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왜 숲길을 걸어야 하는가
오감을 활짝 열고 숲에 잠겨들어 보자
삼림욕, 숲의 기운을 목욕하듯 받아들이는 것. 오감을 통해 숲에 잠겨드는 것이다. 이것은 운동도 아니고 산책도 아니며 조깅도 아니다. 우리 오감을 자연과 연결시켜 자연 속에 머무는 것이다. 삼림욕의 효과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저 몸에 좋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삼림욕이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그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바쁜 세상살이 언제 짬을 내서 숲길을 산책하겠느냐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른다.
『자연 치유: 왜 숲길을 걸어야 하는가』는 복잡한 도시에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이 제공하는 건강과 치유의 효과를 증명하고 일상에서 손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사실 나무숲은 찾아볼 수 없고 빌딩 숲으로만 가득한 세상에서 현대인들은 휴식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하고 바쁘게 살아간다. 자연은 우리에게 미리 준비하고 굳이 시간을 들여야 갈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삼림욕’ 또한 어딘가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깊은 산속 우거진 침엽수림을 애써 찾아가야 삼림욕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칭 리 박사는 삼림욕을 하기 위해 먼 곳에 있는 산이나 숲을 일부러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분주한 삶 속에서 야외 활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집과 회사만 오가면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일상에서 쉽게 자연 치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모든 사람이 자연인으로 살 수 없는 이상, 도시에서라도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도심 속 공원을 두 시간 산책하면 그 효능이 일주일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그조차도 할 수 없을 만큼 바쁜 사람들이라면 사무실 책상에 화분을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나무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정유)를 집 안에 뿌려두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심지어 숲의 사진을 바라보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삼림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 책에 담긴 주된 주제는 자연이 인간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이 증진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숲은 혈압을 낮춰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에너지를 증강시켜주며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등 놀라운 치유의 기능을 제공한다. 흐르는 물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피부를 스치는 바람 등,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때, 그만큼 우리는 건강해진다. 『자연 치유:왜 숲길을 걸어야 하는가』는 그동안 우리가 애매모호하게만 인식해왔던 숲의 치유 기능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증명한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어떻게 인간을 치유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나무를 잃어버리는 것은 나무가 우리의 건강에 주는 유익함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상쾌한 공기 한모금도 귀한 것이 되어버린 오늘날, 무기력한 현대인에게 한 줄기 맑은 바람과도 같은 책이다.
교수신문, "자연치유:왜 숲길을 걸어야 하는가 ", 이혜인 기자, 202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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