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여성학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
이화형 지음|지식에세이 8|128×188×13mm|240쪽
16,500원|979-11-308-1958-7 03300 | 2022.10.12
■ 도서 소개
구습에 맞서 시대를 앞서간 열정적 선각자, 신여성
한국 근대여성의 문화를 다룬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이 푸른사상 <지식에세이 8>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개화기 이후 가부장적 질서와 사회적 모순에 맞서 새로운 풍경의 근대를 열어간 신여성들을 소환한다. 이는 전통여성과 기생을 거쳐 한국 여성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의 소산이다.
■ 저자 소개
이화형
경희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를 지내고, 현재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고황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을 넘어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연구를 해왔으며 『한국문화의 힘, 휴머니즘』을 포함하여 50여 권의 저서가 있다. 특히 『여성, 역사 속의 주체적인 삶』 등의 저서를 출간하는 등 전통여성부터 현대여성에 이르기까지의 여성사를 통합적 시각으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목차
책을 내면서
프롤로그
제1부 근대적 여성교육에 앞장서다
1. 여학교를 세워나가다
2. 교육목표를 정하다
3. 교육현장이 혼란스럽다
제2부 자유와 사랑을 구가하다
4. 몸의 노출을 갈망하다
5. 자유로이 연애하고 결혼하다
6. 이혼도 하고 불륜도 저지르다
제3부 사회 발전의 초석이 되다
7. 전문직에 취업하기 시작하다
8. 서비스직 및 생산직에 진출하다
9. 여권운동과 민족투쟁을 하다
10.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에필로그
■ 출판사 리뷰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에서 저자 이화형 교수는 새로운 풍경의 근대를 열어간 신여성들의 발자취를 찾아간다. 개화기 이후 신식 교육을 받고 근대적 지식과 가치관을 갖춘 새로운 여성들이 출현했는데, 이들을 ‘신여성’이라고 한다. 기존의 신여성 연구에서 구여성, 즉 전통여성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 신여성만을 부각했다는 점을 지적한 이화형 교수는, ‘주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 여성사의 흐름 속에서의 신여성의 삶을 고찰하고자 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가부장적 질서와 인습에 도전한 신여성들의 자취는 한국 근대사와 여성운동사에서 중요한 주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교육의 가치를 깨달은 신여성들은 여학교 설립에 앞장섰으며, 여성교육의 목표를 지향하며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신여성들은 새로운 패션과 문화를 선도하며 개성과 자아를 표현했으며, 자유연애와 자유결혼을 지향하였고, 남녀평등과 여성 해방의 문제 등을 사회적으로 제기하며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추구하였다. 아울러 신여성들은 전문직 취업으로 경제적 자립을 꾀했고, 식민 통치 시대에는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열정과 욕망을 분출했던 신여성들의 무절제한 생활과 허영에 주목하여 세인들은 강력한 비난을 퍼붓기도 하였다. 사회 변화와 식민 지배가 심화됨에 따라 끊임없이 분열과 소외의 중심에 서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근대적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신여성들의 선각자적 면모는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신여성 이전의 자유로운 존재였던 ‘기생’이나 내적 주체의 삶을 산 ‘전통여성’과의 비교를 통해 근대여성을 분석하고 한국 여성 전반의 삶과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바람직한 미래의 여성상을 제시하는 데 일조하길 기대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한국 여성에 관한 지식을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려는 의도로 ‘지식에세이’라는 이름의 총서(9권) 출간을 기획하였다. 그래서 2017년 1차로 ‘전통여성’에 관하여 『주체적 삶, 전통여성』, 『융합적 인재, 신사임당』, 『강직한 지식인, 인수대비』 등 3권의 저서를 간행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2차로 ‘기생’에 대하여 『꽃이라 부르지 마라』, 『황진이, 풍류와 지성으로 살다』, 『이매창, 순수 서정으로 빛나다』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제 3차로 ‘신여성’에 관하여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 1권은 총론이고, 앞으로 간행될 2권과 3권은 신여성을 대표하는 나혜석과 김일엽에 대한 것이다.(중략)
신여성들은 몸의 노출과 연관된 패션을 통해 자아를 표현했다. 자유로이 사랑하고 결혼했으며 과감하게 성욕을 드러내고 동성애에 빠지기도 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도피하거나 자살하는 등 훼절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진실한 사랑을 상대에게 온전히 바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처녀로 자처할 수 있다.”는 ‘신정조론’을 주장하며, 불행한 결혼에는 이혼으로 맞서며 때로는 사통과 동거도 불사했다. 빈곤과 욕망 속에 성이 상품화되기도 했다.
