‘풍경소리’란에 쓴 것을 모은 것이다. 이 신문의 장에는 글쓴이에게 요구하는 무슨 특별한 주제랄까 소재는 없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모두가 공감하는, 아니 가지고 있을 법한 경험들을 회고 차원에서 쓴 것이 많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사회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이를 찬성하거나 혹은 비판하는 글들을 많이 쓰게 되었다. 사회적인 것이나 정치적인 것들에 대해 글을 쓰게 되면, 글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고 있는 이상 이를 계속 외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중략)

나는 우리 사회에 견고하게 남아 있는 이런 비문명적 사건들을 또한 비판적으로 응시하려고 했다. 비판과 감시가 있어야 개선이나 발전 또한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계속 발전해야 하고 우리들 역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계몽인이 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의 중심으로도 우뚝 서야 한다. 그 숭고한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이름하에 하나의 단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의 역사, 분열의 역사를 넘어 선진 사회로 편입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시사적인 글 이외에도 문학적인 글도 있다. 아카데믹한 무대에서는 할 수 없는 성격의 글을 대중적으로 풀어서 써보았다. 이런 시도야말로 문학이 대중의 삶, 일상성과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긍정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리뷰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경험들과 일상적인 소재들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 산문집이다. 아프고 슬픈 역사, 그리고 약자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저자는, 우리 사회에 아직 견고하게 남아 있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직시하며 그에 대한 단상을 펼쳐낸다. 힘없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그들의 삶과 세계를 공감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전 세계를 마비시켰던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며, 저자는 유년 시절 기쁨과 희망의 장이 되어주었던 국민학교 입학식을 회상한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아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힘든 시절이었지만 낭만은 가득했던 지난 세월이 더욱 소중하게 기억된다. 자가용이 드물던 때 귀성 열차표를 마련하기 위해 역사 주변에서 노숙하고, 끼니 때우기 어려운 시절 이웃과 음식을 나누었던 추석 풍경을 회고하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인간을 타락시켰으며, 인간사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갈등보다는 평화를, 분열보다는 통합을, 복수보다는 용서를 위해 살다 간 이 시대 사람들을 역사 영웅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할수록 그 사회가 부드럽고 따뜻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문화 또한 융성하게 꽃필 수 있다. 우리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좀 더 나은 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유와 단상을 여기 솔직하게 밝힌다.

 

 

■ 책 속으로

 

이는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추석이 든 계절은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모든 것이 풍성한 것이 사실이다.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전에 우리 모두는 가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가 살던 고향의 어떤 백석꾼은 자신이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나누려고 애쓰곤 했다. 그가 이때 나누어준 성긴 보리쌀로나마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눈물겹게 고마웠던 그의 행위가 아직도 가슴 깊이 새겨 있는 것은 그 따듯한 마음씨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주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눔으로서의 추석」, 35~36쪽)

 

우리가 먹는 음식은 한식이다. 한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찬을 갖고 있다. 이런 반찬들은 우리의 입에서, 혹은 상대방의 입에서 하나로 모아져 조화로운 맛을 낸다. 그러니 한식은 이름으로나 내용으로나 ‘하나의 음식’, ‘조화의 음식’이라는 의미가 된다. 분열의 시대로는 우리들의 미래, 유토피아가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 하나의 나라(한국)에서 하나되는 음식(한식)을 알고 먹으며 분열과 상처를 넘어 ‘하나의 조국’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

(「한국, 하나의 나라」, 78쪽)

 

우리는 아름다운 이별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일찍이 100년 전에 소월은 「진달래꽃」을 통해서 그러한 이별의 모습을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 바 있다. 자신이 겪은 쓰라린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화자는 진달래꽃을 통해서 아름답게 승화시키고자 했다. 이제 떠나가는 사람 뒤에 돌이 아니라 선홍빛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성숙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불타오르듯 피어나는 진달래꽃이 산천을 뒤덮듯이 우리의 마음속에 혹시나 남겨져 있을 미움 또한 소월이 했던 것처럼 그렇게 덮을 일이다.

(「「진달래꽃」과 아름다운 이별」,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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