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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간행도서

이태주 옮김, <셰익스피어 4대 희극>

by 푸른사상 2022. 1. 18.

 

분류--문학(소설), 영미소설

 

셰익스피어 4대 희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이태주 옮김|세계문학전집 9|146×210×27 mm|440쪽

23,000원|ISBN 979-11-308-1869-6 03840 | 2021.12.27.

 

 

■ 도서 소개

 

사람들에게 원만한 행복감을 주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걸작 희극 네 편을 한 권으로 엮은 『셰익스피어 4대 희극』(이태주 옮김)이 푸른사상사의 <세계문학전집 9>로 출간되었다. 불멸의 감동이 흐르는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치, 음모와 소동 등의 요소를 통해 독자들에게 웃음뿐만 아니라 원만한 행복감을 준다. 사랑과 우정이 주제를 이루는 그의 희극에서는 가벼운 해학을 넘어선 깊이 있는 통찰력과 삶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 저자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 시대를 대표하는 극작가. 청년기인 1585년부터 1592년까지 그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1592년 런던 템스강 남쪽 극장가에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년 동안 37편의 희곡(「두 사람의 귀공자」 「에드워드 3세」 「토머스 모어 경」까지 3편을 추가할 수 있다)과 소네트, 4편의 시극을 남겼다. 벤 존슨이 “그는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시인이었다”라고 말했듯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오페라, 무용, 미술, 영화, 뮤지컬 등 수많은 장르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태주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셰익스피어 관련 저서로는 『이웃사람 셰익스피어』 『원어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명언집』 『셰익스피어와 함께 읽는 채근담』 등이 있고, 이외에 『세계 연극의 미학』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브로드웨이』 『R 교수의 연극론』 『충격과 방황의 한국연극』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 『재벌들의 밥상』 『유진 오닐:빛과 사랑의 여로』 『불멸의 연인들: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 등이 있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연극영화학과 교수·공연예술연구소장·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센터 위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국립극장 운영위원, 서울시극단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당신이 좋으실 대로

 

∎ 작품 해설

∎ 작가 연보

∎ 셰익스피어 가계도

∎ 장미전쟁 역사극의 가계도

∎ 영국 왕가 족보

 

 

■ 출판사 리뷰

 

영국이 낳은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셰익스피어의 4대 희극을 한 권으로 읽는다.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당신이 좋으실 대로」,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치, 음모와 소동 등의 요소를 통해 독자들에게 웃음뿐만 아니라 원만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셰익스피어의 걸작 희극 작품에 셰익스피어 연구자인 이태주 교수의 해설을 곁들였다.

「베니스의 상인」은 친구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린 안토니오의 재판을 다룬 일종의 법정극이다. 남장을 하고 법원에 나타난 포셔의 활약을 통해 증오과 복수, 사랑과 우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해묵은 원수지간인 몬태규 가와 캐퓰리트 가 사이에서 피어난 젊은 연인의 사랑을 그린다. 비극적 요소가 깃들긴 했지만 젊음의 신선함과 낭만적인 서정이 넘치는 작품이다. 「한여름 밤의 꿈」은 요정들, 귀족들, 직공들이 엮어내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꿈꾸는 듯한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어간다. 「당신이 좋으실 대로」는 아든 숲에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젊은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달콤한 행복감을 안겨준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극의 초반에는 엄격한 사회적 인습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조성하면서 극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하지만 결국은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도입부의 긴장감은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하여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와 관심을 갖게 한다. 사랑과 우정, 상상력이 주제를 이루는 그의 희극에는 가벼운 해학을 넘어선 삶의 통찰과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읽을수록 재미있고 유익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어두운 현실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 ‘작품 해설’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결국 영국 르네상스 연극이 메난드로스, 플라우투스, 그리고 테렌티우스에서 이어받아 이룩한 전통적인 희극적 형식의 한 가지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통적 희극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 가운데 하나는, 부모와 연적의 반대를 물리치고 사랑의 승리를 거두는 젊은 연인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엄격한 사회적 인습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독선과 아집만을 내세우는 악덕 인간들이 극 초반에는 대세를 장악하지만 극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는 새로운 사회를 이끄는 젊은이들이 대세를 반전시키는 드라마로 발전된다. 이것은 인간이 속박된 상태의 비정상에서 자유를 얻는 정상 상태로의 회복을 실현하는 역전(逆轉)의 드라마가 되며, 개인적인 소원이 해결되면서 사회의 질서가 잡히고, 개인의 재생이 가능해지며, 사회와 국가의 존속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결말의 통과의례다. (중략)

‘정상 세계’의 최초의 액션은 법정이나 도시, 또는 가정에서 발생한다. 도시는 가정의 집합체이고, 결혼은 사회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도시를 다스리는 영주나 가정에서의 부모는 법의 엄격한 권위를 자랑하면서 결혼 적령기에 처한 젊은 남녀의 사랑을 위협하고 있다. 이 두 남녀들은 대부분의 경우 서로 가문이나 신분, 사회적 지위가 다른 인물들이다. 그들의 사랑은 기성세대 집단의 독선적이며 어리석은 주장과 반대에 부딪힌다. 젊은 남녀는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공작과 부모의 세계를 떠난다. 도시의 벽을 뛰어넘어 꿈과 마술의 세계로 비상한다. 그 세계는 숲의 세계 ―‘그린 월드’이다. 그곳은 달빛 속에서 요정들이 춤추고,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양치기들이 사랑을 꿈꾸는 곳이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있는 산속에는 공주 같은 여인이 영웅 같은 애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그린 월드’는 작품의 주제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베니스의 상인>의 경우는 기성세대의 낡은 질서에 맞서는 자비와 관용의 미덕이 된다. <한여름 밤의 꿈>의 경우는 이성(理性)의 도시 아테네의 법에 맞서는 달빛 젖은 공상과 욕망의 유토피아가 된다. 어떤 경우든 그것은 현재의 상태에서 이상적인 상태로의 이행(移行)을 의미하고 있다.

