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탈북 문학’에 깊이 천착해 온 박덕규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소설가·사진)가 관련서 두 권을 내놨다. 새터민의 삶과 남한 생활을 다룬 기존 작품들을 묶은 소설집 《함께 있어도 외로움에 떠는 당신들》(사람풍경)과 탈북 문제를 다룬 문학작품들에 대한 비평을 이성희 부산대 강사와 함께 엮은 《탈북 디아스포라》(푸른사상)다.
박 교수가 탈북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남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작품을 쓰면서다. 북에서 온 새터민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다 보니 이들이 남한 사회의 맹점을 잘 보여주더라는 것. 그의 소설에는 이데올로기적 비극의 희생양인 소년가장 명수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명수의 아버지는 북에 두고 온 어머니를 데려오기 위해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고, 할머니는 탈북하자마자 뇌경색으로 식물인간이 됐다. 명수의 가정에는 일반적 의미의 결손에 이데올로기적 맥락이 더해진다.
박 교수는 새터민들이 크게 두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우선 경제적인 문제다. 그는 “정부에서 정착금을 주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자기 노동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행위 자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새터민 정착금은 올해 100만원이 올라 1인당 700만원이다. 두 번째 어려움은 자유가 주어진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다.
“일부 새터민은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며 놀랍니다. 정부를 이렇게 쉽게 비판해도 되는지, 그럼에도 어떻게 체제가 유지되는지 이해하지를 못해요. 그러면서도 자신들 또한 남한 정부를 비판하죠.”
현실적인 대책은 없을까. 그는 우선 새터민과 비영리단체, 돕고 싶은 민간인 자원봉사자를 정부가 연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제도적으로 새터민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설명이다.
“한국 문학이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문학의 역할이니까요.”
<한국경제>2013년 1월 22일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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