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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간행도서

박시교 시조시집, <동행>

by 푸른사상 2022. 8. 29.

 

분류--문학()

 

동행

 

박시교 지음|푸른사상 시선 161|128×205×7mm|104쪽|10,000원

ISBN 979-11-308-1938-9 03810 | 2022.8.22

 

 

■ 시집 소개

 

세월 속에 깊어져 가는 사랑의 미학

 

박시교 시인의 여섯 번째 시조집 『동행』이 <푸른사상 시선 161>로 출간되었다. 민족 고유의 문학 양식인 시조의 형식을 지키면서 예술성을 갖춘 작품들을 창작해온 시인은 이번 시조집에서도 큰 성취를 이루고 있다. 우리네 삶의 양상은 물론이고 사랑의 감정과 사회의식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들은 깊은 감동을 준다.

 

 

■ 시인 소개

 

박시교

1945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197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현대시학』 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겨울강』 『가슴으로 오는 새벽』 『낙화』 『독작(獨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아나키스트에게』 『13월』 등이, 합동시집으로 『네 사람의 얼굴』 『네 사람의 노래』가 있다. 중앙시조대상, 이호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한국시조대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 목차

 

제1부

소금꽃 / 미시령의 말 / 한 그리움에게 / 추상명사의 계절에 / 선(線)에 관하여 / 사람의 향기 / 월정리역 / 빈센트 반 고흐 생각 / 날개 / 동행 / 고향집 일박(一泊) /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1 /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2 / 우리

 

제2부

시인이라는 직업 / 끈 / 내 한 사람 / 코로나19 모노드라마 / 밥이 고프다 / 복(伏) 꿈 / 빈자리 / 비어(飛魚) / 또 한세월 저물다 / 그리움에 대하여 / 욕심 / 민낯 1 / 민낯 2 / 말맛

 

제3부

술 힘이라도 빌려야 / 만남에 대하여 / 봄 편지 / 오랜 우정에 짧은 이별식 / 사람이 세상이다 / 수평선 / 오는 세월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 늦은 후회 / 오늘 / 만국 해물찜을 먹다 / 청명한 미래 / 그리운 사람 / 길

 

제4부

집 / 무게고(考) / 다시, 봄날은 간다 / 길 위에서 / 나무처럼 살면서 / 엉뚱한 생각 / 모두가 꽃 / 바닥 / 변명 / 평화를 위하여 / 그 떠난 뒤에 / 눈 오시는 밤에 / 마음의 풍경 / 근황(近況)

 

작품 해설 : 우리 현대시의 진경을 보여주는 현대시조의 위상-이경철

 

 

■ '시인의 말' 중에서

 

오십 년을 넘기고도 몇 년째 이 길 위에 서 있지만

내 걸음은 언제나 느리고 가난하다.

 

몇 년간 길동무로 동행했던 내 아픈 시편들을 놓아 보내며,

마치 등짐을 부리는 듯한 홀가분한 마음이다.

 

 

■ 추천의 글

 

박시교 시인의 시를 읽으면 행복하고 풍요롭고 그러면서도 슬프다. 박시교는 시조시인이다. 일찍이 가람이 시조 부흥의 뜻을 말했다. 시조는 민족 고유의 정서와 호흡을 지녀 힘이 있는데, 동시에 자유시의 예술적 감수성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당부를 했다. 지금 박 시인의 시는 시조 정형의 내재율로 호흡하고 있는데, 그 숫된 진정성의 힘을 자유시에 보여주고 있다. 편하게 읽히면서 폭넓고 속 깊은 뜻을 들려준다. 행복은 그리움을 아는 데에 있다. 온전한 모습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눈을 꼬옥 감는다”(「한 그리움에게」). 눈을 꼬옥 감는 것은 육체적 행동의 구체성이다. 정신이 없는 육체는 시신이지만 육체가 없는 정신은 유령이다. 오늘의 한국 시에는 허망한 유령의 시들이 너무 많다. 박시교 시인의 시에는 구체성의 꼬투리가 있다. 전철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 군은 “컵라면 한 끼니도” 편히 못 먹고 세상을 떴다. 거듭되는 비정규직 젊음들의 고난과 죽음을 구해주지 못한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우리’라는 말에는 피와 뼈가 스며 있다. ‘집단’을 넘어선 뜻이 있다(「우리」). 사람을 가리키는 속 깊은 뜻이다.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풍경이고, 사람이 있어야 온전한 세상이다. 곤궁해도 ‘사람 세상’을 안다면 그 자체로서 풍요이다.

― 구중서(문학평론가)

 

 

■ 작품 세계

  

박시교 시인의 여섯 번째 신작 시집 『동행』은 읽을 맛이 난다. 오랜만에 시다운 시를 만난 것 같고 감동의 폭도 넓고 깊이도 있다.

박 시인의 시편들은 우선 쉽게 읽힌다. 어려운 말이 없고 난해한 상징이나 비유 등도 없다. 생활 중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 시인의 마음속에서 시어로 푹 익어 나와 전혀 낯설거나 생경하지 않다.

그리고 시가 짧다. 주저리주저리 다 말하지 않고 꼭 필요한 만큼만 말한다. 자신도 잘 모르는 말과 이야기를 한없이 끌고 가지 않고 짜임새 있고 구성지게 꾸민다.

무엇보다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시의 생명이랄 수 있는 리듬이 자연스레 살아 있고 이미지가 선명하다. 되풀이되어 드러나게 마련인 우리네 삶의 양상이 리듬을 타며 매양 최초의 것인 양 생생한 이미지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 박 시인의 읽을 맛 나는 시편들은 시조다. 3장 6구 45자 내외와 기승전결(起承轉結) 구성의 틀을 갖춘, 우리 민족 특유의 정형시(定型詩)다. 반만년 이어져 내려온 민족의 맥박과 정서를 가장 정련되게 드러낼 수 있는 정형의 규율을 따르면서도 자유시처럼 한없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시조의 고수가 박시교 시인이다. (중략)

너와 나, 꿈과 삶,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 어느 한쪽에 편안히 살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양쪽을 근심과 연민으로 살피는 것이 시다. 그런 연민과 그리움의 정갈함으로 너와 나를 온몸으로 이어주며 감동으로 떨리게 하는 언어가 시다. 그리하여 독자와 우주 삼라만상은 물론 신과도 감읍(感泣),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시 아니겠는가. 휴머니즘에 입각해 이런 나의 소박한 ‘그리움의 시론’을 더욱 확실하게 펼칠 수 있게 하는 시집이 『동행』이다.

- 이경철(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미시령의 말

 

저 초록이 탈진할 그때쯤 너는 오거라

 

바람이 서늘하면 옷깃 좀 더 여미고서

 

마음은 산 아래 두고 허위단심 오거라

 

아무려면 그리움까지야 물들일 수 있겠냐만

 

조금씩 들썩이며 자락마다 펼쳐지는

 

세월의 그림자 밟고 아주 천천히 오거라

 

 

동행

 

내가 누군가의 기댈 언덕이

될 수 있다면

 

그의 상처 쓰다듬는 손길이

될 수 있다면

 

험난한

세상의 다리까지도

되어줄 수가 있다면

 

 

근황(近況)

 

두 냥이 더불어 하루살이 소소하다

 

가끔씩 눈에 고이는 싱거운 눈물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아주 오랜 목마름과 뜻도 없이 습관처럼 저려오는 가슴과 기다리지 않아도 맞이해야 되는 저녁답의 헛헛함과 그리고 그 모두

 

이제는 손 놓아도 좋을 졸음 같은 애련(愛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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