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인문, 지리, 여행
전북문화 찾아가기
조동일, 허균, 이은숙 지음|한국문화총서 14|146×217×22 mm|384쪽|24,000원
ISBN 979-11-308-1346-2 03300 | 2018.6.12
■ 도서 소개
문학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북문화 기행
발품 팔아 꼭 가봐야 할 전북 지역의 문화유산, 민담과 문학, 역사유적, 맛집까지 망라한 『전북문화 찾아가기』가 푸른사상 <한국문화총서 14>로 출간되었다. 국문학자, 미술연구자, 한국문화 교육자로 구성된 저자들이 답사한 전라북도의 다채로운 면면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다.
■ 저자 소개
조동일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한국학대학원, 서울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한국문학통사』 『하나이면서 여럿인 동아시아 문학』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 『탈춤의 원리 신명풀이』 『의식 각성의 현장』 『동아시아문명론』 『한국학의 진로』 『해외여행 비교문화』 『서정시 동서고금 모두 하나』 『시조의 넓이와 깊이』를 비롯해 다방면의 저서가 있다.
허 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을 전공해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편수연구원, 우리문화연구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국립문화재연구소 외부용역과제 평가자문위원,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KBS <TV쇼 진품명품>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과 한국민화학회 고문이다.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 『사찰 100美 100選』 『한국의 서원, 넓고 깊은 사색의 세계』 『궁궐장식, 조선왕조의 이상과 위엄을 상징하다』를 비롯해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이은숙
전북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인민대학에서 공부하였다. 북경어언대학, 북경외국어대학, 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화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신작구소설 연구』 『계서야담』(공역) 『한류와 한국어 교육』 및 『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공저)를 비롯해 다수의 저서가 있다.
■ 목차
고창
군산
김제
남원
무주
부안
순창
완주
익산
임실
장수
전주
정읍
진안
■ 출판사 리뷰
국문학자, 미술연구자, 한국문화 교육자가 협력하여 전국 방방곡곡의 문화지도를 그려보기로 했다. 『전북문화 찾아가기』는 그 첫 수확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사전 정보 없이 떠나는 여행에서 만나는 대상은 신선한 충격이지만, 배경 지식을 구비한 여행에서는 깊은 의미가 된다. 산자락과 어우러진 골짜기의 바위들,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진 사람의 흔적을 의미의 그릇에 담아보자. 이제 여행은 의미 덕분에 재미가 갑절이 될 것이다.
고창의 고인돌 공원, 군산 배경의 채만식 문학, 김제의 벽골제 전설, 내장산 봉우리의 타는 단풍, 이백의 풍류 서린 변산 채석강, 천년 세월을 지켜온 익산 미륵사지 석탑, 판소리를 중흥시킨 신재효의 모양성, 천년고도 전주의 경기전…… 전라북도 구석구석에 숨 쉬는 전설과 역사, 시와 노래를 잡아내었다. 길멀미가 난 나그네를 사로잡을 맛깔스런 음식도 준비하였다. 이제는 예술이 된 전라도 음식을 직접 가서 맛보고 꼼꼼하게 평가했으니, 취향대로 고르면 전라도의 풍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호남가(湖南歌)>는 호남 여러 고을을 돌아다닌다고 하는 노래이다. 남도소리로 부르며, 장단은 중머리이다. 호남 출신이면 누구나 부를 줄 안다. 이서구(李書九)가 전라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었다고도 하고, 신재효(申在孝)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임방울(林芳蔚) 명창이 불러 널리 알려졌다.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光州) 고향(故鄕)을 보랴 하고
제주어선(濟州漁船) 빌려 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 갈 제
흥양(興陽)의 돋는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 있고
고산(高山)에 아침 안개 영암(靈巖)을 둘러 있네
태인(泰仁)하신 우리 성군(聖君) 예악(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卿) 순천(順天)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이 진안(鎭安)현이라
고창(高敞) 성 높이 앉아 나주(羅州) 풍경 바라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峰)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潭陽)의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龍安處)며
능주(陵州)의 붉은 꽃은 골골마다 금산(錦山)이라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各色) 화초(花草) 무장(茂長)허니
나무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風俗)은 화순(和順)이요 인심은 함열(咸悅)인디
기초(奇草)는 무주(茂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 세상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강진(康津)의 상고선(商賈船)은 진도(珍島)로 건너갈 제
금구(金溝)의 금(金)을 이뤄 쌓인제 김제(金堤)로다.
