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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간도서

우영원 청소년시집,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

by 푸른사상 2024. 3. 15.

 

분류--문학()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

 

우영원 지음|청소년시집 7|128×210×9mm|144쪽|15,000원

ISBN 979-11-308-2138-2 43810 | 2024.3.20

 

 

■ 시집 소개

 

성장통을 겪은 청소년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의 시

 

우영원 시인의 청소년시집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가 푸른사상의 <청소년시집 7>로 출간되었습니다. 경찰관이기도 한 시인은 취업 준비 과정과 경찰관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감과 위로의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을 향한 따스한 사랑과 관심이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시인 소개

 

우영원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했으며, 졸업한 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현재 파출소에 근무합니다. 2023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경찰관의 시선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자석 같은 힘으로

자석 같은 힘으로 / 어느 날 1 / 둥둥 / 놓고 간다 / 아침 풍경 / 후두두 / 꽃잎 / 공부방해죄 / 변화 / 꿈은 안 다쳤잖아 / 놓고만 가지 말고 / 마음만은 한가롭게 / 내가 어디를 가든지 / 그러는 중 / 가슴 설레다 / 하던 대로

 

제2부 아름다운 포옹

가슴 쭉 펴고 / 언제라도 한 가닥 희망은 있어 /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 / 아름다운 포옹 / 엽떡의 힘 / 요약 노트 / 빨간 지붕 집 파파 할머니 / 너와 나의 / 플래카드 / 소용없는 말씨름 / 아침 햇살 / 안개 1 / 감자 바구니 속 / 쌓여 간다 / 초록 섬에서

 

제3부 그깟 게 다 뭐길래

관건은 / 추석 전야 / 형배 플랜 / 다짐 / 지팡이 / 출근 / 미래의 경찰관 / 요령 / 마지막 카드 / 선잠의 문을 잠그다 / 푸른 나무 / 진짜 괜찮은 걸까? / 한 발짝만 / 오늘 / 그깟 게 다 뭐길래

 

제4부 꼴리는 대로

연노란 / 수평선 쪽으로 / 어느 날 2 / 그런 학교면 좋겠다 / 노랑노랑 / 화답의 딜레마 / 이럴 때 난 / 꼴리는 대로 / 그랬으면 좋겠다 / 안개 2 / 곶감 / 그득 / 저릿저릿 / 자꾸 웃음이 나 / 새로 난 길

 

▪창작 후기

 

 

■ 시인의 말

 

멋지지는 않아도 뻔하지 않은 시를 쓰고 싶었다.

뻔하지 않은 시, 그건 어떤 시일까?

익숙하지 않은 시일 거라는 생각을 문득 했다.

익숙하지 않은 시, 그건 낯선 시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내용 면에서는 어느 정도 낯선 시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경찰관과 청소년을 매치시킨 시는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형식 면에서는 어떨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시를 좀 더 쓰고 나면 그때는 알게 될까?

아니 쓰게 될까?

그럴 거라 믿는다.

좀 더 낯선 시, 좀 더 따뜻한 시, 좀 더 자유로운 시를 쓰고 싶다.

내 언어가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쓴 시를 고대해 본다.

내가 쓴 시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연해졌으면 좋겠다.

 

 

■ 추천의 글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는 작품 전체가 일관되게 경찰관이 되기까지 인내의 과정과 경찰관 생활을 통해 얻은 새로운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한 청소년시집이다. 그 작품들을 읽는 내내 의식적이든 무의적이든 시적 화자와 시인이 동일인으로 믿어질 정도로 자기 정체성이 뚜렷이 엿보였고 생생한 현장성을 느끼게 했다. 한 편 한 편 실제 체험이 없으면 쓸 수 없을 시적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청소년들이 정체성의 위기나 그 획득을 향해 모색하는 시기라고 한다면 화자가 성장해가는 과정과 이웃과의 관계성을 체험적으로 드러낸 이 청소년시가 갖는 시적 의미는 그만큼 크다.

