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시론, 문학평론
우리 시 깊이 읽기
권영민 지음|172×245×28mm|584쪽
35,500원|ISBN 979-11-308-1907-5 03810 | 2022.04.22
■ 도서 소개
한국 현대시의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하면서
한국어의 시적 표현을 이해하게 해주는 한국시 강좌
권영민 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우리 시 깊이 읽기』가 푸른사상에서 출간되었다.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35인의 시 142편을 엄선하여 한국 현대 시문학의 전체적인 경향을 조망한다. 시작품을 꼼꼼하고 깊이 있게 해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시적 표현을 충실하게 분석해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저자 소개
권영민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 초빙교수, 일본 도쿄대학교 외국인 객원교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버클리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현대문학사』(1, 2) 『한국계급문학운동연구』 『이상 연구』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소설과 운명의 언어』 『문학사와 문학비평』 『분석과 해석』 등이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 시의 깊이 읽기를 생각하며
제1부
김소월 _ 진달래꽃 / 산유화(山有花) / 초혼(招魂) / 옷과 밥과 자유
한용운 _ 님의 침묵 / 나룻배와 행인 / 당신을 보았습니다 / 꽃이 먼저 알아 / 오셔요
이상화 _ 나의 침실로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김동환 _ 국경의 밤 / 북청(北靑) 물장수 / 송화강(松花江) 뱃노래
주요한 _ 불놀이
심 훈 _ 그날이 오면 / 잘 있거라 나의 서울이여
박세영 _ 화문보(花紋褓)로 가린 이층 / 산제비
박팔양 _ 태양을 등진 거리 위에서 / 너무도 슬픈 사실
임 화 _ 우리 오빠와 화로 / 네거리의 순이
최남선 _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 / 한강(漢江)을 흘리저어
이병기 _ 파초(芭蕉) / 풀벌레 / 야시(夜市) / 난초
제2부
정지용 _ 카페·프란스 / 바다 2 / 유리창 1 / 유선애상(流線哀傷) / 춘설(春雪) / 백록담(白鹿潭) / 비
김영랑 _ 모란이 피기까지는 / 달 / 연 1 / 거문고 / 북
김기림 _ 기상도(氣象圖) / 옥상 정원(屋上庭園) / 아스팔트 / 굴뚝 / 바다와 나비 / 주피터 추방(追放) / 이상 오감도(烏瞰圖) 시 제1호 / 오감도 시 제5호 / 오감도 시 제12호 / 오감도 시 제15호 / ·소·영·위·제·(·素·榮·爲·題·) / 자상(自像)
김광균 _ 외인촌(外人村) / 설야(雪夜) / 와사등(瓦斯燈) / 추일서정(秋日抒情)
제3부
유치환 _ 깃발 / 바위 / 울릉도 / 행복(幸福)
김광섭 _ 마음 / 성북동 비둘기 / 산 / 저녁에
신석정 _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대숲에 서서 / 파도(波濤) / 나랑 함께
서정주 _ 화사(花蛇) / 귀촉도(歸蜀途) / 국화 옆에서 / 추천사(楸韆詞) / 꽃밭의 독백―사소단장(娑蘇斷章) / 동천(冬天)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오장환 _ 정문(旌門) / 성씨보(姓氏譜) / 고향 앞에서 / 다시 미당리(美堂里)
백 석 _ 멧새 소리 / 칠월 백중 / 박각시 오는 저녁 / 국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이육사 _ 노정기(路程記) / 절정(絶頂) / 광야(曠野) / 파초(芭蕉) / 청포도
이용악 _ 북쪽 / 국경(國境) / 낡은 집
노천명 _ 사슴 / 남(男)사당
모윤숙 _ 떠나는 카츄샤 / 야경(夜景)
윤동주 _ 쉽게 쓰여진 시(詩) / 길 / 십자가 / 또 다른 고향(故鄕) / 별 헤는 밤 / 간(肝)
제4부
박목월 _ 나그네 / 산도화(山桃花) 1 / 난(蘭) / 적막한 식욕 / 이별가(離別歌) / 기계(杞溪) 장날
박두진 _ 향현(香峴) / 도봉(道峯) / 해 / 꽃과 항구(港口) / 하지절(夏至節) / 고산식물(高山植物) / 천태산(天台山) 상대(上臺)
조지훈 _ 봉황수(鳳凰愁) / 낙화(落花) / 완화삼(玩花衫) / 승무(僧舞) / 산상(山上)의 노래 / 추일 단장(秋日斷章)
김현승 _ 가을의 기도 / 절대 고독 / 눈물
김수영 _ 달나라의 장난 / 폭포 / 푸른 하늘을 / 풀
김춘수 _ 꽃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박재삼 _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추억(追憶)에서 / 수정가(水晶歌)
