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꽉 찬…곁에 두고 싶은 시집
임윤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송전탑 유해성 등 현실 사회 정면으로 대면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 임윤(사진) 시인 |
임윤(사진) 시인이 두번째 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송전탑의 유해성, 지역 축제의 무모성, 러시아와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들의 고난 등을 정면으로 대면하고 있다.
특히 시집의 1부는 핵 발전소의 위험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이야기를 날카로우면서도 서늘하게 써내려 갔다. 시 ‘무서운 맛’에서는 곰장어가 구워지는 모습을 ‘체르노빌 화염 방사능에 피폭되어/ 피부가 벗겨지며 서서히 죽어간 소방관’으로 묘사했으며, ‘골매에 지는 해’는 핵 발전소의 건립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의 허허로운 생활을 담았다.
‘누군가 휘갈겨 쓴 원전 반대라는 붉은 글씨를 보며/ 예전의 골매를 다시는 볼 수 없단 생각에/ 늙어버린 종만이 형에게 아는 척도 못 하고 되돌아서고 말았다’ (‘골매에 지는 해’ 중에서)
백무산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그의 시는 고전적이라고 할 만큼 타자에 충실하고 세계에 정직하게 대응한다. 그의 서정의 지평은 맥놀이처럼 확장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책을 덮은 다음에 울림이 더 진하게 전해온다”고 평했다.
공광규 시인은 “그의 시는 난해하고 난잡한 질곡을 해매고 있는 현재 시단에 던지는 시원한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임윤 시인은 2007년 <시평>을 통해 등단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오갔던 경험으로 2011년 첫 시집 <레닌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을 출간했다.
2015.12.8/경상일보/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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