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간행도서

한혜영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by 푸른사상 2019. 2. 19.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한혜영 지음푸른사상 동시선 47153×210×9 mm113|11,500

ISBN 979-11-308-1403-2 73810 | 2019.2.20

 

■ 도서 소개


우리가 몰랐던 자연의 이야기

 

한혜영 시인의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가 <푸른사상 동시선 47>로 출간되었습니다그동안 우리와 함께하면서도 몰랐던 동물식물곤충들의 신비롭고 비밀스런 행동을 통해 우리와 다르면서도 닮은 모습들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 시인 소개


한혜영

1953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촌닭에서 서울닭이 되었습니다서울 변두리에서 종종거리다가 1989년 아동문학연구에 동시조로 문단에 발자국을 콕찍었습니다. 1996년에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98년에는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장편동화가 당선되면서 알 낳을 둥지를 슬쩍 올려다봤습니다부화한 동시집으로 닭장 옆 탱자나무』 『큰소리 뻥뻥이 있고장편동화로 뿔 난 쥐』 『로봇이 왔다』 『영웅 소방관』 등이 있습니다.


 

■ 목차


■ 시인의 말

 

1부 고양이 사다리

개구리 말이 붉은두루미 모자 고양이 사다리 진흙탕 싸움 춤추는 원숭이 숲속 노래방 떠돌이 개 느려도 너무 느려 새 두 마리가 오리 가족 겨울 멧새들 상상하는 고양이 이유 거위 배 속삼신할머니 숫자 세는 물고기

 

2부 독버섯 가족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보름달 달팽이 마라톤 대회 틀린 말 청개구리 빨강 도둑 연잎 지도 독버섯 가족 시식 코너 사진에 갇힌 도라지 꽃망울 달팽이는 쫄딱 암벽 등반에 대한 담쟁이 생각 능소화가 전봇대를 타고 오르면 / 이름 꽃 학교 


3부 코딱지 맛이 날 것 같은 사탕

아빠의 신발 가게 태풍과 강물 여름아여름아 하늘 나무 가뭄 무더기무더기 별이 지구를 기웃거리는 이유 나무는 비밀이라는 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 미래의 외국어 내 방이 갖고 싶다 코딱지 맛이 날 것 같은 사탕 사춘기 아빠는 똥꼬를 좋아해

 

4부 빵꾸 난 양말

사진을 보다가 안 사실 빵꾸 난 양말 할머니는 섭섭해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가 오면 무당벌레 강낭콩꿀밤 엄마 찾기 게임 이상하다? / 믿기 어렵지만 이래저래 죽을 뻔 꿈에는 문이 없다 반지 커지는 귀 어항 교실 딱 걸렸다

 


■ 시인의 말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왔다노루 꼬리처럼 깡총한 서울 말씨에 비해 유난히 느리고 촌스러운 충청도 말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악동들은 나를 촌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친구를 만들 사이도 없이 촌닭이 되어 버린 나는 외로울 때마다 고향으로 편지를 썼다물론 속내는 꽁꽁 감춘 채나는 잘 있으며 선생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다는 형식적인 편지였다그러다 언제부턴가 편지를 쓰지 않았다수돗물에 씻긴 얼굴이 반들거리고 말꼬리가 노루 꼬리만큼 짧아졌을 때였을까확실한 것은 촌닭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대신에 친구 몇 명이 생겼을 때라는 거다.

세상에서 가장 부끄럽게 여겼던, ‘촌닭!’ 그 아이를 그리워하기 시작한 것은 동시를 쓰면서부터다그 아이를 만나지 못하면 모기를 보는 순간 모기약부터 집어 드는 어른 괴물이 되어 있었으니까눈빛 반짝거리는 생쥐와 마주치는 순간 소리부터 꺅질렀으니까그러면 모기 대신에 죽는 것은 동시이며 달아나는 것은 생쥐가 아니라 동시인 것이다.

아이야아이야그리운 촌닭 아이야!”

주문을 외우듯이 간절하게 불러서야 나타난 아이는 꾀죄죄한 이마에 나 있는 조그만 뿔로 나를 위협했다마른침을 겨우 묻혀서 붙인 탱자나무 가시 뿔이었다.

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진짜 동시는 한 편도 쓰지 못할 거야.”

그런데도 걸핏하면 한눈을 팔았고, 5년 만에 묶는 동시집 앞에서 나는 또 이리 부끄럽다산만한 걸로 치면 아이보다 어른이 훨씬 심하다는 거다다시는 한눈팔지 말아야지이제부터라도 촌닭’ 그 아이의 말을 잘 드는 커다란 귀를 가진 어른이고 싶다


■ 출판사 리뷰  

 

개구리는 왜 겨울잠을 자고담쟁이 덩굴손은 왜 새파랗고원숭이는 어쩌다 곡예를 타게 된 걸까요?  한혜영 시인의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에는 그동안 꽁꽁 숨겨져 온 생태계의 비밀을 풀어줄 동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자연 세계는 인간 세계와 달라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싸운 뒤 멀찍이 앉아 먼 곳만 바라보는 부모님 같은 전깃줄 위의 새 두 마리백화점 시식 코너에서 여러 음식을 맛보듯 여러 꽃을 맛보는 벌레 등은 서로 닮은 존재입니다.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에서는 우리와 함께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무심코 지나친 그들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우리와 어울려 살아가는 귀중한 존재들이지요시인은 길을 잃은 개미를 위한 파출소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듯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동시집 속으로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일기장을 펼쳤는데

개미가 뽈뽈거린다

개미가

학교까지 따라오다니

 

지금쯤 난리 났겠다

개미 엄마랑 아빠

형이랑 누나가

막내 찾는다고 난리 났겠다

 

어쩌면 좋지?

개미는 파출소가 없으니

데려다 줄 수도 없고

 

 

느려도 너무 느려

 

거북이 두 마리가

세상에서 제일 느린 싸움을 한다

 

한쪽 팔치켜드는 데 한 시간

 

치켜든 팔뚝휘두르는 데 한 시간

 

맞고비틀거리는 데 한 시간

 

벌러덩뒤집어지기까지 한 시간

 

버둥거리는 데 한 시간

 

뒤집힌 몸

똑바로 뒤집기까지 한 시간

 

거북이 두 마리

한 대씩 주고받는 사이

 

하루해가 꼴까닥 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