조오현 _ 할미꽃 / 산창(山窓)을 열면 / 무설설(無說說) 1 / 아득한 성자 / 신사와 갈매기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은 내가 2014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한국 현대시(Modern Korean Poetry)’를 강의하면서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중략) 학생들은 모든 작품을 한국말로 읽고 영어 번역본이 있는 경우 영어로 함께 읽는다. 버클리대학 강의실 복도에까지 시를 한국말로 읽는 소리가 흘러나간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뒤에 아주 멋지게 잘 낭독한다. 낭독을 통해 시적 표현의 어조와 리듬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시는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그 시 속의 목소리가 문자에 갇혀버린다. 마치 시인이 된 것처럼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목소리의 결을 따라 숨겨진 리듬이 다시 살아난다. 시의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시의 세계 속으로 들어서는 첫 단계이면서 동시에 시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작품 자체는 시인 자신이 쓴 것이지만 이것을 읽고 거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은 온전히 읽는 이의 몫에 해당한다. 시적 텍스트 자체가 만들어내고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스스로 평가하며 거기서 어떤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로서 학생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시를 읽으면서 시인이 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등에 궁금하게 여긴다.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진 학생들에게 오히려 반대로 이렇게 설명한다. 이 작품을 왜 썼는지 어떤 의도가 있는지를 묻기 전에 작품 속에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시 작품 자체를 통해 찾아보라고 말한다. 시를 쓰게 된 동기라든지 작품을 창작하게 된 의도라는 것은 실제 작품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시를 읽는 작업은 시인이 은밀하게 숨겨놓은 어떤 메시지를 찾아내기 위한 일만은 아니다. 시의 텍스트에 쓰인 언어가 작품 속에서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떤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한국 현대시 강의를 위해 매 학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골라 강독 자료집을 별도로 만든다. 영어 번역본이 있는 경우 원문과 번역본을 대조하여 읽도록 준비하고 참고할 만한 자료도 별도로 제공한다. 이 책은 지난 8년 동안 한국 현대시 강의에서 다룬 시 가운데 작고 시인의 작품만을 골라 엮은 것이다. 내가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했던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라든지 ‘한국 현대문학사’ 등에서 다루었던 작품들을 두루 포함하였지만, 시인과 작품의 선정에는 나 자신의 개인적 취향도 일부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재수록 승인 문제로 아쉽게도 전문을 싣지 못한 작품들도 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
이 책을 꾸미면서 나는 버클리대학의 캠퍼스에서 지난 8년 동안 만났던 수많은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다시 떠올린다. 그들의 빛나는 성찰과 진귀한 호기심과 당돌하게 들리기도 했던 질문들이 생생하다. 한국의 독자들도 『우리 시 깊이 읽기』를 통해 버클리대학 학생들이 보여준 놀라운 시적 관심을 함께 다시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시를 왜 깊이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을 조금이라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 리뷰
권영민 교수의 버클리대 한국시 강좌
김소월, 한용운부터 김수영, 조오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 35인의 시 142편을 엄선하여 권영민 교수의 해설을 함께 수록한 『우리 시 깊이 읽기』는 한국 현대 시문학의 전체적인 경향을 조망한다. 저자가 일궈온 문학 연구 및 평론 경험을 토대로, 2014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8년간 강의해온 ‘한국 현대시’ 강좌를 통해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간추려 이 책에 정리했다. 작품 선정에서부터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인들의 시 텍스트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한국 대표 현대시의 종합적 이해와 감상
문학은 인간 삶을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독자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재해석을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시 한 편을 읽어도 각자 느끼는 바가 서로 다르듯, 작품 자체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시를 감상하는 이들의 몫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각 작품이 지닌 문학사적 위상과 의의, 시인의 생애나 가치관 등의 함께 살펴 작품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대부분의 시편마다 원문을 소개하고, 시어 하나하나 세밀하게 분석하여 저자의 꼼꼼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곁들였다.
