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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간도서

[푸른생각] 이화형, <융합으로 읽는 한국의 의식주 인문학>

by 푸른사상 2025. 3. 24.

 

분류-- 인문, 한국문화, 한국 전통문화

 

융합으로 읽는 한국의 의식주 인문학

 

이화형 지음|152×215×14mm|264쪽

25,000원|ISBN 979-11-92149-52-3 03380 | 2025.3.18

 

 

■ 도서 소개

 

한국 의식주 문화에서 드러나는 융합

 

이화형 교수(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의 『융합으로 읽는 한국의 의식주 인문학』이 푸른생각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한복, 한식, 한옥에 스며 있는 미학과 철학을 인문적 접근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의식주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인간, 자연, 사물의 융합 관계를 통해서 한국인의 진정한 인본주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 저자 소개

 

이화형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교수와 중앙도서관장으로 재직하였고, 연구년 중에는 중국의 중앙민족대학 초빙교수로 중국에 한국문화를 전하기도 했으며, 고황명예교수를 거쳐 현재는 경희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시조학회와 우리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화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6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최근에는 한국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대중화, 세계화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 프롤로그

 

제1부 한복

 

1 공유와 격조

소통의 지향

예의의 표출

 

2 자연과 생명

자연과의 조응

생명에 대한 경외

 

3 실용과 심미

편리하고 안전한 차림새

색과 선과 형태의 조화

 

제2부 한식

 

1 한솥밥과 밥상머리 예절

정을 나누는 공동체 사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의

 

2 자연식과 건강식

자연을 담은 음식

보약으로 여긴 음식

 

3 국물과 숟가락

중요하게 인식된 국물

필수적으로 쓰인 숟가락

 

제3부 한옥

 

1 화합과 교류

건물 안팎에서 화합

담장 안팎에서 교류

 

2 순응과 공존

자연에 순응하는 가옥

자연과 공존하는 마당과 정원

 

3 개방과 소통

가옥끼리의 개방

방·마루·온돌·부엌 간의 소통

 

 에필로그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한국문화를 간결하게 정리하여 국내외의 학생은 물론 대중에 다가가는 작업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이 왔다. 인본주의적 한국문화의 실체를 말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에 대한 확고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첫 순서로 동양적 사고이자 한국 정신의 핵심 요소인 ‘융합’으로 한국인의 의식주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개방과 소통을 중시하는 한국문화는 한마디로 융합의 산물이다. 융합의 과정에는 서로를 구분했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이 수반된다고 한다. 융합은 무엇보다 동양 철학의 기본 틀인 ‘음양’의 조화에서부터 ‘유교와 도교’의 상호 관계 등에서 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되 자기의 소신을 버리지 않는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덕목으로, 학문적으로는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혼미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뜻의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라는 경구로도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이러한 한국문화의 요체가 되는 ‘융합’은 인본사상을 드러내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21세기 우리는 공공연히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잘사는 우리들로서 한국인의 문화적 자존감을 드러낼 만한데도 불구하고 의식주에 관한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마땅한 책 한 권이 없다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 전 마당의 원리, 음식의 맛과 간, 속옷의 기능성 등 과학자의 시각으로 한국인의 전통 의식주 문화를 읽어낸 책이 세상에 나와 다행이다. 이제라도 ‘인문학적’ 관점에서 한국의 전통적 ‘의식주’ 문화를 세상에 전할 책이 필요하다. 의복, 음식, 주거 등 각각의 깊이 있는 논의는 많았으나 세 가지를 통합하는 의식주 문화, 특히 인문학적 눈으로 보는 전통 의식주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오늘날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융합’의 방법론으로 한국인의 의식주가 지닌 ‘인본사상’적 특질을 밝히는 책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본다. 특히 의·식·주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세 가지, 즉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물과 사물의 관계 설정에 의한 융합론이 이 책의 핵심구조가 될 것이다.