농사(農事)하던 옥구(沃溝)의 백성(百姓) 임피상의(臨陂裳衣) 둘러입고
정읍(井邑)의 정전법(井田法)은 납세인심(納稅人心) 순창(淳昌)허니
고부청정(古阜靑靑) 양유색(楊柳色)은 광양(光陽)춘색(春色)이 팔도(八道)에 왔네
곡성(谷城)에 숨은 선비 구례(求禮)도 하려니와
흥덕(興德)을 일삼으니 부안(扶安)제가(齊家)이 아니냐
우리 호남(湖南)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백성(全州百姓)을 거나리고
장성(長城)을 멀리 쌓고 장수(長水)를 돌아들어
여산석(礪山石)에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 꽂았으니
삼례(參禮)가 으뜸인가 거드렁거리누나
호남 사람들은 고향을 사랑하고, 유식하고, 멋을 알고, 소리하기를 좋아하는 것을 한꺼번에 자랑한다. 다른 고장에는 이런 노래가 없어 모두 부러워할 만하다.
■ 책 속으로
울다 지친 울엉산
아주 먼 옛날 부안군에 계화도산과 형제산이 있었다. 이들은 언제나 다정하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뜻밖의 불행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바다에 큰 폭풍이 일어나 거센 풍랑이 세차게 일어나더니 마침내 형제가 조난을 당하게 된 것이다. 두 산은 큰 파도에 휩쓸려 여기저기 둥둥 떠다니게 되었다.
얼마 후 거센 풍랑이 가라앉게 되었다. 형 산은 다행히 그 자리에 안착할 수 있었지만, 동생 산은 파도에 밀려서 여기 죽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다정하게 살고 있던 두 형제간에 이렇게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된 것이다. 한 번도 형 곁을 떠나본 적이 없는 동생 산은 자신의 기구한 운명 앞에서 울다 지쳐버렸다. 어쩔 수 없이 형을 잃은 동생 산이 울면서 이곳 죽산 땅에 안착하고 말았다. 지금도 사람들은 풍랑 때문에 형을 잃어버리고 여기까지 오게 된 산이라고 해‘서울 엉산’이라고도 한다.
● 두 산이 형제라고 하면서 이별을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사람 마음이다.
― 「김제」 69쪽
화엄사상에 바탕한 개암사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개암로 248(감교리 714번지)에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다. 절 이름은 백제 무왕 35년(643)에 묘련왕사가 변한의 궁전을 절로 고쳐 지을 때 묘암의 궁전을 묘암사, 개암의 궁전을 개암사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고려 충숙왕 때에는 황금전, 청련각, 청허루, 팔상전을 비롯한 30여 동의 건물들이 삼립(森立)한 대규모 가람이었다고 하나 전통 사찰이 대개 그렇듯이 임진왜란 때 화재를 입어 대부분 사라지고 대웅보전만 지금 남아 있는 실정이다.
보물 제292호로 지정된 대웅보전은 조선 중기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이 사찰의 중심 전각이다. 불단 중앙에 석가모니불, 그 왼쪽에 문수보살, 오른쪽에 보현보살을 모셨는데, 이것은 화엄사상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배치 형식이다. 문수는 부처의 반야지(般若智)를 상징하고, 보현은 불지(佛地)를 향한 행원(行願)의 광대함을 의미한다. 반야의 지혜는 부처가 있는 근거이며, 행원은 부처의 경지로 나아가는 방편이다. 결국 이 두 보살은 부처님의 두 경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 「부안」 186쪽
식당을 끼고 있는 아중호수, 지금은 이름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바뀌었지만 전에는 아중리 저수지라 불렀었다. 요즘 그 아중리 저수지의 밤풍경이 그만이다. 가장자리를 걸어 돌아볼 수 있게, 아름답게 조명 밝힌 산책길은 편안한 맘으로 밤에도 오고 싶어 하는 곳이 되어 있다.
여기가 거기 맞아? 중앙·전주·풍남 국민학교 헤엄깨나 치던 아이들이 원정 와서 솜씨 자랑하던 곳, 가운데로 들어가면 섬찟 달라지는 수온에 간담이 서늘해지던 곳, 아이들이 행여 와서 놀까 봐 어머니들이 종주먹을 대며 가지 못하게 다짐받던 곳이 여기 아니었었나. 낮에도 한적했던 곳, 밤에는 물이 더 시커멓던 곳, 거기가 여기 맞아?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대처나 이제 아중리 저수지라는 이름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연인들의 명소로 바뀌어가는 이곳은 저수지라는 실용성 담긴 무미한 이름보다 호수라는 로맨틱한 이름이 더 어울림직하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위시하여 전체적으로 도시민의 문화적인 생활과 관광을 위한 노력이 매우 돋보이는 곳이다. 집수리도 맘대로 못하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불평이 많았던 동네를 연인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생활이 담긴 근대 한옥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동네로 바꾸어놓아 그런 고통에 보답했다. 그런 배려가 시내 사람들에게는 외지고 아득하여 겁나던 이곳까지 이렇게 운치 있게 바꾸어놓았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곳, 누구나 유혹하는 곳이 되었다. 이제는 생태 놀이터 조성 등으로 아이들마저 유혹할 듯하다.
― 「전주」 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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