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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간행도서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by 푸른사상 2013. 12. 3.

 

 

 

 

 

 

 

1.도서소개

 

<푸른사상 비평선 11>으로 김혜영의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이 출간되었습니다. 본 도서는 평론가 김혜영의 두 번째 평론선으로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욕망과 그 너머 존재하는 어떤 것과 주변의 타자들에 대한 애증을 추적하는 것”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후기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주체들의 욕망과 억압된 무의식, 한 개인이 타자에게 자행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자, 한국 문단에 자리한 여성 시인들의 정신적 외상에 대한 검토 등의 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 찾기와 그 너머의 무엇,

타자에 대한 애증

 

저자가 정신분석학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박사논문을 쓰면서 만난 미국의 고백파 시인들 때문이라고 한다. 로버트 로월(Robert Lowell)을 비롯한 그들은 대개 정신병을 앓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시에 등장하는 광기와 우울과 불안이 어느새 자신에게도 깃들어 있음을 저자는 발견한다.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초상, 낯선 이미지 혹은 아득한 무의식이 가슴에 밀려드는 순간이 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시인들이 쏟아내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의 이면에서 얼룩진 욕망과 사나운 공격성을 눈치채기도 한다. 때로는 거친 호흡으로 내뱉는 날카로운 언어에서 오히려 서럽도록 숭고한 감성을 만나기도 한다.

첫 평론집 『메두사의 거울』을 낸 이후, 8년 만에 출간하는 이 평론집에는 저자의 정신적 여정이 담겨 있다. 1980년대 대학가에 암울한 독재의 기운이 감돌 때에도 저자는 사회․정치적 이슈보다는 저자 본인의 근원에 대한 고민이 가득했다고 한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신은 존재하는 건지, 어떤 양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지, 끊임없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이 일어나 한때는 수도자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의 정신분석에의 매료는 그러한 연장선인 것 같다. 하여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욕망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어떤 것과 주변의 타자들에 대한 애증을 추적하는 것이 이번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의 주된 테마라 할 수 있다.

제1부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에서는 후기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적 주체들의 욕망과 억압된 무의식에 초점을 둔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의 잔혹한 힘에 매몰되어 허우적거리는 의식과 그 가면 뒤에서 끝없이 탈주를 꿈꾸는 욕동들을 추적한다. 남성 시인들의 시에서 분열된 주체가 출현하는 다양한 양상들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부친 살해에의 욕망, 오브제 a에 대한 과도한 집착, 혹은 물화된 주체 등을 통해서 현대 사회의 여러 병리적 실존들이 시 속에서 어떻게 변용되는지를 고찰한다.

제2부 ‘폭력과 유머’에서는 한 개인이 타자에게 자행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자의 상흔이 시 속에서 구현되는 양상에 주목하면서 동시에 국가 혹은 제도로서 자행되는 폭력의 속성과 양상을 검토한다. 인간에 내재한 공격성(Aggressiveness)은 한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발생하지만,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을 통해서 법의 이름을 걸고 합법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폭력과 제도와 법의 옷으로 갈아입은 채 자행되는 교묘한 현대 사회의 폭력에 대한 시인들의 예민한 촉수를 들여다본다.

제3부 ‘트라우마와 여성시’에서는 한국 문단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한 여성 시인들의 정신적 외상을 검토한다. 한국 사회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부장제적인 의식은 곳곳에 스며있다. 최근 문단에 대거 등단한 여성 시인들은 시를 통해서 심리적 외상의 탈출구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시 창작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자신들의 숨겨진 트라우마를 표출하고 히스테리 혹은 신경증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는 측면이 있다. 심리적 억압이나 과도한 긴장을 풀어놓는 해방구로서의 시적 장치가 현대사회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완전한 치료책은 아니지만 윤리나 금기에 얽매인 주체의 해소할 수 없는 욕망에 작은 틈 혹은 숨구멍을 시가 제공하기도 한다.

 

 

2. 저자약력

 

김혜영

1966년 경남 고성에서 출생해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7년 『현대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평론집 『메두사의 거울』을 간행했다.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를 A Mirror Opens one Thousand Ears(i Universe, Printed in U.S.A. 2011), 『镜子打开千双耳朵』(옌벤대학교 출판부, 2011), 시선집 『당신이라는 기호』를 『あなたという記号』(칸칸보 출판사, 2012)로 번역 간행했다. 『시와 사상』편집위원을 역임했고, 웹진 『젊은 시인들』을 창간했다. 애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3. 도서목차

 

제1부 분열된 주체외 무의식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의 시학
녹이 슨 문명과 물화된 주체에 대한 탐색-이하석론
불안을 훔치는 도둑-김유석론
아버지의 부재-신진, 유희경의 시
미친 예언자의 고백-로버트 로월의 시적 화자 분석
로버트 로월 시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


제2부 폭력과 유머

폭력과 유머의 미학-서효인론
황하의 순례자-이재훈론
박청륭 시인과 안창홍 화가가 교차되는 시선
아내의 가슴과 새의 근육에 대한 향수-장인수론
봄눈의 전설-정영태론
거대한 폭력과 웃음-김경수론
사랑, 그 다양한 변주의 시-김경수의 『달리의 추억』
뭉클거리는 흔적-박완호의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


제3부 트라우마와 여성시

해골과 가면의 시선-정채원론
시의 지평을 가로지르는 야생마-허혜정론
수음하는 아들과 허공모텔-김나영, 강영은의 시
꽃과 독(毒)의 공존-안효희의 『꽃잎 같은 새벽 네 시』
경쾌하고 전위적인 수사법-노준옥의 『모래의 밥상』
허공에 피어난 여섯째 손가락-박선희의 『여섯째 손가락』
트라우마를 잠재우는 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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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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