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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간행도서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1975-1995)

by 푸른사상 2011. 12. 8.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

이태주 저148×210국판208값 25,000

 

 우리 연극은 발전하고 있는가?


이 책에 담긴 글은 필자가 2000년과 2001년 사이 『한국연극』에 연재한 「한국 현대연극과 평론」, 『연극평론』에 발표한 「한상철」, 그리고 『인물연극사』에 실린 「김동훈」, 「권오일」, 『이진순 선집』에 발표한 「이진순과 그의 시대」 등과 그 밖의 글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담은 내용을 보며 미국의 연극인 해럴드 클러먼이 자서전 『사람들은 모두가 유명하다』에서 한 말이 가슴에 저민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들 인생은 내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타인들’이 있다.”


저자는 지난 세월 실로 많은 동행자들을 만나 함께 연극의 길을 갔다. 이 책은 저자가 그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표징(表徵)이 될 것이다. 

  

저자가 1967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매달린 일은 학교와 연극평론이었다. 미국에서 받은 충격은 교육의 높은 질과 연극의 문화형성력이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경악(驚愕)이었다. 그가 돌아와 연극 현장을 누비면서 본 것은 평론의 부재였다. 막이 오르고 막이 내리면 연극은 끝나고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그래도 막은 오른다”라는 차범석의 말은 거의 자조(自嘲) 섞인 체념이었다. 연극의 기록과 평가는 간 곳이 없었다. 

결국 저자는 동료들과 모여 평론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1972년 계간지 『드라마』를 발간했다. 신문사, 잡지사 찾아다니면서 평론 지면을 확보했다. 똘똘뭉친 평론 전사(戰士)들은 정치 사회의 격변기에 연극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인생의 성찰을 독려하면서 버티고, 싸우고, 저항하며 연극이 개혁을 위한 일에 나서도록 격려했다. 점차 연극은 활기를 띠었고 관객이 몰렸다. 7, 80년대 연극은 소리를 내고, 몸을 틀고, 뜀박질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극장과 극단이 늘고 관객은 폭발했다. 평론의 단체성도 강화되어 지방으로, 해외로 밀고 나갔다. 한국이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와 국제극협의회(ITI)의 집행위원국이 되고, 어느새 회장국(國)이 되었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과 ‘연극의 해’를 계기로 세계총회와 공연축제, 국제연극심포지엄이 열리면서 연극은 국제화되었다. 이들 활동의 핵심에는 언제나 평론가들이 있었다.

  

저자는 이 도서의 집필을 위해 20년 동안의 연극과 평론을 고찰하면서 그 많은 내용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세운 몇 가지 지침을 세우게 된다. 바로 시대적 특징, 주류의 선택, 사람의 탐구, 부관(俯觀)과 집중(集中), 평론 방법과 평가 기준의 제시, 전통과 현대의 맥락 등이었다. 이 지침에 따라 광범위한 것을 요약하기로 했다. 이 모든 것에는 언제나 최종(最終)적인 생각이 담겨 있다. 


“우리 연극은 발전하고 있는가?” 이 말은 저자의 시작과 끝에 도사리고 있는 의문 부호이다. 70년대 중반 이후 20년간 연극과 평론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90년대 후반의 연극을 전망하는 흐름 속에서 주로 동료 평론가들을 인용하고 필자의 글은 축소하기로 했다. 이 책은 결국 평론 선집 같은 성격이 된다. 서두에 비친 대로 나는 결코 나 혼자가 아니라 이야기하는 저자. 이 책을 엮으며 선배, 동료, 후배들의 알차고 빛나는 평문을 읽고 인용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고백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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