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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이승훈 시 이론서, 영도의 시쓰기 (강원일보)

by 푸른사상 2012. 4. 25.



[책]“시는 시를 모르고 나는 나를 모른다”

 춘천 출신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 시(詩)이론서 `영도의 시쓰기' 펴내

춘천 출신 시인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가 시(詩)이론서 `영도의 시쓰기'를 펴냈다. 이 책은 크게 대상론, 자아론, 언어론, 영도론 등 네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이 네 가지 분야는 저자가 시를 쓰면서 만난 주제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처음부터 이러한 설정을 하고 시를 쓰는 것은 아니라면서 하지만 결국 이론과 실천은 동시에 수행되며 시에 대한 사유는 시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의 선험적인 조건이고 시의 특성이라고 말한다.


각 장을 구성하는 주제들을 놓고 저자는 이론적인 토대로 시쓰기를 구성하는 자아와 대상, 언어가 모두 소멸된다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그다음의 시쓰기인 이른바 `영도의 시쓰기'를 이야기한다.


시에 대한 사유는 대상, 자아, 언어에 대한 사유이고 이들이 소멸하고 시에 대한 사유는 마침내 영도의 사유, 사유의 영도와 만난다고 강조한다. 결국 남는 것은 쓰는 행위뿐이라는 것. 목표도 의도도 대상도 없는 시쓰기다.


하지만 선적 사유를 전제로 하면 자아는 없는 게 아니라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불이(不二)의 자아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저자의 시쓰기는 자아찾기, 자아소멸, 자아불이의 단계로 극복된다. 이승훈 시인은 책머리에서 “50년 시 인생, 과연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글을 썼는가”라고 반문하고, “언제 미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시를 썼지만 시는 시를 모르고 사유는 사유를 모르고 나는 나를 모른다”고 말했다.


푸른사상 刊. 2만5,000원. 446쪽.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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