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소설)
젊은 그들(1·2권)
<1권> 김동인 지음|오늘의 한국문학 12|150×213×24mm|404쪽
19,000원|2022.1.25|ISBN 979-11-308-1887-0 04810
ISBN 979-11-308-1886-3(세트)
<1권> 김동인 지음|오늘의 한국문학 12|150×213×24mm|392쪽
19,000원|2022.1.25|ISBN 979-11-308-1888-7 04810
ISBN 979-11-308-1886-3(세트)
■ 도서 소개
격동의 역사에 우뚝 선 젊은이들의 사랑
한국 근대문학이 선구자 김동인의 장편 역사소설 『젊은 그들(1․2권)』이 푸른사상의 <오늘의 한국문학 12>로 출간되었다. 1930년부터 약 1년간 『동아일보』에 연재한 이 소설은 민씨 일파와 대원군의 정치적 대립과 임오군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가공의 비밀단체 ‘활민숙’의 젊은이들의 의리와 사랑, 청춘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조선 말 혼란했던 그 역사적 현장으로 빠져든다.
■ 작가 소개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호는 금동(琴童), 필명은 춘사(春士). 평안남도 평양 출생. 일본 메이지 학원 중학부와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수학. 1919년 주요한·전영택 등과 문학 동인지 『창조』를 발간. 「배따라기」 「목숨」 「감자」 「명문」 「광화사」 「광염소나타」 같은 작품에서 이광수의 계몽주의 문학에 맞서는 사실주의, 탐미주의적 경향을 표방하였으며, 『근대소설고』(1928) 『춘원연구』(1934)는 이러한 자신의 문학관을 편 평론서이다. 1930년대에는 역사소설에 치중하여 『젊은 그들』 『운현궁의 봄』 『대수양』 같은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1955년 『사상계』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인문학상>을 제정하였다.
■ 목차
<1권>
○ <오늘의 한국문학>을 펴내며
○ 일러두기
활민숙(活民塾) / 태공 / 명(明) / 암운(暗雲) / 신사년말(辛巳年末) / 임오초(壬午初) / 재영과 인호 / 어지러운 정월 / 애조(哀吊) / 포로 / 봄 / 준륙 / 춘광 / 곤욕 / 낙엽(落葉) / 비보(悲報)
<2권>
○ <오늘의 한국문학>을 펴내며
○ 일러두기
이산(離散) / 인화와 인호 / 두 여성 / 동요? 평정? / 적막 / 일월상존 / 회복 / 해후(邂逅) / 두 사랑 / 암영(暗影) / 임오군란(壬午軍亂) / 난후(亂後) / 젊은 그들
○ 작품 해설 : 『젊은 그들』, 청춘의 의리와 사랑의 비극 - 박종홍
○ 작가 연보
○ 작품 목록
■ ‘<오늘의 한국문학>을 펴내며’ 중에서
모든 역사가 새롭게 해석되는 현재의 관점이듯 문학 텍스트 역시 새롭게 해석되는 오늘의 의미이다. 따라서 <오늘의 한국문학>은 과거에 무수히 간행되었던 한국문학에 대한 정리와 평가의 방식을 새롭게, 그리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전집에서 무엇보다도 새로운 작가와 텍스트들의 발굴에 주력하였다. 아울러 본 전집이 채택한 작가 작품들의 선정과 배열 방식은 과거의 우리 문학에 대한 관습적 이해와 독서 방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신선한 해석적 관점들을 제공해줄 것이다. 특히 서사문학의 본령인 중·장편소설들에 주목하여 이 작품들에 대한 오늘의 의미와 당대적 가치를 되묻고자 하였다. 따라서 이 전집은 교양으로서의 한국문학, 혹은 연구대상으로서의 한국문학 모두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작품 세계
장편 역사소설 『젊은 그들』(『동아일보』, 1930.9.2~1931.11.10)은 김동인의 삶과 문학의 획기적 전환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근대소설에서 조선 문단의 일인자가 되고자 했던 김동인은 선배 작가 이광수를 최고의 경쟁자로 여겼다. 이광수는 평북 정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잃고 혼자 힘으로 힘들게 살아가야 했다. 일본 유학도 종교 단체의 장학금을 받거나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야 했으며, 1917년 『매일신보』에 대중 독자를 위한 국문체 장편소설 『무정』을 연재할 때에는 그 원고료가 유학 비용이 되었다. 하지만 김동인은 평양 교회의 장로이자 자산가였던 김대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성장했다. 그러하기에 경제적 어려움 없이 일본 유학을 하고 대중 독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서 작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 문학사에서 최초의 순수 문학예술 동인지로 유명한 『창조』 역시 김동인이 발간 비용을 내었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김동인도 『젊은 그들』을 쓰게 된 1930년대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이전의 고답적 문학관을 그대로 지킬 수 없었다. 그는 작가 활동에 전념하고자 일본 유학을 중단하고 귀국한 뒤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서 호텔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때에 기생들과의 유흥에 빠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흥청망청 낭비한다. 더욱이 평양으로 돌아간 뒤인 1926년 무렵에는 유흥으로 낭비한 재산을 보충한다며 대동강가의 갯벌을 농토로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을 벌이다가 실패하여 남은 재산까지 모두 잃어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남편에 실망한 구여성 아내 김혜인의 가출로 이혼까지 하게 됨으로써 아주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러다가 김동인은 근대교육을 받은 신여성 김경애와 재혼한 뒤에 새로운 출발을 위해 서울로 이사한다. 