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는 동시! 톡톡 튀는 감동!
부산일보 신춘문예 출신 동시인 2명이 첫 동시집을 나란히 냈다. 2004년 등단한 김금래 동시인과 2010년 등단한 장영복 동시인이 그들이다.
김금래 동시인의 목소리는 통통 튀었다. 생기발랄한 시인의 성정이 느껴졌다. 그의 첫 동시집 '큰 바위 아저씨'(섬아이)에 실린 작품들도 시인을 빼닮았다.
'없다!/ 물 한 방울 없다!// 바싹 달아오른/ 라면 냄비/ 속이 까맣게 타버렸다// 오락하다 잊어버렸다/ 학원 갈 시간도 지났다// 일하러 간 우리 엄마/ 냄비처럼/ 또 속 타겠다'('엄마 속' 전문).
이런! 오락에 열중한 아이. 라면 냄비를 태워버리고 학원 갈 시간도 놓쳐 버렸다. 엄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리라. 라면 냄비와 엄마의 마음을 절묘하게 연결했다.
이처럼 동시는 톡톡 튀지만, 감동을 머금고 있다. 타자에 대한 따듯한 배려와 위로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어디에 앉을까/ 고추잠자리// 뱅뱅 돌다/ 뱅뱅 돌다// 부러진/ 싸리나무 가지 끝에/ 앉았습니다// 아픈 가지에/ 빨간 잠자리꽃/ 피었습니다'('고추잠자리' 전문). 고추잠자리가 부러진 싸리나무 가지에 앉은 모습을 담았다. 아픈 가지를 위로해주는 잠자리의 마음이 읽힌다.
이런 시선은 '진달래'에서도 볼 수 있다. '아직은 춥다고// 산허리에 분홍 담요/ 덮어주었습니다'('진달래' 전문). 이른 봄, 산에 진달래가 핀 풍경을 시인은 이렇게 바라본다. 산이 추울까 봐 분홍 담요를 덮어주는 진달래의 마음! 간결한 동시지만 긴 여운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시인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 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장영복 시인의 첫 동시집 '울 애기 예쁘지'(푸른사상)에도 톡톡 튀는 표현이 많다. 시인은 의성어, 의태어를 자주 사용해 리듬감을 살렸다.
'거대한 구덩이에 묻힐 돼지들/ 꽤액꽤액꽤액꽤액꽤애액// 포클레인 앞에서 목 놓아 우네/ 꽤액꽤액꽤액꽤액꽤애액// 포클레인은 귀가 없네'('귀가 없네' 전문).
구제역으로 파묻히는 돼지들을 본 시인. 창자가 끊어지는 듯 애달프게 우는 돼지들의 절규가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돼지들을 땅에 파묻는 포클레인의 비정함이 느껴진다.
시인은 학업의 무게에 짓눌린 아이들의 마음을 잘 포착한다.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오면 올라가는/ 시소 타기// 올라가기만 좋아하는/ 성적표하고는/ 시소 타기 못하겠다'('시소 타기' 전문).
'보이지 않는 끈으로/ 꽁꽁 묶인 시간/ 조용한 시험 시간// 뿌우웅/ 진우가 풀었다/ 엉덩이로 풀어냈다'('시험 시간' 중)에서도 시인은 시험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현실을 짚어낸다.
시인은 '공부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하는 개구쟁이 아이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동시로 담아냈다'고 했다.
김상훈 기자 n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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