신여성들은 지적 성취와 경제적 자립을 위해 전문직에 취업하기 시작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공장 노동자로 살아간 하위계층 여성들은 근대적 노동주체 세력으로 등장하였다. 신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여성운동을 전개했으며,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에 기개를 보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소외되어온 이 땅의 많은 여성들에게 이제 행복을 돌려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 특히 봉건적 잔재, 식민 통치 등 몇 겹의 억압을 뚫고 사회적 자아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했던 신여성들은 선각자로서 대우받아 마땅하다. 이 책에서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던 신여성들의 주체적인 삶을 정확하게 밝히는 데 주력하였다.
■ 책 속으로
지식인 사회에서 191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하여 1920년대 대중적인 용어가 된 신여성은 근대적인 교육, 소비(외양), 의식 등 여러 요소를 기준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가부장적 질서로부터 새로운 풍경의 근대를 열어간 신여성을 규정하는 말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자아실현을 위한 탈출이나 욕망을 빼놓고는 신여성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몸과 마음에서의 탈출을 비롯하여 제도로부터, 가정으로부터, 농촌으로부터, 식민지로부터의 탈출은 물론 배우고 싶고, 성욕을 분출하고 싶고, 일하고 싶은 욕망 등이야말로 신여성을 설명하는 적절한 요소라고 본다. 신여성은 가부장적 통제와 단절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탈출하고 욕망하는 근대적 주체라 할 수 있다. (11~12쪽)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 사는 양반집 부인 300여 명이 발표한 「여학교 설시 통문」은 한국 여성들에 의한 최초의 교육평등권 요구였다. 이 통문 발표에 참여했던 여성들은 즉시 한국 최초의 여성운동 단체인 찬양회를 조직하였다. 찬양회 소속의 100여 명은 대궐문 앞으로 나아가 공립여학교 설립을 청원하는 상소문을 고종황제에게 올렸다. 정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치자 찬양회는 일단 1899년에 초급 과정의 순성여학교를 개교하였다. 공립으로 전환시킬 목적으로 개교한 이 순성여학교는 한국 여성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사립여학교인 셈이다. 그러나 경영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한 채 순성여학교는 1901년에 문을 닫아야 했다.
(24~25쪽)
여학생을 비롯한 신여성 대다수가 근대적 의식을 지닌 인텔리로 존재한 것은 아니다. 근대의 물결, 개방적 세계가 제공하는 새로운 물질과 소비의 포로로 자족하는 신여성들도 많았다. 이 신여성들은 근대 도시 체험에 긴밀히 대응하면서 1920년대 중반 이후 대중매체에 활발히 부상하는 새로운 여성 아이콘으로서 ‘모던 걸’로 불렸다. 일본에서 통용되었던 모던 걸은 신여성의 영어식 표현이다. 이들은 서양식 근대교육을 받고 사회 개조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거나 세계 여성해방의 조류를 수용하는 데 앞장섰던 1세대 신여성들과는 다른 존재들이다.
봉건적 질곡에서 벗어난 신여성들은 자신의 육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곧 몸에 대한 관심은 자기 정체성 확인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몸가짐이나 외관이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시대로의 본격적인 돌입에 신여성은 패션의 리더요, 유행의 선도자가 되었다. (69~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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