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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간행도서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유혜림 옮김)

by 푸른사상 2022. 9. 5.

 

 

분류-- 프랑스문학,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지음|유혜림 옮김|150×217×28mm(하드커버)|400쪽

36,000원|ISBN 979-11-308-1941-9 03860 | 2022.9.5

 

 

■ 도서 소개

 

프랑스 문학 불멸의 걸작, 『악의 꽃』

보들레르가 창조한 새로운 전율

 

샤를 보들레르의 문학과 삶의 정수가 담긴 시집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의 새로운 번역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보들레르 시 세계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철학과 사상, 종교성에 주목한 불문학자 유혜림의 번역을 통해 19세기에 『악의 꽃』이 선사했던 파격과 아름다움을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인다.

 

 

저자 소개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

프랑스 현대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 62세의 환속사제 아버지와 28세의 젊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사망 후 어머니가 미혼의 오픽 장군과 재혼하면서 결핍된 유년시절을 보냈고, 일생 금치산자로 불행한 삶을 살다가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어린 시절부터 라틴어로 시작 부문에서 수상을 할 만큼 문학적 자질이 남달랐고 미술평론, 문학평론, 번역 등의 활동을 하면서 시 작품들은 익명으로 발표하다가 1857년 『악의 꽃』을 출간했다. 철저한 계획에 따라 창작된 그의 작품들에 대해 많은 비평가들은 모호성을 이야기한다. 이 모호성이야말로 보들레르를 가장 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게 한 요인이 되었다. 시집 『악의 꽃』,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 에세이 『인공 낙원』, 그리고 『내면 일기』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유혜림(미선)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대학교 불어교육과 및 같은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La structuration de la vérité dans l’écriture de Baudelaire(보들레르의 쓰기에서 진실의 구조화)」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외 논문으로 「보들레르의 시 “Duellum(싸움)”의 시니피앙스 분석」, 「보들레르와 『성경』 (1)-예술작품을 낳는 조건을 결정짓는 큰 결과와 독자의 조건」이 있다.

 

 

■ 목차

 

▪독자에게

 

우울과 이상

 

축복 / 알바트로스 / 상승 / 교감 / 나는 벌거벗은 시대의 추억을 좋아한다 / 등대들 / 병든 뮤즈 / 돈에 팔리는 뮤즈 / 못된 수도승 / 적 / 불운 / 전생 / 길 떠나는 집시들 / 인간과 바다 / 지옥의 동 쥐앙 / 교만의 벌 / 아름다움 / 이상 / 거인 여자 / 가면 / 아름다움에의 찬가 / 이국의 향기 / 머리타래 / 나는 밤의 검은 궁륭처럼 너를 열렬히 사랑한다 / 너는 온 세계를 네 규방 안에 두리라 / 그러나 흡족치 않았다 / 진줏빛으로 물결치는 옷을 입은 / 춤추는 뱀 / 시체 / 심연에서 부르짖었다 / 흡혈귀 / 내가 끔찍한 유대 여인 곁에 있었던 어느 날 밤 / 사후의 회한 / 고양이 / 싸움 / 발코니 / 사로잡힌 자 / 환영 / 네게 이 시를 주노니 / 언제나 이대로 / 그녀는 온통 / 오늘 저녁 너는 무슨 말을 할까 / 살아 있는 횃불 / 공덕 / 고백 / 영혼의 새벽 / 저녁의 조화 / 향수병 / 독 / 흐린 하늘 / 고양이 / 아름다운 배 / 여행에의 초대 / 만회할 수 없는 일 / 한담 / 가을의 노래 / 어느 마돈나에게 / 오후의 노래 / 시지나 / 나의 프란체스카를 위한 찬가 / 식민지 태생의 한 백인 부인에게 / 서글프고 방황하는 / 유령 / 가을의 소네트 / 달의 슬픔 / 고양이들 / 올빼미들 / 담뱃대 / 음악 / 무덤 / 환상적인 판화 / 기쁘게 죽은 자 / 증오의 통 / 금이 간 종 / 우울 / 우울 / 우울 / 우울 / 망상 / 허무에의 취미 / 고통의 연금술 / 공감되는 공포 / 자신의 형벌 집행인 / 돌이킬 수 없는 것 / 시계

