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창작 한시집
강물은 흐르고
川流
126×207×6 mm|112쪽|값 10,000원|979-11-308-1223-6 03810|2017.11.5
■ 도서 소개
이재혁 한시집 『강물은 흐르고』가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시 문학의 맥을 이어가는 젊은 한시인의 창작집이다. 한시라면 옛날 선비들이나 짓는 것이라고 생각해온 독자들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표현이 돋보인다.
■ 시인 소개
이재혁
1987년 서울에서 출생하고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동 대학원의 박사과정에서 수학 중이며, 논문으로는 「意象에 관한 사적 고찰」, 「神思의 작용: 변증법적 결합의 연쇄」, 「미적 판단에 관한 蘇軾 畵論의 모순성과 한계」가 있다.
■ 차례
제1부 詠景
春風 봄바람
白梅吟 흰 매화를 노래하다
暹羅之珠 섬라의 진주
武侯祠 무후사
三義廟 삼의묘
九寨天堂 지상의 천당, 구채구
峨眉山淸音平湖飮酒感懷 아미산의 청음평호에서 술을 마시며
峨眉金頂 아미산의 금정사
瑤池 신선의 연못
贈蜀地親朋 촉 땅의 친지와 벗들에게
無名草 이름 없는 풀
過金光石街作 김광석 길을 지나며 쓰다
望岳 산을 보며 쓰다
盛夏紫霞 한여름날의 자하연
登黃山 황산에 올라
落櫻 떨어지는 벚꽃잎
感秋 가을
而立之年於陋室觀雪有感 서른 살이 되는 해 집에서 눈을 보며 쓰다
落葉有懷 낙엽을 보고는 느낀 바를 쓰다
觀松有懷 소나무를 보고 느낀 바를 쓰다
天灾怨 하늘이 내린 재앙을 원망하며
제2부 詠人
赤壁群英會 적벽의 군영회
千里走單騎 일기필마로 천 리를 내달리다
和陶神釋 도연명의 「신석(神釋)」에 화운(和韻)하여 쓰다
秋日憶荊卿 가을날 형가를 추억하며
霍嫖姚短命有懷 곽거병의 짧은 명운에 대하여
送友 벗들을 보내며
讀韓愈詩 한유의 시를 읽고
於濟州喜結連理 제주도에서 혼인하며
鸞鳯之理 부부의 도리
人與花 사람과 꽃
제3부 詠志
一劍一生 하나의 검, 하나의 생
逍遙 소요
日暮 해가 저물다
天外天 하늘 밖의 하늘
歲暮思 한 해가 저물어
滿月夜 만월의 밤
天分 하늘이 정한 분수
戲黄耳 강아지와 노닐며
無題 무제
白烟之友 흰 연기의 벗
詩魔二首 其一 시마 두 수 중 첫 번째 시
詩魔二首 其二 시마 두 수 중 두 번째 시
斜陽有懷 기울어가는 해를 보며 느낀 바를 쓰다
心門 마음의 문
沙場点兵 연병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다
작가의 말
■ 작가의 말
“川流不息, 淵澄取映(강물은 흐르매 쉼이 없고, 연못은 맑아 비치네).” 제가 평소에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 연구실에 걸려 있는 글귀입니다. 이는 배움에 있어서의 부단한 노력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저 자신이 말학(末學)으로서 앞으로도 공부할 것이 많이 남아 있기에 스스로를 권면하기에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여 앞의 두 글자를 취하여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더불어 한 줄기 한 줄기의 물결들이 여러 굽이를 거치면서 더해져 강물을 이루듯 그동안 마주쳤던 순간, 경치, 사람, 그리고 추억들을 어설프게나마 시로 써 모았기에, 그리고 시는 사람의 마음이 비치는 맑은 물과도 같지 않을까 하여 ‘川流’라는 이름에 나름의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영주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자하시사(紫霞詩社)라는 모임에 들어 한시를 처음 써본 것은 2013년 여름입니다. 돌이켜보면, 한문으로 글을 써보기는커녕 하나하나의 한자조차 얼마 알지 못하던 저로서는 허황되고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4년여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숙하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써내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몇 수 되지 않는 시를 모아 책으로 내고 싶은 것에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시가 소통의 장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는 부끄럽거나 유치해서, 혹은 오만하거나 무례해서 하지 못했던 말들,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이런 말들을 시에 띄워 보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읽어주는 이와의 대화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거나 귀를 기울이는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모두 좋은 소통의 기회이고 자신의 감정을 펴내고 다스릴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요즘 사회에서 한시를 조금이나마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시는 옛날 선비들이 짓던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누구나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고 그것을 멋지게 표현해낼 수 있는 순간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부끄럽지만 4년여의 기간 동안 모은 시들을 책으로 내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근체시 25수(絶句 14수, 律詩 10수, 排律 1수), 고체시 21수로 총 46수입니다. 본래 시체별로 모아서 정리하려고 하였으나 각각의 형식에 걸맞은 미감을 잘 살려내지 못한 듯하여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기에 주제별로 분류하였습니다. 첫 번째 시들은 몇몇 여행지를 다니거나 일상에서의 어떤 경관을 보고 느낀 점에 대하여 쓴 것들입니다. 두 번째는 주로 제가 좋아하는 옛 사람들에 대하여 쓴 시들입니다. 마지막은 앞으로의 삶과 그것에 대한 포부, 지향 혹은 좌절이나 고뇌 따위에 대해 쓴 것들입니다.
■ 추천의 글
이재혁 군의 한시는 조어(造語)와 격률(格律) 면에 있어 미숙한 점이 없지 않으나, 자유로이 펼쳐지는 상상력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한 표현들이 곳곳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평측에 맞추어 상투적인 글귀를 나열한 한시에 식상한 독자는 이 시집에서 새로운 재미를 맛보게 될 것이다. 아직 삼십대의 젊은 나이임에도 이미 한문으로 시마(詩魔)와 접하니 그 학력이 대견스럽고, 앞으로 더욱 분발하기를 기대한다. ― 이영주(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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