 

 

■ 출판사 리뷰

 

한국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대중화, 세계화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화형 교수는 전통 한복, 한식, 한옥에 스며 있는 미학과 철학을 인문적 접근방식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이 책은 국가마다 각각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듯이, 그 나라 사람들의 ‘의식주’부터 살피는 것이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의식주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인간, 자연, 사물의 융합 관계를 통해서 한국인의 진정한 인본주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저자는 한국문화를, 균형적 사고로서 전체를 아우르고자 하는 ‘융합’으로 정리했다. 특히 우리 의식주 문화에 관한 인본사상적 가치는 ‘융합’의 방식에 의해 구현되었다고 보았다. 우리 전통 복식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데, 한국과 같이 복식 자체에서 활동성과 심미성이 절묘하게 조화되는, 사물 간의 융합 현상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며 특히 한국의 복식문화처럼, 옷을 공유하고자 하며 예절의 표현으로 여기는 ‘인간과 인간’의 융합이 뚜렷한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또한 음식 문화에서도 민족적 특질을 잘 보여준다. 한식문화에는 채식과 발효는 물론 음식을 보약처럼 여기는 인간과 자연의 융합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 정을 나누고자 하는 반면 식탐하는 것을 경계하고 식사 예절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인간과 인간’의 융합이 강렬하게 부각된다. 한편 서양 건축은 건물 자체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중시한다면 한옥은 그 집에 살거나 관계를 맺는 있는 인간에게 관심을 집중하는바, 한국 주거문화의 인본주의적 특징을 사람과 자연과 주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융합’으로 살필 수 있다.

과욕은 경계하되 실용적 가치를 배제하지 않으려는 고상한 정신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한국의 의식주 문화에 깃든 격조는 융합의 덕이라 할 것이다. 인본주의적 한국문화의 실체를 논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에 대한 확고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융합’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의식주 문제를 다루었다. 이 책은 전통적으로 유지되어온 고유한 한국문화를 간결하게 정리함으로써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한다.

 

 

■ 책 속으로

 

한복을 잘 갖추어 입은 단정한 모습은 그 사람의 언행을 더욱 늠름하고 도타워 보이게 한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태를 연상시키는 전통 한복은 고요한 가운데 생명력을, 겸허한 가운데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에 빨리 적응하기도 하지만 우리들에겐 전통적인 것을 지키려는 의식이 뿌리 박혀 있다. 조선을 지켜온 가장 큰 힘은 공자의 인(仁)을 실천하는 유교 정신에 있다고 보며, 이 정신은 개인의 이익을 넘어 공의를 중시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서양의 자유주의에서 강조하는 개체주의적 인간관과 달리, 인간을 그가 속한 사회문화적 공간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유기체적 존재로 파악하였다. (23쪽)

 

한국의 음식문화는 조선 후기 소반이 남녀유별·장유유서 등의 유교적 이념의 상징이 될 만큼 역사적으로 독상 차림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여럿이 식사를 할 경우 자기 접시의 음식만을 거두는 서양의 방식과 달리 맛과 함께 정(情)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찌개 같은 경우 우리는 각각 자신의 입에 들어갔던 서로의 숟가락을 냄비나 뚝배기 같은 그릇 하나에 한꺼번에 넣고 휘저으면서 먹는다. 한 그릇의 국물 맛마저 공유하고자 하는 태세다. 명분을 중시하여 독상을 원칙으로 하던 때를 제외하고 한국인은 혼자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과 공동체적 유대감을 강하게 느끼고자 했다. “숨어서 음식을 먹으면 감기 든다”고 하는 금기어도 있다. ‘두레반’(두레상), ‘두레밥’이 시사하듯 공유하는 음식문화를 지닌 우리가 의례적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밥 한번 먹자”고 하는 데도 ‘정을 나누자’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101쪽)

 

요컨대 실내냐 실외냐의 구분이 한옥에서는 뚜렷하지 않다. 한옥은 사람 사이의 화합과 교류가 활발할 수 있도록 조장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만큼 한옥이 벽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개방적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한옥에서는 물질로서의 집이 중심이 되지 않고 집 안팎을 오가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것이다. 심지어 인간의 겸손과 배려의 정신을 감안하여 출입문의 높이를 몸을 낮춰 지나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던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실내를 완전히 독립적 공간으로 바깥과 갈라놓고 사람 사이를 막아놓는 서양 건축과는 다르다. 놀랍게도 현대인들은 가장 폐쇄적인 집을 가장 안전한 집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집의 완성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라고 한다. 폐쇄적인 공간이 문을 여는 순간 세상의 중심이 되는 것이 한옥이요, 나와 자연과 건물이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 한옥이다.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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