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푸른사상 2022 가을호(통권 41호)
153×224×13mm|216쪽|14,000원|ISSN 2092-8416 | 2022.9.6.
■ 도서 소개
‘『파친코』, <파친코>’를 특집으로 한 『푸른사상』 2022년 가을호(통권 41호)가 간행되었다. 1910년대 식민지 시대 고국을 떠나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조선인 가족의 삶을 그린 재미한인 작가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는 각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가 제작, 방영되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일본 버블경제에 이르기까지의 4대에 걸친 방대한 가족사를 다룬 이 소설은, 차별과 폭력으로 점철된 현실을 꿋꿋하게 견디며 살아가는 디아스포라의 처절한 삶과 운명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사에 외면당한 재일조선인 가족의 대서사극을 소설과 드라마에서 어떻게 재현하였는지 면밀하게 살피고 비교한 문학평론가 고명철, 김응교, 김영삼, 그리고 하성태 기자의 평론이 주목된다. 고선주, 김이하, 김임선, 백애송, 사윤수, 유국환, 임윤, 장우원, 전선용, 조용환 등 10명 시인의 신작 시와 이사람, 장문석의 신작 동시, 그리고 박시교, 홍성운의 신작 시조가 지면을 다채롭게 꾸며주고 있다. 김준태 시인의 「시 70년 오디세이」, 이혜원 교수의 「한국시의 심상지리」, 임동확 교수의 「생성의 미학」 기획 연재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김수영 시인의 부인인 김현경 여사와 맹문재 시인의 대담에서는 김수영 시인의 창작 배경에 얽힌 자세한 사연을 살펴볼 수 있다.
■ 목차
특집 | 『파친코』, <파친코>
고명철_ 역사가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김응교_ 이민진 『파친코』와 드라마 <파친코>의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
하성태_ <파친코>가 열어젖힌 어떤 신세계
김영삼_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신작 시
고선주_ 안락의자
김이하_ 봄의 길이
김임선_ 승천
백애송_ 수인번호
사윤수_ 폭우
유국환_ 뭐 어때요
임 윤_ 추락하는 저녁
장우원_ 독자(讀者) 보고서
전선용_ 이분법에 관하여
조용환_ 다시 저물녘
신작 동시
이사람_ 봄비
장문석_ 고양이와 보름달
신작 시조
박시교_ 다시 만해(萬海)의 정신으로
홍성운_ 친구라 부르는 너에게
기획 연재
김준태_ 시 70년 오디세이(18회) 송기숙 문학의 지평선은 리얼리즘 위대한 작가는 ‘역사’와 함께 있다 소설 『녹두장군』은 민족문학 자랑
임동확_ 생성의 미학(3회) 한국문학의 반성과 생성문학의 길
이혜원_ 한국시의 심상지리(5회) 상처의 땅에서 치유의 장소로 ― 제주
김현경 회고담・15
대담 : 김현경·맹문재_ 김수영 시 읽기(5)
■ 책 속으로
작가 이민진은 그의 예일대 시절 선교사 강연에서 재일조선인 중학생의 비극적 이야기를 접한 게 창작의 계기가 되었듯이, 그의 창작 욕망의 근원에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사는 인간의 삶을 탐구하고 싶었으리라. 무엇보다 작가 자신의 삶이 디아스포라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음을 상기해볼 때 디아스포라를 사는 존재가 짊어진 삶의 저 숱한 상처와 무게를 그의 존재 형식으로 변전시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이민진은 『파친코』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험난한 삶의 역경을 정면으로 만나 그것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재현의 서사는 거침없고, 세밀하며, 풍요롭다.
(고명철, 「역사가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19~20쪽)
드라마 <파친코>는 일본에서 힘든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재일한국인의 생존과 정체성을 개인보다는 역사적 측면에서 더욱 강조한다. 두 감독은 자이니치의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선인 학살 문제를 재현한다(7화). (중략) 제8화 56분부터 2021년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자이니치 한국인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자이니치의 고단한 삶을 직접 세계의 시청자에게 전하는 방식이다. 원작 소설을 살리면서도, 드라마 <파친코>는 두 감독이 강조하고 싶은 역사적 사건을 재현시켰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창조 과정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김응교, 「이민진 『파친코』와 드라마 <파친코>의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 36쪽)
2017년 『뉴욕타임스』 ‘베스트 도서 10선’로 꼽힌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자, 애플 TV가 1억 3천만 달러(약 1000억)를 투자한 OTT(Over The Top)용 TV 쇼 <파친코>는 이렇게 4대에 걸친 한인 가족들의 이민사를 그리며 현재가 과거를 경유해 그 과거를 반추하게 만들고 또 그 과거가 현재를 추동하게 만든다. “시대가 변했잖아요”라던 솔로몬의 대사는 그래서 더 텍스트 안팎으로 의미심장하다.
(하성태, 「<파친코>가 열어젖힌 어떤 신세계」, 43쪽)
애플이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 <Pachinko>는 선자의 과거와 솔로몬의 현재를 교차하면서 작가 이민진이 그어놓은 차별의 전선을 현재화시키는 전략을 기획한 듯하다. 그러니까 제국의 식민지와 정상가족 담론의 주변부에서 ‘더러운 피’(조선인의 혈통)를 매개로 경계를 긋는 또 다 른 차별의 주변부로 이행한 선자의 서사와 자이니치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해 부의 획득과 신분 상승의 욕망으로 매진하다 결국 추락하는 솔로몬의 서사를 중첩시키면서 50여 년이 흐른 뒤에도 ‘지워지지 않은 피’의 낙인을 추적하는 것이 드라마 <Pachinko>의 서사적 전략이다.
(김영삼,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48쪽)
송기숙 선생은 5·18광주항쟁을 통하여 행동하는 지성인, 실천하는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온몸을 던져가면서 활동한다. 항쟁 기간에는 수습대책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면서 군사법정에서 예의 7년, 5년을 선고를 받았으며 추후 감형되어 석방된다. 그리고 국회 광주청문회에서는 계엄군에 봉기한 광주시민들의 정당함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광주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횃불을 들어 올린 5·18광주항쟁에 대한 자신의 목격담과 행동과 주장을 소상하게 말했다.
(김준태, 「김준태의 시 70년 오디세이」, 100쪽)
김현경 : 김 시인은 문학은 비애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에서 말하는 “움직이는 비애”는 빗소리, 그림자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어요. “계사 위에 울리는 곡괭이 소리/동물의 교향곡”이란 닭장에 있는 닭들과 복실이라고 불린 개의 소리 등이에요. 복실이는 우리가 5~6년 키우다가 양계를 접으면서 창동 시어머니의 댁으로 보냈어요. 시어머니는 복실이를 얼마나 아끼셨는지 몰라요. 복실이가 자연사를 해서 뒷산에 묻어주었어요. 시어머니는 정말 훌륭한 분이셨어요.
(「김현경의 회고담」, 198~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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