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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간행도서

박일환, <문학과 영화로 만나는 아프가니스탄>

by 푸른사상 2023. 10. 23.

 

분류-- 교양, 사회학

 

문학과 영화로 만나는 아프가니스탄

 

박일환 지음|푸른사상 교양총서 19|145×210×16mm|264쪽

24,000원|ISBN 979-11-308-2093-4 03910 | 2023.10.22

 

 

■ 도서 소개

 

고난의 땅 아프가니스탄에 가까이 다가가는 첫걸음

 

박일환 작가의 『문학과 영화로 만나는 아프가니스탄』이 푸른사상사의 <교양총서 19>로 출간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날로 격화되는 전쟁과 갈등의 역사적 배경과 그 전개 과정을 문학작품과 영화를 통해 만난다. 복잡다단한 현대사의 흐름 속에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겪는 고난과 고통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 저자 소개

 

박일환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을 받아 등단했으며, 시집 『지는 싸움』 『등 뒤의 시간』 『귀를 접다』와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 청소년시집 『만렙을 찍을 때까지』 등을 냈다. 시 창작에 머물지 않고 『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문학 시간에 영화 보기』(1, 2) 같은 책을 쓰는 한편 우리말과 국어사전에 대한 탐구심을 바탕으로 『국어사전에서 캐낸 술 이야기』 『맹랑한 국어사전 탐방기』 『국어사전이 품지 못한 말들』 『국어사전 독립선언』 같은 책을 출간했다. 문학이 사회와 역사, 특히 그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르포집 『빼앗긴 노동, 빼앗길 수 없는 희망』 『돈보다 생명을 향해 달려온 사람들』을 집필했으며, 그런 인식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살펴보도록 이끌었다.

 

 

■ 목차

 

■ 책머리에

 

1 간략한 아프가니스탄 현대사

 

2 소련 점령기를 다룬 작품들

전쟁이 개인에게 끼치는 고통 ― 『아연 소년들』

명분 없는 전쟁터에서 희생되는 젊은이들 ― <제9중대>

 

3 억압받는 자들의 목소리 ― 아티크 라히미의 소설

생명의 대지에 재만 쌓여가네 ― 『흙과 재』

종교와 독재, 두 겹의 미로에 갇히다 ― 『꿈과 공포의 미로』

지상의 모든 불행한 자들을 위한 돌 ― 『인내의 돌』

 

4 희망의 빛을 밝히는 이야기꾼 ―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죄의식,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 ― 『연을 쫓는 아이』

희생과 구원, 희망의 서사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운명과 사랑, 그리고 아프간 현대사 ― 『그리고 산이 울렸다』

 

5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루미의 시

 

6 아프가니스탄에서 영화의 의미 ― 세디그 바르막의 영화

탈레반의 억압 통치에 대한 고발 ― <천상의 소녀>

여성이기에 위험한 배우 마리나 골바하리

 

7 영화라는 거울을 인간에게 비추다 ― 마흐말바프 부녀의 영화

마흐말바프와 아프가니스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시간 ― <칸다하르>

책으로 읽는 마흐말바프 ― 『칸다하르』

학교에 가기 위한 소녀의 분투―<학교 가는 길>

 

8 남장을 한 소녀

이야기는 마음속에 남는다 ―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운명을 개척해가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 『브레드위너』

 

9 아버지를 고발한 여인 ― <침묵하는 여성들을 위하여>

 

10 아프가니스탄의 특별한 여성들

매매혼을 고발한 래퍼 소니타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든 여자들 ― 『내 생에 가장 자유로운 90분』

두 개의 아프가니스탄 ― 『파그만의 정원』

국회부의장을 지낸 여성 정치인 ― 『파지아 쿠피』

다른 여성 정치인들

기억해야 할 아프간의 여성들

 

11 아프가니스탄을 다룬 외국 영화들

흥미만 앞세운 오락영화 ― <람보 3>

자국 중심적인 영웅 만들기 ― <아웃포스트>

아프가니스탄 관습법 파슈툰왈리의 의미 ― <론 서바이버>

반복되는 복수는 비극으로 치닫고 ― <하이에나 로드>

지뢰밭만큼 혼란한 아프가니스탄 상황 ― <칸다하르 브레이크>

할리우드 코미디로 소비되는 전쟁 ―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미군의 전쟁범죄 고발과 한계 ― <더 킬 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반군 지원 ― <찰리 윌슨의 전쟁>

자살 테러와 스포츠 ― <토르바즈>

전쟁이 젊은이들을 중독으로 몰아간다 ― <아르마딜로>

아프간 여성이 정치적 망명자로 인정받기까지 ― <세인트 주디>

내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 ― <나의 집은 어디인가>

 

■ 참고한 자료

 

 

■ 책머리에 중에서

 

