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소개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고 육봉수 시인의 유고시집『미안하다』가 <푸른사상 시선 40>로 출간되었습니다. 시인이 작고 한 지 일 년. 시인을 추모하는 문단 선후배 동료 그리고 노동계 인사들이 일 년에 걸쳐 유작을 모으고 자료를 발굴해서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출간에 이르렀습니다. 고 육봉수 시인은 경북 구미지역에서 활동하던 노동자 시인입니다. 고인은 1957년 경북 구미 선산에서 출생, 1990년 창작과비평으로 문단에 데뷔한 후, 평생을 이 땅의 노동자로 살며 당시 경북 지역의 노동운동을 주도하면서 현장에서의 투쟁의지와 활동을 주제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시인의 첫시집 「근로기준법」을 기억하는 예민한 독자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깊이 직시하는 시인의 개성적인 시세계와 노동자들의 삶을 보듬고 아우르는 따뜻한 시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시인은 이번 유고 시집「미안하다」를 통해 이 땅의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현실은 예전과 달라진 것 없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다시금 확인시켜 주곤 합니다. 또한 고인 스스로 이 시대 마지막 노동자로 남고자 했던 개인적인 열망과 결 고운 서정 시인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삶의 회한과 고통을 특유의 화법으로 아름답게 이야기합니다.
2. 저자약력
육봉수
1957년 경북 선상군 옥성면 초곡리에서 태어나 선산고등학교를 다녔다. 1990년 『창작과 비평』여름호에 「파업농성」외 4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포항과 구미의 노동 현장에서 노조 결성과 해고, 복직투쟁을 하면서 노동운동을 이끌었다.
2002년 시집『근로기준법』을 출간하였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경북작가회의 이사로 활동했고, 금오문화연구소 회원, 수요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2013년 5월 11일 자신이 태어난 옥성마을 고향집에서 뇌출혈로 영면하였다.
3. 도서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노동자 시인
새 옷
다시 봄
노동자 대회
아내들
편지
관계
사원 자녀 사내 방문
헷갈리는 꿈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그의 시를 읽다
노동자 시인
한심한 이력서
간벌
미우신 어머니
벼 한 포기
제2부 이합집산
이합집산
아무것도 아니네
꽃 터는 남자
방심(放心)
사랑
봄을 바라봄
바다는
죽어가는 땅에 씨 뿌리는 사람들
아는 게 없네
인력시장에서 몸 팔기
살아남기
봄, 밤, 비
이중섭의 소
어떤 전화
담배 두 갑
제3부 사람들
사람들 1
사람들 2
사람들 3
사람들 4
사람들 5
사람들 6
사람들 7
사람들 8
사람들 9
사람들 13
사람들 38
사람들 42
제4부 미안하다
매료
회상
돌겠습니다
감동
시대의, 어떤 영정 앞에서
경주 남산 기행
술값
슬픔의 이유
경부대운하
가을
후예들
요통
낮잠
춘설
봄비
2011 부산
자생적 사회주의
기억
황사
희망에 대하여
미안하다
봄맞이
해설 반(反)근로기준법의 시학-맹문재
육봉수 시인 연보
4. 추천의 글
부러진 꼬챙이로 흙 마당에 굵게 판 시 같다. 단순해서 힘차고, 거칠지만 거칠어서 더욱 진정성이 담겨진 시. 쓰다 만 시처럼, 하다 만 말처럼 툭툭 분질러 놓은 어조의 행간 속에는 맵찬 결기와 강고한 강단이 스며들어 있다. 차라리 절명을 선택할망정 결코 생활 앞에 무릎 꿇지 않았던 진정한 ‘강성 노조 위원장’의 시 앞에 새삼 되돌아보느니, 흐벅진 생활의 윤택에 너무 손쉽게 주저앉았던 지난 세월이여. 꾸짖어야 할 그가 도리어 내게 한마디 말 남겼다, “미안하다”라고.
- 장옥관(시인)
사람의 삶은 자연을 꼭 빼닮았다는데 육봉수 시인을 생각하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노상 밤이었던 것만 같고, 노박 겨울이었던 것만 같습니다. 빤한 아침도 환한 새봄도 그에게는 없었던 것만 같습니다. 있었다면 오직 그의 시에서나마 어른거리던 희망 같은 것이나 아닐는지요. 자신의 아침과 봄은 반납하고 오직 세상의 아침과 봄을 고대했기 때문이 아닐는지요. 묻고 싶네요. 그가 떠나고 남은 자리에 과연 아침은 왔는지요, 남은 사람들에게 정말이지 봄은 왔는지요. 돌아간 지 1년, 흰 꽃 많은 5월은 이렇게 다시 찾아오는데 말입니다.
- 안상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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