시를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답
권영민 교수는, 시인이 이 작품을 쓴 의도나 동기를 묻기 전에 작품 속에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작품에서 찾아보라고 말한다. 시 텍스트 안에서 쓰인 언어가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작품에서 사용된 시적 표현을 온전하게 이해함으로써 한국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문학을 감상하는 데 긴요한 도움을 준다. 국문학 분야를 공부하는 이들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시를 즐겨 읽는 일반 독자들이 시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 교양서는 시를 왜 깊이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을 조금이라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 책 속으로
이 시에서 시적 화자가 가정하고 있는 이별의 상황은 슬픔의 장면이 될 수가 없다. 오히려 자기 사랑의 깊이와 진정성과 순결함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임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황홀한 순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는 이별의 상황을 가정해보며, 그 비극적인 순간을 눈물의 언어 대신에 사랑의 아름다움으로 꾸며낸다. 이 작품의 마지막 구절에서 시적 화자는 진달래꽃으로 표상되고 있는 바로 그 사랑의 모든 것을 다 드러내어 보였기 때문에,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고 말하고 있다. 이별의 슬픔이 내면화하고 그 대신에 사랑의 진실이 자리 잡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빛나는 시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이별의 순간에 펼쳐놓는 이 아름다운 사랑의 확인법을 누구도 놓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달래꽃」은 이별의 노래가 아니다.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훨씬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이다. 임을 향한 크고 깊은 사랑, 깨끗하고 정결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지 않은가?
(24~25쪽)
「님의 침묵」은 시집 『님의 침묵』(1926)의 표제작으로 한용운이 추구하고 있는 시정신을 조화롭게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의 시적 화자인 ‘나’는 님이 떠나버린 상황을 독백체의 어투로 설명한다. 전체 텍스트를 구성하는 문장은 모두 ‘-습니다’ 체의 존댓말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를 읽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말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시적 화자인 ‘나’의 어조가 여성적이다. 시인 자신이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여인의 심정을 빌려서 시를 노래하도록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이별의 노래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등장시켜놓는 한국적 정서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님의 침묵」은 님이 떠나버린 상황을 말하고 있지만 이별의 슬픔이라든지 비애의 정서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시적 대상으로 제시되고 있는 님은 시적 의미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시어로서 그 의미의 상징성 자체가 폭넓다. 님의 존재의 의미는 ‘침묵’이라는 말을 통해 역설적으로 제시된다. 시적 화자인 ‘나’는 님이 떠난 현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객관적인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님은 떠나갔으므로, 님이 부재하는 현실은 비극적인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시에서는 화자인 ‘나’는 님의 현실적 부재를 강조하면서도 그 부재의 비극적 공간 속으로 님을 다시 불러낸다. 그리고 님이 현실 속에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39~40쪽)
「별 헤는 밤」은 1941년 11월 5일에 쓴 작품이다.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되었다.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졸업을 앞두고 쓴 작품으로 일제 말기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고향의 정경과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을밤을 배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시적 진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고 여러 상념에 젖어드는 심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현실적인 고뇌와 함께 자아 성찰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부분적으로 산문적인 리듬을 구사하여 호흡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드는 새로운 시도도 보여준다.
이 시의 텍스트는 산문적인 진술로 이루어져 있는 5연을 경계로 하여 1~5연의 전반부와 6~10연의 후반부로 시상의 흐름을 구분해볼 수 있다. 윤동주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과 별이라는 소재는 이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 공간과 순수한 이상에의 동경을 표현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적 역할을 하고 있다.
(446~4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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