맨 앞에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를 간략하게 정리해서 실었다. 일단 현대사의 흐름을 알아야 지금 이 순간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겪는 비극이 언제 어디서부터 비롯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책에서 다룬 문학작품과 영화들은 비평적인 차원의 접근보다는 내용 소개를 충실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내가 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세한 소개를 통해 독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현실과 그들의 고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건조한 역사서보다 영화와 문학작품이 오히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겪어야 했고, 힘겹게 헤쳐온 비극적인 삶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가 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를 궁금하게 여기며 알려고 애써야 할까? 그건 아프가니스탄이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수백만 명이 죽고, 그보다 훨씬 많은 난민이 발생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인간의 존엄이 가장 위협받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인류애까지 거론하지는 않더라도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 그게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 당장 그들을 구원하거나 도와줄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을 내올 수는 없더라도 수천 킬로 수만 킬로 떨어진 먼 나라에서도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들을 간직하고 나누려는 노력들이 작지만 소중한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일과 통한다고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 땅에 하루빨리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위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답게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반드시 그런 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출판사 리뷰

 

미군이 탈레반을 몰아내고 주둔한 지 2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는 발표를 한 뒤 얼마 후에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했다(2021년). 나라를 지켜야 할 대통령은 탈출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분쟁, 경제 위기, 인권 유린 등 인도적 위기가 심각하다.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을 다룬 문학과 영화를 통해 민족적, 문화적 특징들을 살펴보며, 이 땅에 얽힌 고난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아프가니스탄은 수십 년간 이어진 지난 전쟁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난민이 발생했으며,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고 있다. 저자는 이 땅에 하루빨리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굴곡진 현대사와 민족의 비극을 한국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부터 시작된 서방과 이슬람 사이의 오랜 갈등과 전쟁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뒤, 이 책은 1979년 친소 공산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침공하여 수도 카불을 점령한 소련과의 전쟁을 다룬 스베틀라나의 르포 『아연 소년들』, 1989년 아프가니스탄 3234 자르단 고지전의 실화를 다룬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의 영화 <제9중대>를 소개한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소설가인 아티크 라히미와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세디그 바르막 감독과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가족들이 제작한 영화 등, 전쟁과 독재정권으로 인해 고통받는 민중들의 모습과 전쟁터에서 희생되는 젊은이들, 이슬람 사회 가부장 체제의 모순과 여성 인권 문제, 종교 집단의 폭력 등 아프가니스탄 사회에 얽힌 다양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연대하고 공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오랜 전쟁과 부족 간 갈등에 휩싸여 있던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아프간이라는 국가에 제대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신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힘겹게 헤쳐온 그들의 역사는, 갈등이 심화되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 책 속으로

 

소설의 마무리 대목을 읽으며 제목이 ‘흙과 재’라는 사실을 아프게 곱씹는다. 흙, 다시 말해 대지는 생명의 근원이자 모든 인류의 어머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그런 흙 위에 재만 쌓여간다. 아프가니스탄의 대지가 언젠가는 새로운 꽃들을 피워 올리고 새들이 찾아드는 곳으로 변할 수 있을까? 다스타기르가 잿빛 흙을 입안에 넣는 건 그런 소망을 표출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 동안 막막한 슬픔과 늙은 할아버지의 흐느낌이 줄곧 따라 나왔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1990년대 초반에 상영된 국내 영화의 제목인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가 생각났다. 잘라도 잘라도 잘려 나가지 않을 슬픔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47~48쪽)

 

미군에 의해 축출됐던 탈레반이 귀환해서 두 번째로 카불을 점령한 직후 앞으로는 과거의 탈레반 정권이 행했던 통치 방식과는 다를 것이며, 여성의 권리도 인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웠고, 실제로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을 금지시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억압이 있으면 반드시 저항이 따르는 법. 여러 보도에 의하면 아프가니스탄의 서부 지역에 위치한 헤라트시에서 2021년 9월 2일 최초로 여성들의 시위가 있었다. 그 직후에 수도인 카불에서도 여성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시위대 중에는 몸과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를 벗고 선글라스를 낀 여성들도 있었으며, 각자 손팻말을 들었다. 그들이 내세운 건 여성에게도 자유를 달라는 것이었다. (113쪽)

 

파지아의 자서전 『파지아 쿠피:폭력의 역사를 뚫고 스스로 태양이 된 여인』(2012)은 2010년까지만 다루고 있다. 이후의 삶은 어땠을까? 2019년에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평화협상이 시작됐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인정하지 않던 탈레반이 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때 파지아도 협상단에 포함되어 모스크바와 카타르의 도하 등에서 이루어진 세 차례의 회담에 참여했다. 파지아는 자신이 여성이므로 탈레반 측도 대표단에 여성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으나 탈레반 측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다. 파지아는 협상장에서 평화가 이루어진 이후에 여성의 권리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탈레반은 여성이 교육받고 직업을 가질 권리를 인정하겠다고 하면서도 그런 행위들이 이슬람 율법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에 미국이 철수를 결정했고, 곧바로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했다.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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