 

파리 풍경

 

풍경 / 태양 / 적갈색 머리의 거지 아이에게 / 백조 / 일곱 명의 노인들 / 자그마한 노파들 / 장님들 / 지나가는 어떤 여인에게 / 밭 가는 해골 / 저녁의 황혼 / 도박 / 죽음의 춤 / 거짓에의 사랑 / 나는 잊지 않았다 / 당신이 시기했던 마음씨 좋은 하녀 / 안개와 비 / 파리의 꿈 /아침의 여명

 

 

술의 혼 / 넝마주이의 술 / 암살자의 술 / 고독자의 술 / 연인들의 술

 

악의 꽃

 

파괴 / 순교의 여인 / 천벌 받은 여인들 / 두 수녀 / 피의 샘 / 우의 / 베아트리체 / 키테라섬으로의 여행 / 사랑과 머리

 

반항

 

성 베드로의 부인 / 아벨과 카인 / 악마의 호칭기도

 

죽음

 

연인들의 죽음 / 가난한 자들의 죽음 / 예술가들의 죽음 / 하루의 끝 / 어느 호기심 많은 자의 꿈 / 여행

 

악의 꽃

(1868년, 세 번째 출판본에 실린 시들)

 

선고받은 책을 위한 제사(題詞) / 슬픈 연가 / 어느 이교도의 기도 / 반역자 / 경고자 / 명상 / 뚜껑 / 모욕당한 달 / 심연 / 이카로스의 탄식 / 자정의 성찰 / 여기서 아주 멀리

 

표류물

낭만적인 일몰

 

『악의 꽃』에서 삭제된 유죄선고를 받은 시들

레스보스 / 천벌 받은 여인들 / 망각의 강 / 지나치게 쾌활한 여인에게 / 보석 / 흡혈귀의 변신

 

고상한 기품

분수 / 베르트의 눈 / 찬가 / 얼굴의 약속 / 괴물

 

제사

오노레 도미에의 초상화를 위한 시 / 롤라 드 발랑스 / 외젠 들라크루아의 <감옥에 갇힌 타소>

 

다양한 시편들

목소리 / 뜻밖의 일 / 몸값 / 어떤 말라바르 여인에게

 

▪옮긴이의 말 :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 대하여

▪작가 연보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시인은 자신의 작품이 풍기문란을 유발한다는 죄목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그에 반박하기 위해 ‘전체로 읽어달라’고 간청한다. 그랬을 때 오히려 ‘끔찍한 도덕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이다. 그뿐 아니라 ‘작품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신이 쓰려는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 인물처럼 생각하고 말해야 그 인물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마찬가지로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작품 속의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자 또한 시인의 시들을 그의 주장에 따라 읽으려고 노력했기에 다른 독자들과 다른 결론을 얻을 수 있었던 만큼 이 책의 독자 여러분들도 시인의 주장대로 그의 작품을 읽어주기를 권하는 바이다.

시인은 전 작품을 통해서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지닌 절대적인 아름다움과 그 특성들을 묘사하면서 그녀에 대한 예찬과 예찬을 넘어 경배에 이르기까지 그녀를 우상으로 삼아 사랑을 표현했다. 반면 전혀 다른 상반된 이미지로 물질적으로나 사랑에 있어서 부패한 여인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인의 작품은 시인의 실제 삶 속에서 만났던 여인들, 잔 뒤발, 마리 도브렁, 마담 사바티에 등등의 여인들과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지만, 작품만 보면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시인에게 작품을 쓰는 동기, 이미지만을 제공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이 영혼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곧 알게 된다. 그러니 역자는 시인의 머릿속의 완벽한 그녀를 그리기 위해 자신이 만났던 여인들로부터 다양한 특성들을 뽑아서 자신이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정신적인 여인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생각한다.(중략)

보들레르에게 천재적 재능이란 ‘평범한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시인이란 ‘자신이 그리려고 하는 것을 정확히 그리는 사람’이라고 한 만큼 그는 오늘날까지도 우리 인간의 삶과 밀착된 평범한 문제들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는 외설적일 뿐 아니라 종교적인 문제와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 ‘시의 종교’라고도 불리는 보들레르의 시들은 풍부한 성경적인 내용을 전체적으로 그리면서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에서 기독교의 오래된 문제를 파헤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 출판사 리뷰

