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향 ,『김소월 백석 시의 민속성』
푸른사상의 현대문학연구총서 24번째 도서인 『김소월 백석 시의 민속성』을 소개합니다. 이 책는 우리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소월, 백석의 시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동의하게 만드는 정서의 공통성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그 답을 그들의 시에 담긴 ‘민속성’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친숙한 김소월과 백석의 시. 그들의 작품들이 지닌 이 위대한 친숙함은 시공간을 초월한 정서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저서의 목차
머리말
제1장 김소월·백석의 시와 민속성
1. 문제제기
2. 연구사 검토
3. 연구방법과 범위
제2장 전통지향성과 민속성
1. 근대성과 민속성의 관계
2. 민속의 원형성과 전통성
3. 주술성과 문학의 재현
1) 고전문학과 주술성
2) 주술성과 현대시
제3장 소월 시의 민속 수용과 변용 양상
1. 민요시와 전통지향성
1) 자연과 리듬의 변주
2) 민요시의 전통지향성
3) 시대를 초월한 혼의 노래
2. 전원상징과 생생력의 근원
1) 생성력과 물의 순환성
2) 산(고개, 바위, 돌)의 생생력과 제의적 공간
3) 나무(꽃, 풀)와 짐승, 자연의 통과의례
3. 주술성과 기원의 형식
1) 사령의 주체와 역설의 언어
2) 무덤과 재생의 형식
3) 아니마적 요소와 공동체의식의 원형
4) 민중적 사랑과 땅의 회귀의식
제4장 백석 시의 민속 수용과 변용 양상
1. 감각과 전통지향성
1) 감각의 다양성과 활용과정
2) 음식의 체험과 순환적 의미
3) 사물의 고유성과 전통적 역할
2. 민속의 원형성과 가족공동체의식
1) 고향의 모습과 비극적 인물의 모티브
2) 혈연공동체의 제의와 풍속의 재현
3) 귀신들과 민중적 생명력의 공존
4) 현실적 의미와 원형의식
3. 방언의 서술 양상과 문제점
1) 지역어와 토착어의 변주 양상
2) 엮음의 문체와 언어의 주술성
제5장 소월·백석 시의 민속성 인식과 개성적 편차
1. 김소월: ‘님’의 다의적 상징과 주관적 시공간 인식
2. 백석: 토속지향의 상징과 객관적 시공간 인식
제6장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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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자 소개
1954년 경북 영천에서 출생해 대구에서 성장하였으며,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00년 『시와 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시집으로 『제1초소 새들 날아가다』 『오목눈숲새 이야기』 등이 있다. 현재 육군사관학교, 경원대학교, 경희대학교에서 출강 중이다.
3. 저서의 내용
김소월과 백석,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동의하게 만드는 정서의 공통성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그렇듯, 소월과 백석은 무척 (뼈가 저리게) 친숙한 시인이다. 그리고 역시,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이 위대한 ‘친숙함’은 시공간을 초월한 정서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월과 백석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내 마음은 어릴 적 살아온 풍경과 그 소박한 마을에 가 닿고, 그곳을 처절하게 ‘살아낸’ 일가와 친지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 헤매다 그 흔적과 드디어 마주하게 되었을 때 느껴질 것만 같은 슬픔과 아픔, 혹은 안도와 평안이 그들의 시로 인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두 시인이 태어나서 자란 저 북쪽 정주지방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사이에는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적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의 시 속에 나타난 풍경은 언제나 낯익은 그것이었다. 어째서일까? 그건 무엇일까? 50여 년 세월의 차이와 500킬로미터 공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지금-여기의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는 그것은 무엇일까? 물론 그것이 ‘시’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효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소월과 백석의 시에서 느낀 감정은 너무나 구체적인 것인데, 그렇다면 그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해답을 민속성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민속학은 선대의 역사적 증거인 유무형의 전승물을 토대로 ‘민속’의 실체를 구성해내는 학문으로, 필자는 전통재를 통해 민속성이라는 일종의 ‘가치체계’를 재구성해내고, 그리고 거꾸로 민속성을 통해 또다시 전통재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되살려내는 민속학의 무한한 매력에 빠져 들었다고 말한다. 특히 소월과 백석의 시를 민속성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보면, 더 선명해지는 어떤 연결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기뻤다고 고백한다. 필자는 민속성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소월과 백석의 시가 현재에서 생생하게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를, 우리가 그들의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구체적 낯익음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편 이 책의 집필기간동안 필자는 “이들의 시를 파고들어가는 과정에서 당대 삶의 모습뿐만 아니라, 하나의 동일한 정서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개별적 존재의 모습까지 확인하게 하는 일종의 자양분이었던 셈”이라고 말한다.
속도와 자본이 어느 날 삶의 가장 큰 영역이 되고 난 이후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혼이라든가 전통이라든가 다 잊어버리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만 쫓으며 살았다. 그때는 그게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단 한 가지의 방식이라고 믿었으니까. 많은 시간이 지나고 지금에 와서, 필자는 가끔 우리가 그토록 손쉽게 포기해버린 바로 그 삶의 방식이 사실은 어쩌면 우리가 고수했어야 하는 단 하나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자연의 힘과 우주의 혼을 불어넣은 삶, 우주 속에서 생명의 참모습을 지키고 살아가는 삶이 관련된 것들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월의 시에서 질서의 세계를 떠나지 못하는 불귀를 보고, 백석의 시에서 어머니, 할머니, 고모 그리고 집 떠난 아버지, 우리의 혈육이 순수기억 저편에서 생생하게 살아난, 이제는 사라져버린 삶의 방식을 보았던 것은 이제 그러한 삶의 방식들을 다시 찾을 수 없으리라는, 또한 불가능하리라는 절망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절망은 단순히 필자의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소월과 백석의 시를 ‘전통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것의 의의를 되짚어 가는 과정을 통해 이 많은 절망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주제 넘는 소망을 가져본다고 말하고 있다.
4. 추천의 글
문명․물질만이 지배하는 세계, 나라와 나라의 경계가 없어지는 신글로벌시대인 현대에서, 한 민족의 원형으로써 민속성의 가치가 한국문학사 속에 나르시시즘적 차원이 아닌, 좀 더 넓은 차원에서 재정립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근원의식으로써 전통의 시 창작 방법은 1920~30년대 서구 이식문화와 외래문화의 위기 속에서 대두된 의지의 발현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위기의식은 아직 유효하다고 본다. 그러한 맥락을 따라 민속성이 소월과 백석의 시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었나 하는 것과 함께 창작 방법, 즉 표현 방식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하지만 ‘지속과 순환’이라는 명제 위에서 살펴본 두 시인의 시적 방법론을 다 밝혀내기에는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미래에 있어서도 이 원형적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끝없는 노력으로 한국문학사 전통성에 있어서 민속성이 새로운 토대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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