이때에 그가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거의 유일한 방안은 소설 원고료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이전에는 작품의 예술성을 손상한다며 꺼려하고 거부하던 신문연재소설을 쓰기로 하면서 역사소설 『젊은 그들』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지식인 독자 위주의 잡지 게재 단편소설과 달리 신문에 연재할 장편소설은 무엇보다 대중 독자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발표 당시부터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젊은 그들』은 어떻게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는가? 크게 다음의 세 가지 점을 이유로 들 수 있을 듯하다. 첫째로 미남 미녀 청춘 남녀의 애정 갈등이 작품의 전면에 제시되어 시종 비중 높게 전개된다. 둘째로 태공과 민비의 추종 집단인 적대적 양 진영이 극단적으로 대립하여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셋째로 부패한 상층을 징벌하는 사회적 도적인 ‘의적’의 과감한 활약상이 제시되고 있다. (중략)
그러니까 『젊은 그들』은 의리와 사랑으로 인한 청춘의 비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영웅 이하응의 궁극적인 실패와 좌절을 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젊은 그들』은 첫 작품인 동시에 마지막 작품이 되면서 김동인의 역사소설 전체를 아우른다고 할 것이다. 작가 자신과 동일시되는 영웅의 절망과 퇴장은 바로 김동인의 역사소설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인 자신은 역사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젊은 그들』의 가치에 불만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그들』은 그렇게 불만스럽게 여긴 점으로 인해 오히려 작가의 한계를 뛰어넘어 역사적 진실성에 더 가까이 다가서면서 김동인의 역사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우뚝 서 있다.
■ 출판사 리뷰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김동인 소설가의 장편 역사소설 『젊은 그들』(1․2권)은 1930년 9월부터 1931년 11월까지 약 1년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 최초의 신문 연재본을 원본으로 삼은 이 책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은 현대어 표기에 맞게 고쳤으며, 독자들을 위한 용어 풀이와 연재 당시의 오류에 대해서 상세한 주석을 달았다. 박종홍 교수의 작품 해설을 함께 실어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이 김동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때는 조선 말, 민비와의 치열한 권력 다툼에서 패한 대원군이 실의의 칩거 생활을 보내던 신사년과 임오년을 배경으로 한다. 대원군은 몰락하고, 득세한 민씨 일족이 궁내 모든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백성들을 상대로 횡포와 수탈을 일삼아 민심이 지극히 흉흉해질 무렵, 태공의 오랜 벗인 이활민은 민씨 세력에 의해 몰락한 양반 자제들을 모아 대원군의 재집권을 도모하는 비밀결사 단체인 ‘활민당’을 조직한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젊은이들의 목숨 건 활극, 대원군을 향한 충성심과 애국, 그리고 의리와 사랑으로 인한 청춘들의 비극이 이 소설에 펼쳐진다. 특히 영웅적 인물로 그려지는 젊은 남녀의 사랑과 갈등, 애틋함은 이 소설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흥선대원군의 집권과 몰락이 반복된 조선 말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민씨 일파와 그들에 의해 숙청된 대원군파의 정치적 대립, 청춘 남녀의 애정과 갈등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임오군란이 일어나기까지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몇 명의 실존 인물을 제외하면 가공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영웅신화적 서사를 결합한 통속소설을 성격을 띠고 있어 당대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소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젊은이들의 사랑과 의리, 청춘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조선 말 혼란했던 그 역사적 현장으로 깊이 빠져든다.
■ 작품 속으로
<1권>
태공의 정치 대신으로 민씨 일당의 정치가 조선의 천하를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태공의 정치와 왕비의 정치의 사이에는 천양의 차가 있었다. 태공의 정치는 그것이 좋건 그르건 모두가 조선과 백성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거늘 왕비의 정치에는 나라라는 것과 백성이라는 것이 안중에 없었다. 1에는 자기네의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것, 2에는 태공의 정치와 세력을 꺾는 것-이것이 왕비의 정치의 전부였었다. 그들은 자기네의 목적을 위하여서는 그 수단과 방법을 꺼리는 바가 없었다.
