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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간행도서

노원 추리소설,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

by 푸른사상 2022. 11. 2.

분류--문학(소설)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

 

노원 지음|푸른사상 소설선 40|146×210×17mm|448쪽

19,000원|ISBN 979-11-308-1967-9 03810 | 2022.11.7

 

 

■ 도서 소개

 

미스터리 마니아의 토요일 밤을 설치게 할

본격 추리문학의 귀환!

 

노원 작가의 추리소설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가 <푸른사상 소설선 40>으로 출간되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범인, 휘몰아치는 반전, 강렬한 몰입도를 자랑하는 본격 추리소설이다. 날카로운 직감을 지닌 종로경찰서의 강력계 형사 최선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사건과 일곱 개 비밀의 관문이 독자들의 앞에 놓여 있다.

 

 

■ 작가 소개

 

노원

본명 주진균. 1931년 두만강이 가까운 두메산골인 함경남도 풍산에서 태어나 1943년 서울로 이주하여 이듬해 보성중학교에 입학했다. 연세대학교 영문과 재학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1031고지전을 비롯해 주로 중동부 전선의 전투에 참여했다. 1979년 미국의 반 다인처럼 추리 마니아에서 추리 작가로 변신하여, 1988년 제4회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악마의 일력』 『야간 법정』 『3호청사』 『바람의 여신』 『사미라에게 장미를』 등이 있다.

 

 

■ 목차

 

▪작가의 말

 

솔로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

사라의 선택

빨간 망토의 여자

오리엔탈호텔의 살인

사막의 장미

블랙버드 추락하다

 

추리 에세이 : 이런 추리 작법도 있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그동안 펴낸 30여 편의 에피소드와 『계간 미스터리』에 실린 최신작에서 일곱 편을 엄선해서 여러분의 지혜에 도전하려 합니다.

누가 범인일까요?

그리고 그는 혹은 그녀는 어떻게 완전범죄를 달성하려 했을까요?

퍼즐이 상실된 추리소설을 상상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내 딴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도 같은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마련하려 애썼습니다. 추리소설의 영원한 숙제라 할 밀실(密室)의 살인을 위한 환상적인 무대도 준비했습니다. 단지 ‘나의 우상’이라는 이유로 존 레논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현대사회의 병적인 인물도 등장시켰고요. 그러니 이들과 대결해야 할 명탐정도 등장해야겠지요.

오늘날의 미스터리 세계는 여전사의 시대인가 봅니다. 올리비아 벤슨과 올리비아 더넘! 두 사람은 한 시절 여형사에 여수사관의 아이콘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어벤저스 시리즈의 여전사,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은 또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그렇죠?

1997년 7월에 처음으로 등장한 종로경찰서 소속의 강력계 여형사 최선실! 한없이 초라합니다. 강원도 정선 골짝에서 자랐고 뚜렷한 스펙 하나 내세울 게 없습니다. 게다가 성질은 까탈스럽고, 제 분수도 모르고요.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도 알 수가 없고요. 어쩌다가 운세가 좋아 강력계 여형사가 되어 서울에 왔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온갖 풍상(風霜)입니다. 바람이 불거나 서리가 내리거나 언제나 아스팔트 길을 홀로 서성이는 솔로입니다.

그나저나 여러분도 아시죠? 1881년에 탄생한 셜록 홈즈 시리즈가 21세기의 오늘날 BBC에서 새로운 드라마로 화려하게 리턴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아마도 폭력만이 난무하는 스릴러에 식상한 사람들이 지적 게임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증표일 것입니다. 옛날에 좋았던 시절의 순수 추리문학으로의 회귀!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 출판사 리뷰

 

정통 추리소설 작가 노원의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가 출간되었다. 강렬한 몰입도를 자랑하는 서스펜스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범인, 정교한 트릭을 간파하며 휘몰아치는 반전까지. 날카로운 직감을 지닌 종로경찰서의 강력계 형사 최선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열한 추격전! 불가사의한 사건을 맞닥뜨릴 때마다 기민한 오감을 발휘하는 강력계 여형사 최선실의 좌충우돌 대활약은 추리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나이는 스물일곱, 직업은 경찰관. 타고난 운으로 지명수배범을 검거하여 경장으로 특진한 최선실 형사는 서울 종로경찰서의 강력1팀으로 발령받자마자 미제사건을 맡게 된다. 럭셔리한 생활을 즐기는 신경외과 의사 정하준, 그의 부유한 아내가 남편이 즐겨 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빨간 넥타이로 교살된 채 발견된다. 남편 정하준이 범인으로 의심받지만 그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고, 살인 동기도, 기회도 없다. 동료 형사들의 견제 속에서 타임 리미트 48시간 내에 그의 범죄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강력계 여형사 최선실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거침없이 뛰어든다.

