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평론, 문학비평
현대시의 가족애
맹문재 지음|푸른사상 평론선 38|153×224×16mm|320쪽
25,000원|ISBN 979-11-308-1964-8 93800 | 2022.11.5
■ 도서 소개
사회적 존재로서 진정한 화합으로 나아가는 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맹문재 교수(안양대학교 국문학과)의 『현대시의 가족애』가 <푸른사상 평론선 38>로 출간되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하면서 가족 공동체가 붕괴해가는 오늘날, 저자는 시인들이 문학으로써 추구하는 가족애의 본질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바람직한 사회의 문화와 인간 가치를 가족 사랑을 통해 모색하는 것이다.
■ 저자 소개
맹문재
시론 및 비평집으로 『한국 민중시 문학사』 『패스카드 시대의 휴머니즘 시』 『지식인 시의 대상애』 『현대시의 성숙과 지향』 『시학의 변주』 『만인보의 시학』 『여성시의 대문자』 『여성성의 시론』 『시와 정치』, 번역서 블리스 페리(Bliss Perry)의 『시론』(공역) 등이 있다. 고려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 졸업. 현재 안양대 국문학과 교수이자 일우중앙도서관장이다.
■ 목차
▪책머리에
제1부
경물(景物)의 시학―유진택 시집, 『염소와 꽃잎』
인학(仁學)의 서정시―이흔복 시집, 『내 생에 아름다운 봄날』
고요의 시학―박노식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관계의 시학―권진희 시집, 『죽은 물푸레나무에 대한 기억』
긍정의 시학―김종상 시집, 『고갯길의 신화』
제2부
‘당신’의 시학―이인호 시집, 『불가능을 검색한다』
시간의 얼굴―김승종 시집, 『푸른 피 새는 심장』
지천명의 필사(筆寫)―최부식 시집, 『봄비가 무겁다』
비유의 시학―서상규 시집, 『철새의 일인칭』
기억의 시학―김재혁 시집, 『아버지의 도장』
장소애의 시학― 최동호의 시 세계
제3부
현대시에 나타난 가족관계
가족이라는 이름―이삼현 시집, 『봄꿈』
가족애의 시학―허윤설 시집, 『마지막 버스에서』
가족의 시학―윤중목 시집, 『밥격』
모성의 시학―정진남 시집, 『성규의 집』
대상애와 가족애의 화음―박금아 수필집, 『무화과가 익는 밤』
제4부
난쟁이의 달나라―조미희 시집,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
사회학적 상상력―황주경 시집, 『장생포에서』
함몰될 수 없는 이름, 광부― 성희직, 정연수 시인
남민전의 계승―박석준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베트남 문화의 전도사―박경자 시집, 『프엉꽃이 데려온 여름』
▪발표지 목록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가족을 제재로 한 평론집을 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한국 사회의 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조차 힘든 충격적인 사건이 연일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듯이 우리 사회의 가족은 위협받고 있다. 혼인한 부부의 가치가 사회의 규범으로 정착된 핵가족 제도조차 유지되기 힘든 것이다.
가족이 파괴되고 해체되는 이유로는 개인적인 도덕의 타락을 들 수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도 무시할 수 없다. 취업이 힘들고 해고가 느는 등 노동 시장이 불안하고 저임금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확대됨에 따라 원만한 가족관계를 이루기가 힘든 것이다. 따라서 가족애를 발휘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과 윤리의 마련이 필요하다.
한 부모 가구 및 1인 가구의 증가, 독거노인의 증가, 미혼율과 이혼율 증가…… 이와 같은 가족 상황에서 시인들이 추구하는 가족애는 의미가 크다. 가족 사랑이야말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끌어안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이 평론집에서 필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 출판사 리뷰
사회 체계의 하나인 가족은, 개인이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고 발달하는 데 주요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오늘날, 전통사회의 규범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는 여러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핵가족 제도조차 유지되기 힘든 실정이다. 한 부모 가족 및 1인 가구, 독거노인의 증가, 미혼율과 이혼율이 확대하는 등 가족과 사회 공동체가 와해되어 가고 있는 요즘, 시인들이 문학으로써 추구하는 가족애는 의미가 크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맹문재 교수는 그동안 발표한 평론 중에서 가족을 제재로 쓴 글들을 한 권으로 모아 『현대시의 가족애』로 묶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시와 수필에 나타난 가족애의 가치를 자세하고 면밀하게 살펴보며, 우리 사회가 진정한 화합으로 가는 길을 모색한다.
1부에는 경물을 바라보며 가족과 연인은 물론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유진택 시집 『염소와 꽃잎』을 시작으로, 이흔복 시인의 시 세계를 이루는 토대이자 궁극적으로 시인이 추구하는 인생관인 인학(仁學)을 다룬 『내 생에 아름다운 봄날』, 그 외에도 박노식, 권진희, 김종상 등의 시 세계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이인호, 김승종, 최부식, 서상규, 김재혁, 최동호 등의 작품을 탐구하였으며, 3부에서는 이삼현, 허윤설, 윤중목, 정진남의 시와 박금아의 수필에 나타난 가족애의 시학을 소개하고 있다. 4부에서는 광부시인 성희직, 정연수 시인의 작품에 나타난 노동문학의 가치를 비롯해, 베트남의 음식, 가족, 혼례 등을 노래한 박경자 시인, 그 외 조미희, 황주경, 박석준 시인의 시 세계를 살펴본다.
■ 책 속으로
자본주의가 심화되는 오늘의 상황에서 경물을 통한 사랑의 변주는 큰 의미를 갖는다. 자본가는 자기 자본의 확장과 권력 유지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노동자는 거대한 자본에 맞서는 노동조합에 결탁되어 결국 자립심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분업화되고 기계화되고 자동화된 노동 과정에서 노동자는 공장의 소모품으로 전락되어 개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상품으로 취급받는 노동자는 자신으로부터도, 사람들로부터도, 그리고 자연으로부터도 소외되고 있다. 의식주를 해결하고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있지만 자아의 상실로 말미암아 피상적인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경물을 통해 가족애와 이성애와 사회애를 추구하는 시인의 세계인식은 주목된다. 사랑의 본질을 회복하고 사랑의 의의를 인식하고 사랑의 가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22~23쪽)
가족 공동체가 사라지고 사회 공동체 또한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가족관계를 이루려는 노력을 사회 통합을 이루는 행동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가 분열되거나 갈등하는 정도가 낮고 불평등이 심하지 않으면 사회의 규범과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사회 구성원들 간에도 신뢰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사회 조직이 매우 복잡하고 불평등한 면이 내재되어 있어 구성원들 간의 합의와 신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선거의 참여, 사회단체의 참여, 봉사활동의 참여, 기부활동의 참여 등 사회 통합 활동에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바람직한 가족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효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적인 윤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를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64쪽)
“성규”에 대한 마음은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목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자기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개인이나 기업의 도태는 당연하게 여기고 불평등한 결과를 인정한다. 해고자와 실업자가 넘치고,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자살이 늘고 있는 것이 그 여실한 모습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위의 작품에서 보여준 모성은 매우 중요하다. 모성은 바람직한 가족관계와 사회관계를 이루는 토대가 된다. 따라서 임신, 출산, 육아, 교육의 문제를 여성의 몫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남성도 함께해야 한다. 평등한 관계로 함께 실천하는 모성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적인 개인주의를 지양하고 공동체적인 인간 가치를 이룰 수 있는 길이다.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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