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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간행도서

허균, 작자 미상, <홍길동전 박씨전>

by 푸른사상 2015. 3. 30.

 



 

■ 도서 소개

고소설, ‘사회적 약자’에 꽂히다

「홍길동전」은 흔히 최초의 한글소설로 일컬어진다. 주인공 홍길동의 영웅적 삶을 통쾌하게 서술함으로써 영웅소설의 유형을 새롭게 개척했다. 핵심 사건을 통해 보면, 「홍길동전」은 사회문제를 강력하게 노출시키는 사회소설의 성격이 짙다. 작품 속에서 적서 차별에 대한 반발과 양반들의 축첩에 대한 비판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당대 사회의 갖가지 모순, 즉 적서출 간의 갈등, 탐관오리의 횡포, 사찰의 타락 등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율도국이라는 새로운 이상 세계를 제시한 점은 주목을 요한다. 「홍길동전」은 봉건적 모순과 봉건 집권층의 착취에 대한 민중의 저항을, 한 영웅 형상을 통해서 그린 작품이다. 민중의 의지가 주인공 홍길동의 영웅적 투쟁을 통해서 관철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여기에 작자가 부여한 주제는 ‘인격적 자아의 실현’이다. 아직 근대적 의미의 자아 각성으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적서 차별’이라는 봉건적 제약에 맞서서 서자라는 사회적 약자의 인격을 주장하고, 그 자아의 실현을 위한 투쟁 과정을 보여준 것은 이 작품이 갖는 중요한 문학사적 의의이다.

「박씨전」은 작자와 창작 연대가 알려져 있지 않은 국문소설로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군담소설이면서 여주인공의 영웅적인 활약이 주를 이루는 여성 영웅소설이기도 하다. 병자호란 당시 병조판서 이시백의 부인 박씨가 슬기와 도술로써 전쟁을 수습한다는 내용으로, 역사적 사실에 설화적 요소가 첨가되어 이루어진 작품이다. 병자호란은 남성 위주의 전쟁이지만, 작품은 박씨, 시녀 계화, 호국 공주 기룡대 등 역사의 이면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간다. 그리하여 현실적으로 패배한 남성 주도의 전쟁을, 허구적으로는 승리한 여성 우위의 전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남성은 현실에서 졌는데 여성은 그 이면에서 이겼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장이라면, 그야말로 ‘상상력에 의한 역사의 전복’을 보여 주는 특별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홍길동전」과 「박씨전」은 사회적으로 차별받던 소수자인 서자 출신이나 외모가 열등한 여성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의 독서와 감상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는 물론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약자들인 장애인들이나 다문화인들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목차

홍길동전

이야기 따라잡기 / 쉽게 이해하기 / 작가 알아보기

박씨전

이야기 따라잡기 / 쉽게 이해하기

 

■ 저자 소개

허균(許筠 : 1569~1618)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소설가이다. 본관은 양천, 호는 교산·성소·백월거사 등이다. 아버지 허엽은 서경덕의 제자였고, 두 형(허성, 허봉)도 학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여섯 살 위 누나인 허난설헌도 뛰어난 여류시인이었다. 이러한 명문가에서 태어난 허균은 삼당시인 중 한 명인 이달에게서 시를 배웠으며 스물여섯 살에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가지만 여러 번 탄핵되거나 파직을 당한 끝에 남대문 격서 사건의 주동자로 몰려 처형된다.허균은 형식주의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인이자, 타락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었다.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의 작가로서, 주인공 홍길동의 영웅적 삶을 통쾌하게 서술하여 영웅소설의 유형을 새롭게 개척하기도 하였다.

책임편집:이병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진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이다. 저서로 『동야휘집 연구』, 『고전문학 교육의 이해와 실제』, 『포천의 설화와 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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