한편, 최선실의 발령을 축하하기 위한 환영회 명목으로 강력1팀은 한 나이트클럽에 들어가 헤비메탈 밴드의 공연을 즐기던 중 기상천외한 사건과 맞닥뜨린다. 관중의 환호와 열정적인 무대를 뚫고 날아온 화살이 보컬의 심장을 꿰뚫은 것이다. 수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한국의 세바스찬’, 알리바이가 입증되지 않은 일곱 명의 용의자.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우리 앞에 놓인 일곱 개의 비밀의 관문 앞, 머리 좋은 작가와 명민한 독자들 사이에서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 작품 속으로

 

“좋아. 정하준의 손목에 수갑 채우는 사람에겐 내가 특진을 보장하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현상금에다가 특진마저 보장한다는 얘기야. 자네들에게 일주일의 여유를 주지. 한번 꽁무니 빠지게 뛰어보라고.”

말하자면 일주일 이내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하준을 옭아 넣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타임 리미트가 설정된 사건이다.

“무얼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식은 죽 먹기인데.”

내가 나섰다. 나는 바야흐로 내가 오늘의 무대에 나설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했다고 생각했다.

“뭐라?”

“제가 검거하죠. 사흘만 말미를 주신다면. 아니 길어봐야 4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무엇 때문에 데드라인을 일주일씩이나.”

일순 모두의 얼굴에 실어증에라도 걸린 것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반년 가까이 죽을 쑤고 있었는데, 엊그제 구례에서 올라온 어벙한 촌 것이 48시간을 들먹였으니 말문도 막힐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제가 정하준의 손목에 수갑 채우죠. 물론 교수대에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증거자료와 함께요. 서시 저리 가라 할 미모의 아내를 목 조른 모진 사연도 밝히겠습니다.”

(「솔로」, 15쪽)

 

여느 사람들처럼 ‘나의 세바스찬!’ 하고 나도 소리 지르고 싶었으나 참았다. 아마도 세바스찬 바흐처럼 불후의 록 발라드를 많이 남길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흥분도 환호도 오래가지 못했다. 조수빈이 노래하다가 갑자기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심장마비라도 일으킨 사람처럼 가슴팍을 부여안고 비틀거리더니 나무토막 쓰러지듯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마이크 감전에 의한 쇼크! 나는 일순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어둠 속에서 화살이 난데없이 날아와 조수빈의 심장에 꽂혔다는 느낌이 보다 강했다. 그것은 한순간 전광석화처럼 나의 뇌리를 스친 상념이었다.

운명의 화살!

누군가가 조수빈의 운명을 겨냥해서 활시위를 당긴 것이다. 모두가 잠시 영원히 허물어질 것 같지 않은 정적 속에 휩싸였다.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 62쪽)

 

신지혜가 도어를 밀치며 부속실을 벗어나려 걸음을 옮기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총성이 울린 것은. 총성은 어둠을 가르고 고요를 허물며 울려 퍼졌다. 그것은 오마르 하산의 방에서 울려오는 총소리였다. 누구 할 것 없이 그 소리를 들었을 것이었다. 백지영도, 박찬우도 소라야 안사리도, 그리고 그녀의 경호원들도. 신지혜도 들었을 것이었다. 신지혜가 걸음을 옮기려다 말고 멈칫했다.

누군가가 마침내 오마르 하산의 운명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한순간 나의 뇌리를 스친 상념이었다.

설마 하는 생각도 나의 뇌리를 스쳤다. 오마르 하산을 총격으로 암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살이라면 또 몰라도. 그런데 총성이 울리지 않았는가!

모두가 믿을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기만 했다. 잠시 음침한 침묵이 방 안에 감돌았다.

“아뿔싸! 이건 아냐!”

그 침묵을 맨 처음 허문 사람은 바로 소라야였다. 그녀한테서 상처 입은 짐승과도 같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 울부짖음이. 소라야는 잠시 멈칫했으나 다음 순간 누구보다도 재빨리 오마르 하산의 침실을 향해 도약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경호원들도.

(「사막의 장미」, 330~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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