― 대산창작기금 심사평 중에서

 

 

■ ‘창작 후기’ 중에서

  

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이토록 가슴 설레는 시를 아주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다. 아마 초등학교 다니던 때부터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동시를 쓴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쓴 동시가 발탁되어 일산호수공원에 전시되었다. 그때부터 시는 나를 설레게 했다. 가슴 한쪽에 시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았다. 그 갈망은 시를 읽게 했고, 또 끄적거리게 했다. 끄적거림, 그것이 씨앗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주 서툴고 보잘것없는 씨앗. 어떨 땐 짧은 메모로, 어떨 땐 기나긴 일기로 써 내려가던 그저 끄적거림이 시나브로 자라나 열매를 맺었다. 열매 맺기까지 지난한 여정이었지만, 벅차게 즐겁고 행복했다. 짧은 메모에 살을 붙이면서, 쓸데없이 긴 일기를 가지 치면서, 또 보고 들은 시 창작법에서 익힌 대로 이미지를 되치면서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팠다. 청소년의 방황과 고민을 날것 그대로 쓰면서 저릿저릿했다. 내가 느낀 이 저릿한 아픔이 청소년과 나, 우리의 성장통이기를 소망한다.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는 경찰관이 되고자 공부하던 취준생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취준생 시절은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고교 수험생 시절과 맞닿아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 이를테면 붙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이번에 꼭 붙어야 하는데 하는 초조감,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데서 오는 우울감 등등.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희망에 흠집을 내고, 자신감에 상처를 주기 일쑤다. 그렇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목표가 쭈그러지려는 마음에 날개를 달아 주고, 주변인들의 떠들썩하지 않은 그저 가만한 사랑이 멈추고 싶은 걸음을 다시 걷게 한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 시집 속으로

 

자석 같은 힘으로

 

시험까지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한 번쯤 멈췄다 가도 좋으련만

시간은 들판의 무소 떼처럼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콧구멍 위에 단단한 뿔 하나쯤 키워야 할 것 같은

들판 한가운데서 이리 받히고 저리 받히는 사향노루처럼

나는 연애를 멈췄습니다 톡을 멈췄습니다 집 가는 걸 멈췄습니다

 

연애는 아름답고 톡은 재미있고 집은 푸근한데

이 모든 걸 멈추니 성난 무소가 된 기분입니다

어디로든 내달리고 싶고 어디든 들이받고 싶지만

 

우리 꼭 꿈을 이루자, 그 애의 마지막 응원이

굶지 말고 밥 잘 챙겨 먹어, 엄마의 걱정이

힘들면 언제든 내려와, 동네 사람들 위로가

나를 조용히 끌어 앉힙니다

 

 

진짜 괜찮은 걸까?

 

언니 내 꿈은 뭘까?

난 내 진짜 꿈이 뭔지 모르겠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내 진짜 꿈이 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어느 날 갑자기 수레바퀴 아래 떨어져 있으면 어쩌지?

경쟁의 수레바퀴는 누구든

수레에 올라타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이

큰 소리를 내며 끝없이 굴러가고 있어

우린 수레에 아슬아슬하게 올라앉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가고 있는 거 같아

어떤 애들은 수레에서 뛰어내려

며칠 전에 옆 반 은주가 자퇴했어

자기 갈 길 찾아갈 거래

어떤 애들은 수레에서 떨어져

수레바퀴 아래에서 방황하고 있어

이번 생은 망했대

수레를 타고 앉아

바퀴가 굴러가는 대로 다들 똑같은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망하지 않은 걸까?

진짜 괜찮은 걸까?

 

고딩이 이번에는 내 방으로 가출하지 않고

대신 장문의 문자를 남겼다

뭐라고 답문을 써야 할지 생각 중인데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빛은 참 찬란하기도 하다

 

 

그런 학교면 좋겠다

 

고딩이 밥을 먹고 나서 곧바로 약을 먹는다

무슨 약이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 한다

고딩 모르게 약국 봉투에 적힌 약

이름 하나하나 검색해 봤다

한마디로 우울증 약이다

고딩한테 캐물었더니

먹은 지 좀 됐다고 한다

 

수레바퀴 아래서 방황하게 될까 봐 불안해

불안해서 잠도 못 자겠고

집중도 안 되고

이런 내가 싫어서 자꾸만 슬퍼져

아무 때나 눈물이 나서

 

약을 먹었다고 한다

술 권하는 사회라더니

우울증약 권하는 학교던가

 

그런 학교 말고

신나게 놀고

신나게 탐구하고

신나게 인생을 알아가는

그런 학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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