왕비가 정권을 잡은 지 일 년이 못 되어 각 창고에 저축되었던 많고 많던 태공의 준비는 왕비 일당의 끝없는 사치와 영화에 없어져 나갔다.
‘공평’을 목표로 한 태공의 추상같은 모든 제도도 깨어져 나갔다. 당벌이 다시 세력을 펴기 시작하였다. 아첨하기를 좋아하는 무당 판수와 소인의 무리가 세력을 잡기 시작하였다. 그것이야말로 사실 개가 절구를 쓰고 지붕에 올라간 격이었다.
(「암운(暗雲)」, 102~103쪽)
“천지신명께 맹서를 할 게 없이 이 이하응(李昰應)에게 맹서를 해라. 석파(石坡)의 눈앞에서 너희 둘이 형제의 의를 맺어라. 자, 재영이 너부터.”
재영이는 엄숙한 태도로써 토수를 벗어놓고 오른편 손으로 왼편 팔소매를 높이 걷어 올렸다. 그리고 태공이 던져준 장도로써 팔에 뻑 금을 그었다. 재영이의 흰 살결에는 새빨간 줄이 하나 생겼다. 그다음 순간 그 빨간 줄에서는 피가 점점이 흘렸다. 그 피를 잔에 받아서 반 잔쯤 된 뒤에 재영이는 장도와 잔을 인호에게 주고 오른손으로써 베인 자리를 문질렀다.
인호의 피도 받았다. 그리고 두 가지의 피가 잔에 엉겨서 돌아가는 것을 태공이 새끼손가락으로 고리고리 저어서 잔을 다시 재영이에게 주었다. 태공의 축복 아래서 재영이가 그 피를 먼저 반 잔을 먹고 나머지 반 잔은 인호가 먹었다.
이리하여 재영이와 인호는 태공의 앞에서 형제의 의를 맺었다.
(「재영과 인호」, 209쪽)
<2권>
인화의 가슴은 괴상히도 무거워갔다. 어젯밤에 그이가 서 있던 곳에 지금은 허여멀건 하늘밖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 허여멀건 하늘을 배경으로 인제라도 장한의 그림자가 하나 우뚝 나타날 것 같아서 인화의 마음은 끝없이 떨렸다.
사제의 나귀는 언덕 마루에 다다랐다.
“선생님, 꼭 요 자리올시다.”
“응? 요 자리?”
인화가 가리키는 곳을 스승도 내려다보았다.
인화와 스승은 한결같이 인화가 손가락질하는 곳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서 뜻밖에도 웬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넓적 엎디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선생님,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그새 무강하셨습니까. 저녁부터 여기서 기다렸습니다.”
그것은 틀림이 없는 안재영의 음성이었었다.
(「일월상존」, 160쪽)
“대감, 무척이도 듣고자 했지요. 내 이름은 명, 진, 섭-이활민의 제자-명, 한, 나의 유고, 무덤에서 돌아와서 대감께 2대의 원수를 갚으려오.”
재영이는 몸을 조금 비켜서 겸호의 눈에 인화가 보이도록 하였다.
“저 사람-복돌이, 아시오? 그 사람의 성명은 이인화, 이인숙, 이묵재의 외딸인 명진섭의 아내.”
“사-살려주시오.”
겸호는 겨우 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이 순간 재영이의 손은 어느덧 일월도를 뽑아서 겸호의 심장을 정확히 찔렀다. 그리고 그 칼자루를 그냥 꽂은 채로 다시 한마디,
“나를 만나지 않아도 난군들에게 해를 받으실 몸-너무 원망치 마시오.”
한 뒤에 칼을 뽑고 그의 몸을 휙 돌이켜놓았다. 그리고 벌써 꽤 가까이 이른 난군들을 향하여 겸호를 내어 쏘았다.
겸호는 재영이가 내어 쏘는 바람에 서너 걸음 앞으로 가서 고꾸라졌다. 고꾸라졌던 겸호는 곧 다시 일어는 났다. 그러나 벌써 가슴에 치명상을 입은 겸호는 일어는 섰지만 바로 설 기력은 없었다. 그는 땅에 코가 다앟도록 흐늘흐늘 일어서서 마치 술 취한 사람 모양으로 자기에게로 달려오는 난군들의 쪽을 향하여 들어갔다. 그리고 난군들의 물결에 삼켜져버렸다.
“와아!
난군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임오군란(壬午軍亂)」, 297~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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