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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전북도민일보] 유순예, <속삭거려도 다 알아>

by 푸른사상 2022. 2. 28.

 

유순예 시인 ‘속삭거려도 다 알아’… 삶의 흔적들이 남겨진 체험 시

허울이 아닌 실체다. 유순예 시인은 체험 시(詩)를 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려도 다 알아(푸른사상·1만원)’에는 고령화 사회에 부유하고 있는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가족, 치매, 돌봄 등의 문제와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추운 겨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정의를 부르짖던, 행동할 줄 알았던 시인은 30여 객지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진안으로 귀향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보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집을 찾아 돌고 돌았던 인생길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줄 곳을 찾아 나선 여행길이었을지도 모른다. 시인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치매 환자를 부모처럼 보살피고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시로 담아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표제작 ‘속삭거려도 다 알아’는 노인 요양 시설에 입소해 있던 한 어르신이 했던 말이다. 요양보호사들이 주고받던 대화를 귀담아 듣더니만 어르신이 남긴 말은 허를 찔렀다. 치매에 걸린 환자가 직접 자신의 병에 대해 토로한 목소리를 그는 시의 언어로 주워담았다.

 문종필 문학평론가는 ‘육필(肉筆)로 쓴 시’라는 작품해설을 통해 “시인은 한국 현대사의 부조리와 모순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는 곧은 사람이다. 약한 존재들에 대해서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그녀의 체험 시를 믿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유 시인은 전북 진안 출생으로, 2007년 ‘시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비, 다녀가시다’, ‘호박꽃 엄마’가 있다.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어린이와 함께 시를 공부하다 귀향했다. 현재 고향에서 치매 어르신들의 입말을 받아쓰며 살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유순예 시인 ‘속삭거려도 다 알아’… 삶의 흔적들이 남겨진 체험 시", 김미진 기자, 2022.2.24

링크 :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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