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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시선

김종숙 시집, <동백꽃 편지>

by 푸른사상 2018. 1. 24.




김종숙 시집

동백꽃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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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김종숙 시인의 첫 시집 동백꽃 편지<푸른사상 시선 85>로 출간되었다. 정약용이나 윤선도, 추사 김정희와 그의 제자 이상적, 공자와 그의 제자들, 백석 시인 등을 인유하여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하는 한편 일상의 언어로 가족의 이야기를 정감 있고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 소개


김종숙

전남 화순군 남면에서 출생하여 광주에서 성장하였다. 2007사람의 깊이, 해후9편으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병원 행정 및 약무직에서 일하다 2015년 퇴직 후 방송통신대학교 교육과학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및 순천작가회의 회원이다.

 

 

차례


시인의 말

 

1

, 일곱 편 / 정가(靜柯) / 별서(別墅)에서 / 폭포 1 / 마현에서 / 꽃 피고, 꽃 진 자리 / 전부(田父) / 안연과 자하 / 소요(逍遙)와 소요(騷擾) / 우수 / 예각 / 사물들 / 제가 울린 징소리 / 폭포 2 / 바람과 나무

 

2

마쓰모토성, 가이드 부부 / 시가 버무려지는 시간 / 나야 / 1.4/ 먼나무 / 빈 동이 / 귀향 / 소묘 / 어미 / , 아이들 / 입술이 닿은 자리 / 어떤 만남 / 가을에 / 물든다는 말 / 바람이 그리울 때

 

3

세한도 / 동백꽃 편지 / 흑백사진 / 판화 / 암각화 / 풀빛 / 빈처 / 그 겨울의 삽화 / 익모초 / 밥 한 그릇 / 거풍(擧風) / 엄니 / 실비

 

4

고요 / 바람에게 묻다 / 장꽃 / 폭설 / 역설 / 거처 / 바람 부는 날 / 목수 / 서도역 / 겸상 / 와온이라고 했다 / 이별의 발라드 / 각얼음 / 삼나무 숲 / 꽃물

 

작품 해설인유의 시학 - 맹문재

 

 

작품 세계


인유란 잘 알려진 말이나 글, 역사적 사건, 인물 등을 작품에 인용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보다 효과화하는 비유법의 한 가지이다. 과거의 문화 및 역사적 자산을 현대의 작품에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면서도 의미를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 또한 인유된 사항은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인 만큼 창작자와 독자 사이에 친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시인 역시 사회적인 존재여서 선인들이 이룩한 거대한 문화의 적층 더미 위에서 그 업적을 해석하고 평가하며 재창조하는 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 시인의 시작품은 고유한 성과물이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재창작 행위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인유는 이전 텍스트에 대한 단순한 모방이나 추종이 아니라 문학의 전통에 대한 확인과 아울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창작 방법이다.

김종숙 시인의 시세계에서도 인유는 작품의 주제, 형식, 분위기 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인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와 그의 제자인 이상적, 고산 윤선도, 공자와 그의 제자인 안연과 자하, 백석 시인, 이중섭 화가, 백운거사 이규보 등을 인유하면서 자연의 질서와 이치는 물론 인간 가치와 시의 의의를 새롭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특별히 모방을 잘한다는 점에서 동물과는 구별되고, 최초의 지식을 모방을 통해서 획득하고, 그리고 모방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존재이다. 따라서 김종숙 시인이 추구하는 인유들은 작품의 주제와 형식을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독자와 함께 전통을 공유하면서 인간 가치며 시의 의의를 충분히 제시해주고 있다.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아버지 기억나십니까?

싱거미싱 앞 도리의자에 앉은 어머니가 감청색 목공단을 재단해 제 간따꾸를 지으실 때 어이 하고 부르시면 넌지시 고개 들어 아비에게 향하던 순한 눈길을

해 질 녘 강변 돌다리에 까맣게 올라온 고동을 쓸어 담아 된장국을 끓이던 구수한 저녁을 말입니다.

강변의 일광욕은 또 어떻습니까?

종일 아이들을 부르던 햇발 말입니다.

오늘은 경계도 없이 피고 지는 나팔꽃같이 당신이 꽃피운 돌꽃 같은 시간이 제게 와 도란거립니다.

 

*

어떤 날은 투명하게 어떤 날은 두껍게 흘러갔다

 

 

추천의 글


환절기를 오래 앓다 더는 미룰 수 없어, 그의 원고들을 들춰본다. 창밖에는 겨울비가 어질 머리를 적셔오는데, 나는 시문(詩文) 속에서 돋아나는 푸른 사유의 관정에마음을 빼앗겨, 가파른 숨결조차 스르르 허물린다. 무엇을 더 보태고 꾸밀 것도 없이, 고백 그대로가 살가운 문장의 자리, 모든 생각이 다 제 생긴 대로 여물어 건너오는 이 공유의 숨결, 김종숙의 시편들을 어쩌면 서러울 사람살이의 편만한 사랑을 잔뜩 실어 저의 독자 앞에 애틋하게 부려놓는다. 그가 서도역에서 저것은/맨발이거나/혹은 빈 몸에서만 흘러나오는/투명한 시어(詩語)/어두워져야 빛나는/고요한 것의/눈빛이라고 했을 때, 그 눈빛은 마현에서초부면 마현리 여유당(與猶堂)” 처마 밑을 파이게 한, “수없이 캐묻고 두드린낙수겠지만, 지독한 몸살감기로 일그러진 나의 심사에는 사무치는 독경(讀經)으로 새겨진다. 아껴가면서 읽어야 하는 정성 가득한 시편들이다.

김명인(시인)

 

김종숙 시인의 첫 시집 원고에서는 붉은 동백꽃이 숭어리째 떨어지는 서늘한 소리가 들려왔다. 문장은 그윽하고 맑아서 나를 멈춰 서게도 정토를 기웃거리게도하였다. 그는 일상의 언어와 불성(佛性)으로 섬세하게 슬하의 아픔과 가족사를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결핍의 푸른 무늬이기도 하고 <세한도>를 새긴 겨울 목판화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평생 한 번도 울지 않지만, 푸른 초원에서 자연과 우주를 향해 우는 기린의 울음소리를 닮아 있기도 하다.

나종영(시인)

 

그녀의 시는 세계의 사물과 현상을 정관하고 감득하여 시로 풀어내는 힘과 유려한 흐름이 완숙하면서도 반듯하다. “수없이 캐묻고 두드린 흔적이 완연한 것이다. 그래, 오랜 체험과 수련의 흔적이 자신의 키보다도 큰 시인에게 어떤 췌사를 더하겠는가!

박관서(시인,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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