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한밭레츠의 경험에서 길을 찾다
자본주의 대안운동으로서의 지역화폐운동,
그리고 그 속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여성의 일”
요즘 우리 사회 한편에서는 대안에 대한 바람이 강하게 일고 있다. 마을과 지역 단위로 대안적 공동체운동-마을도서관, 의료생협, 협동조합, 노동 공동체, 대안교육, 지역화폐 등-이 다양하게 실험, 모색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위기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물결 속에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평소 자본주의 시장을 넘어선 새로운 방식의 일과 삶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지역화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존 시장방식의 돈이 아닌 새로운 교환과 실천 그리고 지역운동이라는 관심사의 접점에서 지역화폐와 만나게 된 것이다.
지역화폐 연구의 기초적인 토대를 다지며 현장 방문과정에서 단연 관심을 끈 공동체는 바로 대전의 한밭레츠였다. 저자는 2008년 8월 한밭레츠 활동을 참여관찰하고, 이후 지속적인 참여관찰과 면접의 과정 속에 이 책을 구성하였다.
한밭레츠, 그리고 여성
가부장제와 공모되어 있는 자본주의 시장은 여성의 일과 영역이 남성과 다르다고 세뇌시키며, 여성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지탱해왔다. 갈수록 드러나 보이는 직접적인 성별분리와 차별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교묘한 방식으로 분리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가부장제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견고한 성별분업은 사람들의 몸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그것이 차별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안운동의 현장인 지역화폐에서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대안운동인 지역화폐가 여성활동가인 저자의 관심을 끈 것은, 한밭레츠 창립 당시 여성주의를 내세우지 않았지만 실천과정 속에서 시장에 의해 저평가되어온 여성의 일과 노동이 가치화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듯 지역화폐운동은 여성주의 가치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더구나 활동과정에서 여성이 참여자 다수를 차지하게 되며, 현장에서 만나는 여성들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었다.
세상에 한밭레츠를 소개하다
이 책에서는 대안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긍정적인 힘과 성별분업 및 성별성이 어떻게 작동하며, 상호 연관이 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여성주의와 지역화폐운동 나아가 대안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여성주의적 대안을 상상하며, 모색하고자 했다.
하여 2008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화폐의 중요한 매개체인 거래의 계정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했다. 한밭레츠 회원으로서 활동하며, 일상의 관계 맺음 속에 참여자들의 활동내용과 거래상황을 들여다보고,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천 경험을 촘촘하게 살펴보고자 했다. 그래서 자료 분석과 참여관찰 및 심층면접 등 방법론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한편 계층, 연령, 장애유무 등 한밭레츠 참여자들의 다양한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인용 분석된 한밭레츠의 자료와 통계치들은 상당 부분 2008년과 2009년에 집중돼 있어 큰 흐름에서는 비슷하지만 최근의 변화를 포함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공동체는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순환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 책의 결과물은 보는 그 시점에 따라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속에 이 책을 내놓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저자는 “한밭레츠의 활동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설명한다.
1998년 IMF 이후 30여 곳 이상이던 국내 지역화폐 공동체가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현재까지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한밭레츠이다. 거래와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밭레츠를 거점으로 ‘민들레의료생협’, ‘꽃피는학교’, ‘원도심레츠’ 등 여러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해가고 있다. 한밭레츠는 그들의 표현처럼 “망하지 않고”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 지역화폐와 대안운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지역화폐와 대안운동이 지속가능하려면 공동체와 구성원들이 가진 조건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대전을 근거지로 하는 한밭레츠의 활동 과정을 참고함으로써 각자가 속해있는 혹은 만들고자 하는 공동체와의 닮음과 차이는 무엇인지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소개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의 활동가이며 생태여성공동체 꽃과밥의 동인, 한밭레츠의 회원이다.
소수자의 인권과 대안노동이 주요 관심분야이다.
장애여성, 빈곤여성 등과 함께 쓸 수 있는 지역화폐를 상상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자 한다.
목차
책을 펴내며 익숙한 것과의 결별
제1부 지역화폐, 여성주의와 만날 수 있을까
제1장 | 시장 너머에 대한 여성주의적 상상
제2장 | 지역화폐를 바라보는 시각
1. 지역화폐 논의지형과 여성주의 분석
2. 지역화폐의 대안성
제3장 | 지역의 실천 현장을 찾아서
1. 현장을 알아가는 과정
2. 레츠에서 만난 사람들
제2부 한밭레츠의 역사와 특성
제4장 | 한밭레츠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1. 국내 지역화폐운동의 배경
2. 한밭레츠의 확장과정
제5장 | 한밭레츠의 참여자와 거래의 성별특성
1. 참여자의 성별 차이
2. 거래의 현황과 성별 차이
제3부 지역화폐의 가치와 탈자본주의 시장
제6장 | 지역화폐 교환 거래의 가치화과정
1. 일상의 관계로 경험되는 지역화폐
2. 교환 거래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
제7장 | 탈자본주의 시장의 가능성
1. 시장으로부터 배제 분리된 일/노동의 가치화
2. 보살핌의 가시화
3. 호혜시장과 여성노동의 재평가
4. 화폐 성별성의 해체 가능성
제4부 공동체와 여성주의적 해석
제8장 | 공동체 속의 여성들
1. ‘관계적 주체’가 되어가는 여성
2. 여성들의 리더십
3. 연결망을 통한 공동체의 확장
제9장 | 성별에 따른 공동체 활동
1. 남성들의 활동 경향
2.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
3. 성별분업 해체 가능성의 조건들
제5부 ‘망하지 않은’ 한밭레츠의 실험
제10장 |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여성과 남성
제11장 | 한밭레츠의 현재와 미래
참고문헌
부록 한밭레츠 거래 비교(2002, 2008)
나가며 함께 나눈 한밭레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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