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푸른사상 2025 봄호(통권 51호)
153×224×14mm|216쪽|14,000원|ISSN 2092-8416 | 2025.3.10.
■ 도서 소개
‘노벨문학상 한강’을 특집으로 한 『푸른사상』 2025년 봄호(통권 51호)가 간행되었다. 사회적 불의와 억압이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탐색하며 문학적 영토를 다져온 한강의 소설 작품론을 집중적으로 모았다. 김효숙 문학평론가는 『검은 사슴』을, 이동순 문학평론가는 『소년이 온다』를, 이명원 문학평론가는 『희랍어 시간』을, 이은란 문학평론가는 『흰』을, 이덕화 문학평론가는 『채식주의자』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나머지 소설 작품론은 『푸른사상』 여름호에 게재된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며 한국 문단은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호 창작란은 강성남, 백무산, 사윤수, 이수하, 이윤, 장서영, 최규리, 하종오 시인 등의 신작 시, 최봄 동시인의 신작 동시, 이승은 시인의 신작 시조가 지면을 꾸몄다. 김준태 시인의 「시 70년 오디세이」가 28회를 맞이했고,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를 천유철 평론가가 맡았다. 김남주 시인의 후배이자 동지인 김정길 선생님과 맹문재 교수와의 대담인 「김남주 읽기 대담 (5)」도 마련되었다. 『함성』 및 『고발』지 사건, 남민전 사건 등을 증언하며 누구보다 혁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혁명가로서의 김남주 시인을 주목한다.
■ 목차
특집 | 노벨문학상 한강 : 소설 작품론
김효숙_ 존재 사건과 이야기의 유전자―『검은 사슴』
이동순_ 인간의 숭고, 파괴한/파괴된 존엄―『소년이 온다』
이명원_ 어둠과 침묵 속의 이데아―『희랍어 시간』
이은란_ 백색 알레고리의 건축술―『흰』
이덕화_ 들뢰즈 철학으로 읽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신작 시
강성남_ 라식 2
백무산_ 후회
사윤수_ 부처는 이모의 장례를 치르고
이수하_ 거미 엄마
이윤_ 북국 여자
장서영_ 입 큰 하마 노래연습장
최규리_ 달콤한 수괴
하종오_ 노인은 이렇게 보았다
신작 동시
최봄_ 낚시 금지 구역
신작 시조
이승은_ 꽃놀이
기획 연재
김준태_ 시 70년 오디세이(28)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초고봉 ‘프리드리히 실러’
천유철_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5) 언어와 존재의 경계를 넘어서
김남주 읽기(5)
대담 김정길·맹문재_ 김남주는 가장 순수한 열정을 가진 혁명가였다
■ 책 속으로
한강의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에서 두드러지는 전환기의 의식은, 기원과 본질에 대한 의심을 바탕으로 사회적 인간-되기의 문제를 형상화한 점이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1980년대를 조건으로 1990년대의 리얼리티를 구현한 점은, 지난 연대의 경향을 회의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는 방법적 고민에서 엿볼 수 있다. (김효숙, 11~12쪽)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에 가한 구조적인 폭력이 사회적 불의와 억압이 개인의 삶에 어떤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실하게 정리하여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이 사회적 억압과 부조리에 직면하는 과정은 상징적 폭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동순, 41쪽)
『희랍어 시간』 역시 ‘폭력’에 대한 한강의 작가적 사유가 ‘언어’라는 소재를 매개로 전개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강에게 세계의 폭력성은 반드시 어떤 구체적인 ‘사건성’을 계기로 이해되거나 설명된다기보다는 인간 존재가 처해 있는 부조리한 ‘선험적’ 조건 그 자체로 제시된다. (이명원, 50쪽)
‘더럽혀지지 않는 흰 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이야말로 우리를 ‘우리’라는 말로 묶어내어 함께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믿음 속에서 흰색은 텅 빈 침묵과 공허의 색에서 벗어나 산 자들이 고통과 슬픔과 죽음을, 모든 과거를 불러내는 장소가 된다. 흰색은 시간의 흐름이 결코 소멸시킬 수 없는 부재의 흔적으로 가득 찬, 그리하여 부재 속에서 존재를 지속시키는 색이 된다.
(이은란, 73~74쪽)
이 작품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가족과의 절단, 무의식을 나타내는 ‘명치끝의 아픔’, 살코기의 연약성, 깊은 자신과의 결합을 드러내는 원초적 본능, 식물–되기, 기관 없는 신체 등의 들뢰즈/가타리 철학 개념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주체를 분석할 것이다. (이덕화, 76쪽)
따라서 실러와 괴테의 문학과 철학의 만남은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특징지으며 앞으로 독일문학이 갈 길을 제시한다. 노익장 괴테에게는 『파우스트』에 매달리게 하고 젊은 혈기로 가득 찬 실러에게는 『발렌슈타인 삼부작』을 쓰게 만든다. 결국 이 두 작가는 ‘독일고전주의’가 꽃을 피우는 이론적 배경과 작가적 세계관을 구축한다. (김준태, 「시 70년 오디세이」, 138쪽)
문정희의 시에서 사랑은 언어로 온전히 전달될 수 없는 진실을 품고 있으며, 그 속에 숨겨진 감정들은 언어의 경계를 넘어선다. 나아가 그녀는 사랑이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미지의 무엇임을 고백한다. 그것은 사랑이 불완전함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고 강렬한 생명력을 발산하며, 불완전하기에 오히려 완전한 의미를 부여받는 ‘모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천유철,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 167쪽)
김정길 : 김남주 선배는 내가 본 어떤 분보다도 혁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분이었어요. 그렇게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싸운 사람은 못 봤어요. 남민전을 통해 김남주 선배는 범이 숲을 만났다고 볼 수 있어요. 그 속에서 자유를 얻었어요. 감옥에서 사상적·실천적·육체적 모든 자유를 얻었어요. 나는 선배가 행복한 시대를 살고 갔다고 생각해요. 한 인간이 오래 산다고 해봐야 100년인데, 역사에서 혁명의 시대라는 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아요. 그와 같은 시대를 만나서 살고 갔다고 하면 그건 행복이에요. 혁명에 대한 고귀하고 순수한 열정을 다 펼쳤다고 생각해요.
(「김남주 읽기 대담」,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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