이 ‘그린 월드’의 세계로 탈출하기 위해 젊은이들은 처음에 여러 가지 어려운 시련을 겪게 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의 착한 마음은 더욱 견고해지고, 결국 행복한 결말을 누리게 된다. 그런데 행복한 결말은 시련의 극복과 운명의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마음의 변화에서 이룩되는 반전과 전신(轉身) 때문에 가능하다. 셰익스피어 희극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되는 주제가 바로 이 일을 가능케 하는 사랑의 기능과 역할이다. 사랑은 인간의 마음을 열게 하고, 사람을 서로 접합시키며, 사람의 마음을 바꾸게 하고, 악을 패배시키면서 선을 실천케 한다는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프랑스의 대문호인 위고는 1850년대 말 채널 아일랜드에 유배당한 적이 있다. 위고는 아들과 함께 어느 겨울날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그는 암담한 심정이었다. 아들도 절망적이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번 유배를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자 위고는 대답했다. “오래 걸릴 것이다.” 침묵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시겠어요?” 아들의 질문이다. “바다를 보면서 지내겠다. 너는 뭘 할래?” 위고는 궁금했다. “셰익스피어를 번역하지요.” 아들의 답변이었다. 위고의 아들은 나중에 유명한 셰익스피어 번역가가 되었다.

얀 코트가 전해준 이 에피소드에서 내가 강하게 느낀 것은,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 위고를 껴안아준 바다였다는 사실이다. 그의 불운했던 정치적 유배는 고통스러운 현실이었다. 그 바다는 지금도 영원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변하고 있다. 각자의 현실도 변하고 있다. 위고의 현실도 변하고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위고가 유배된 현실 속에서는 그의 동시대인이었다. 내가 전란 중에 포탄 속에서 읽었던 셰익스피어는 나의 동시대인이었고, 나의 암담했던 현실을 비춰보는 거울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시간과 나의 현실, 이 두 시간이 서로 밀접한 정신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 셰익스피어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동시대인이 될 수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재미있고 매혹적이고 유익한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인이 되며 그가 우리와 친근한 이웃이 되도록 도와주는 일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을 하는 일이요, 해설을 써서 보급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 작품 속으로

 

자, 살을 떼어낼 준비를 하라.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면 안 된다. 그리고 도려내는 살점은 정확히 일 파운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안 된다. 가령, 일 파운드 이상 또는 그 이하의 살을 도려내면, 그 무게가 일 파운드에서 천분의 일이나 만 분의 일만 벗어나더라도, 저울이 머리카락 한 올만큼만 기울더라도 그대는 사형이다. 그리고 전 재산을 압수한다.

(「베니스의 상인」, 92쪽)

 

줄리엣 벌써 가시렵니까? 아직 날이 새지 않았습니다. 겁에 질린 당신 귓전에 방금 울린 그 소리는 종달새가 아니라 나이팅게일 울음소립니다. 밤마다 저 너머 석류나무 위에서 노래합니다. 로미오 님, 정말이지 그 소리는 나이팅게일이었습니다.

로미오 아침을 알리는 종달새라오. 나이팅게일이 아니었소. 봐요, 저 동녘의 하늘. 갈라지는 구름자락을 수놓는 저 심술궂은 아침 햇살을 봐요. 밤의 등불도 꺼졌어요. 즐거운 아침이 안개 자욱한 산봉우리를 딛고 발돋움하고 있소. 이제 나는 가야 하오. 그래야 살 수 있어요. 여기 머물러 있으면 죽을 수밖에 없소.

(「로미오와 줄리엣」, 189쪽)

 

깨끗한 이내 마음 그대로 받아줘요! 사랑의 말은 사랑의 마음에서 의미를 찾죠. 내 마음은 당신의 마음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들 마음이 하나라고 해도 좋겠죠. 두 가슴은 또한 한 가지 맹세를 주고받기에, 가슴은 두 개지만 사랑의 맹세는 하나죠. 그러니 당신 곁에 나를 잠재워주오. 당신 곁에 누운들, 허미아, 누추한 짓을 하겠소?

(「한여름 밤의 꿈」, 255쪽)

 

로잘린드 총명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죠. 총명하면 할수록 여자는 종잡을 수 없어요. 여자의 지혜에 문을 닫으면, 창문으로 튀어나오죠. 창문을 닫으면 열쇠 구멍으로 튀어나오죠. 그것을 막으면, 연기가 되어 연통으로 빠집니다.

올랜도 두 시간 동안만, 로잘린드, 당신 곁을 떠나려 하오.

로잘린드 어머, 맙소사. 두 시간 동안이나 떨어지다니.

올랜도 공작님이 식사에 초대했어요. 두 시까지는 틀림없이 돌아오리다.

(「당신이 좋으실 대로」, 3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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