  

19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불멸의 걸작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을 새로운 번역본으로 만난다. 보들레르가 생전에 발표한 유일한 시집인 『악의 꽃』은 1857년에 처음 출간되자마자 노골적인 성적 묘사, 부도덕성 등 풍기문란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고 작품이 삭제되는 등의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기이하고 대담한 주제와 서늘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 시집은 낭만주의와 상징주의로 대표되는 현대시의 초석을 다짐으로써 후세의 많은 문인과 예술가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오늘날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는 불후의 고전이 되었다.

파리8대학에서 「보들레르의 쓰기에서 진실의 구조화」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불문학자 유혜림은 1975년 발행된 보들레르 전집의 1983년판을 번역 텍스트로 삼아 『악의 꽃』의 새로운 번역을 시도한다. ‘시의 종교’라고도 불리는 보들레르의 시들은 성경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그리면서 기독교의 오래된 문제를 파헤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보들레르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철학과 사상, 종교성에 주목한 유혜림의 번역은 19세기 당시 『악의 꽃』이 선사했던 파격과 아름다움을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이고 있다.

 

 

■ 책 속으로

 

알바트로스(L’ALBATROS)

 

깊은 바다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라가는

여행의 게으른 동반자,

커다란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선원들은 재미 삼아 잡곤 한다.

 

선원들이 갑판 위에 그것들을 내려놓자마자,

이 창공의 왕은 어설프고 수치스러워져서

커다랗고 흰 날개를 마치 질질 끄는 노처럼,

옆구리에 불쌍하게 내려놓는다.

 

날개 달린 이 여행자는, 얼마나 어색하고 무기력한지!

이전에 그렇게 아름다웠던 것이 이렇게 우스꽝스럽고 추해지다니!

한 선원은 담배 파이프로 주둥이를 성가시게 하고,

또 다른 이는 다리를 절며, 날아다녔던 불구자 흉내를 내는구나!

 

시인은 폭풍우를 누비고, 사수를 비웃는

이 구름의 왕자와도 같다;

야유 소리 가운데 지상으로 추방되었기에,

그의 커다란 날개는 걷는 데 방해만 되는구나.

 

 

심연에서 부르짖었다(DE PROFONDIS CLAMAVI)

 

나는 네 동정심에 애원한다, 내 마음이 추락한 깊은 어둠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그대여.

그곳은 밤이면 공포와 신성모독이 떠도는,

납빛 수평선에 둘러싸인 음울한 세계다;

 

열기 없는 태양이 여섯 달 그 위에 뜨고,

나머지 여섯 달은 밤이 땅을 덮는다;

이곳은 극지보다 더 벌거벗은 나라다;

-짐승도, 개울도, 녹음도, 숲도 없는!

 

그런데 얼음 태양의 차가운 잔혹함과

그 옛날 혼돈과도 같은 이 무한한 밤보다

더한 공포는 세상에 없다;

 

어리석은 잠에 빠질 수 있는,

가장 천한 동물들의 운명을 나는 시기한다,

그만큼 시간의 실타래는 천천히 감긴다!

 

 

파괴(LA DESTRUCTION)

 

내 옆구리에서 끊임없이 악마가 들썩거린다;

그는 내 주위에서 만져지지 않는 공기처럼 떠돈다;

그를 삼키면 내 폐는 불타올라

영원한 죄악의 욕망으로 가득 차는 듯하다.

 

이따금 그는 예술에 대한 나의 큰 사랑을 알기에,

여인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인의 모습을 취한다,

그리고, 독실한 신자인 척하는 허울 좋은 핑계로,

내 입술을 비열한 약에 익숙해지게 한다.

 

그는 이렇게 신의 시선에서 멀리,

깊고 황량한 권태의 벌판 한가운데로

지치고 깨져서 헐떡이는 나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내 눈 속에

땀에 젖은 옷가지와 벌어진 상처,

피로 물든 파괴의 도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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