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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news 1] 이봉환, <중딩들>

by 푸른사상 2022. 2. 21.

 

"어른의 편견과 서윤의 맑은 눈빛을 섞어 만든 비빔밥" [신간의 문장:시]

2월 세째 주에는 탄생 101주년을 맞은 김수영 시인의 대표작과 미발표 소설을 묶은 '디 에센셜 김수영'을 비롯해 이봉환의 '중딩들' 김화연의 '단추들의 체온' 신휘의 '추파를 던지다' 등의 시집이 나왔다.

먼저 '디 에센셜 김수영'은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참여시인 김수영(1921~1968)의 탄생 101주년을 기념해 그의 시와 산문 그리고 미완성을 소설을 묶은 책이며 교보문고에서만 한정판매한다.

'중딩들'은 정년퇴임을 앞둔 중학교 교사인 이봉환 시인이 제자들을 소재로 쓴 시들을 모았고, '은목서 피고 지는 조울의 시간 속에서'는 박두규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며 '단추들의 체온'은 섬세한 언어들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추파를 던지다'는 김천토박이 시인과 조각가의 작품을 함께 구성한 시집이다.

(중략)


◇ 중딩들/ 이봉환 지음/ 푸른사상/ 1만원

이봉환 시인은 올가을에 정년퇴임을 앞둔 무안청계중학교 교사다. 1988년 녹두꽃에서 '해창만 물바다'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가 코로나19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제자들에게 선물할 시들을 모아 발표했다.

"영어 시험 보는데 슬그머니/ 컴퓨터용 사인펜을 떨어뜨려놓고/ 가만히 날 쳐다보고만 있네/ 가만히 다가가 주워서 건네자/ 빙긋 웃고는 고개를 숙이는 너는/ 몇 달 전 전학을 와서 이 마을 숲이 된/ 기꺼이 산이 된 나무 한 그루인 듯." ('신머빈' 중)

"서윤이가 태만이와 사귄다는 소식이 오늘 점심 찬이다…태만이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태국 부모를 따라 이민하여 온 눈이 시커멓고 커다란 아이/ 둘이 사귀는 걸 서윤이 부모가 알면 펄쩍펄쩍 뛸 거라고…어른들의 편견과 서윤이의 참 맑은 눈빛을 섞어 만든 비빔밥을 한참 씹고 있으려니…서늘함이 천천히 입안을 감도는 것이었다."('참 맑고 서느런' 중)

"조원호가, 초코바를 까더니 껍질을 나무가 바람에 낙엽 떨구듯 아주 자연스럽게 흘리고 간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원호가 버리고 간 낙엽이 가을바람에 바스락바스락 운동장 구석을 뒹굴고 있다."('조원호가 어른이 되는 날' 중)

 

news1, "어른의 편견과 서윤의 맑은 눈빛을 섞어 만든 비빔밥", 박정환 기자, 2022.2.20

링크 : https://www.news1.kr/articles/?4589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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