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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부산일보] 하빈, <수업 끝>

by 푸른사상 2014. 3. 6.

 

 

하빈, <수업 끝>, 부산일보, 2014.02.28

 


[열려라 동시] 피라미드


피라미는

너무너무 작은데


글자 한 자 더 많은

피라미드는

무지무지 크다.


이집트 왕은

그 큰 무덤 속에


"나 찾아봐라."


피라미처럼

꼭꼭

숨었다.



- 하빈 '피라미드'(동시집 '수업 끝'·푸른사상·2013)

 

 

 

 

 

 

 

 

 

 

 

 

 

김춘남 동시인

 

 

 

아이들은 놀이를 좋아합니다.

시는 무거운 의미를 가볍게 말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술을 꽃피우는 밑바탕에 '놀이하는 인간'의 본성이 있습니다.

예순 넘은 나이에도 아이만큼이나 호기심 많은 어른이 있습니다.
찰흙놀이 하듯 낱말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상상력 놀이를 합니다.

어느 날 시인은 '피라미드'라는 낱말에서 문득 '피라미'를 떠올립니다.

피라미는 '너무너무' 작고 피라미드는 '무지무지' 큽니다. 그런데 고공에서 내려다보면 피라미드도 피라미만큼 보일 테니, 이런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겁니다. 시인의 생각을 따라가 볼까요. 왕이 살던 구중궁궐은 숨바꼭질로 이어집니다. 죽어서도 왕은 생전처럼 꼭꼭 숨고 싶었나 봅니다. 돌 틈이 아니라 돌 속에. 그런 무의식이 아마 피라미드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놀이야말로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이라고 하였으니 아이들에게 이 동시를 보여 주면서 '피라미-피라미드-미라-미로'의 연상이 주는 상상력 놀이를 함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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