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한민국의 주홍글자...한국전쟁속 국가권력에 희생된 사람들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100만명. 6.25전쟁 당시 민간인 사망자수이다. 이는 6.25 군인 전사자 17만 5000명보다 무려 5배 많은 숫자다. 이들은 인민군이 아닌 국가권력에 의해 무참히 희생됐다.
신간 ‘대한민국의 주홍글자’에서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대량학살당한 국민보도연맹과 국민방위군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전쟁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6.25전쟁 당시 100만명의 민간인 희생자 가운데 국민보도연맹 가입자, 인공(조선인민공화국)에 협조한 부역자라는 이유로 국가권력에 의해 학살된 사람이 제일 많았다고 강조한다.
그 다음은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되어 훈련소 이동 또는 교육 중 굶어 죽거나 병사, 또는 동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전후해 좌우의 대립이 극심했던 때, 정부는 좌익인사를 관리하기 위해 그들을 교화 및 전향시킨다는 국민보도연맹이라는 단체를 조직했다.
보도연맹에는 좌익의 핵심인물보다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가입시킨 무고한 민간인이 더 많았다.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들의 억울한 죽음과 사건의 전모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명확한 해명과 사과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방위군 사건은 더욱 충격적이다. 전쟁 중 자국의 청년들을 국민방위군으로 징집해, 제대로 된 보급과 훈련도 없이 끌고 다녔다. 거액의 예산을 타냈음에도 군 수뇌부부터 하급 장교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으로 그 예산을 착복하는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이 굶주림과 추위, 질병으로 사망했다.
대통령의 '서울 사수' 방송을 굳게 믿고, 피난길에 오르지 못한 민간인도 국가권력의 희생양이 됐다. 전쟁 발발 후 정부가 아무 대책 없이 한강교를 터뜨리고 도망가는 바람에 발이 묶여 인공 치하의 서울에 남았던 시민들은 서울 수복 후 ‘피란 못 간 죄’로 부역자로 몰려 처단됐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6.25전쟁을 '수수께끼 전쟁'이라 명명했다. 파죽지세로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은 사흘을 머뭇거리는 의문의 행보를 보였고, 뜬금없이 국군이 해주를 점령했다는 뉴스가 퍼져나갔다. 누구보다 빨리 피란을 떠난 정부는 대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서울을 사수하겠다는 방송을 내보내 서울 시민을 기만했다.
저자인 문창재 전 한국일보 논설실장은 현재 석간 내일신문 논설고문으로 일하면서, 최근에는 ‘아름다운 서당’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학생들에게 고전 읽기를 지도하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동경 특파원보고서', '나는 전범이 아니다', '바다만 아는 6·25전쟁 비화-증언', '역사는 하늘보다 무섭다', '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제주 사용 설명서' 등이 있다.
미디어SR, "[신간] 대한민국의 주홍글자...한국전쟁속 국가권력에 희생된 사람들", 박민석 기자, 2021.6.22
링크 : http://www.medias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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