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문학(소설)
경계인들
심영의 지음|푸른사상 소설선 74|145×210×15mm|240쪽
19,000원|ISBN 979-11-308-2370-6 03810 | 2026.4.10
■ 도서 소개
역사의 갈피 속에 숨은 진실을 현미경으로 찾아내다
심영의 작가의 장편소설 『경계인들』이 푸른사상 소설선 74번으로 출간되었다. 간첩 혐의로 감옥 생활한 어부, 좌우의 대립으로 희생된 가족, 왜곡된 한일 간의 역사를 체험하고 있는 작가이자 역사학자, 종군위안부 문제를 부단하게 제기하는 일본의 활동가…… 소설은 청산되지 못한 일제강점기의 유산으로 인한 경계인들의 삶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 저자 소개
심영의(沈永儀)
소설집으로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 『그날들』, 장편소설 『사랑의 흔적』 『오늘의 기분』 『옌안의 노래』, 평론집으로 『소설적 상상력과 젠더 정치학』 『5·18, 그리고 아포리아』, 연구서로 『5·18과 기억 그리고 소설』 『5·18과 문학적 파편들』 『한국문학과 그 주체』 『현대문학의 이해』 『작가의 내면 작품의 틈새』 『텍스트의 안과 밖』 『소설에 대하여』 『광주 100년-시장과 마을과 거리의 문화사』(2023년 박선홍 광주학술상) 등을 출간했다. 5월문학총서에 단편소설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2012)와 문학평론 「타자로 향하는 길-역사적 폭력을 서사화한 문학의 윤리」(2024)가 수록되었다.
■ 목차
▪ 작가의 말
1. 표현의 부자유전
김은주 / 오카모토 유카 / 버려진 사람들
2. 어쩔 수 없다는 말
목포 / 적산가옥 / 재개발 / 순정한 마음
3. 사람의 향기
비린내 / 고하도 / 윤수현 / 다우치 지즈코
4. 경계인들
일본인 처 / 기억의 극장 / 김용성
5. 잊히지 않는 기억
최동혁 / 소외 / 지워지지 않는 기억
6. 진실을 찾아서
재심 / 해후 / 학살
7. 사랑을 잃지 않기를
이변들 / 비밀
▪ 에필로그
■ ‘작가의 말’ 중에서
벌써 여러 권의 소설을 펴냈는데 내 소설이 많은 독자를 만나고 그들의 가슴에 공명을 불러일으키는가를 곰곰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다. 소설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온전한 소설의 형식으로 말해지고 있는가 하는 점 역시 가만 생각해보면 부끄럽다. 그래도 쓰는 까닭은 내가 작가이기 때문이고 작가란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그래도 머잖아 멈출 때가 올 것이고 그때까지는 정성을 다해보려 한다.
■ 추천의 글
놀랍다. 이번에도 심영의는 역사의 갈피 속에 꼭꼭 숨어 있던 진실 하나를 현미경으로 찾아냈다. 찾아낸 진실에 옷을 입히고 말을 시키고 있다. 영혼이 아름다운 여인들, 가슴 저리도록 슬프고 외로웠던 여인들, 뜨겁고 숭고했던 의로운 남자들, 지금껏 나는 이런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일제강점기가 남긴 부정적 유산은 백 년이 넘도록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분단, 전쟁,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남과 북의 적대적 긴장 관계, 청산하지 못한 친일 잔재, 반공주의와 결탁한 친일 부역자들, 항일운동의 역사를 비틀고 군사독재 체제를 옹호했던 그들은 지금은 당당한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소설 『경계인들』은 그러한 역사 인식의 토대(배경)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남북한 체제 경쟁 속에서 납북 어부들이 고문과 허위자백 끝에 북한의 공작원으로 둔갑하고, 그들의 가족은 연좌제의 억압으로 고통받는다. 소설은,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비극적 가족사에 연루되는가, 어떤 사람들은 고아들을 돌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조선인 남성과 결혼했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조선에 남은 소위 ‘일본인 처’들을 돌보는가, 또 어떤 사람들은 우익 세력의 비난과 위협 속에서도 종군위안부 문제를 끊임없이 환기하는가, 그런데 그런 행위(선의)는 어디에서 기원하는가에 대해 깊이 탐문하고 있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일까, 진실을 추구하는 인간의 보편적 본성일까, 아니라면 타인의 시선에 포박된 일종의 허위의식일까. 소설 속 인물들의 복합적인 행위와 동기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들춰내면서 서사의 미학을 더하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다.
― 윤정모(소설가,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 출판사 리뷰
심영의 작가의 장편소설 『경계인들』이 푸른사상 소설선 74번으로 출간되었다. 청산되지 못한 일제강점기의 유산, 분단과 전쟁의 상흔은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깊은 흉터로 남아 있다. 그러한 비극은 남파간첩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어부와, 좌우의 대립으로 인한 방화로 죽어간 여자의 딸로, 일본인 여성이 운영하던 보육원에서 성장하여, 역사학자이자 작가로서 한일 간의 비틀린 역사를 체험하고 있는 김은주의 삶으로 상징된다. 우익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면서도 종군위안부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일본의 활동가, 납북되었다가 돌아와 남파간첩으로 몰린 어부와 그 가족, 일제시대 조선인과 결혼했던 일본인 여성들…… 소설은 비극적 현대사를 배경으로 이들 경계인들의 삶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도시 재개발 사업을 두고 대립하는 주민들의 가족사에도 해소되지 못한 현대사의 모순이 숨어 있다.
■ 작품 속으로
“왜 어떤 사람들은 위험과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실을 찾으려 할까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니까요.” (26쪽)
그러하니 문제는 오래전 일어났던 역사적 비극을 기억은 하되 그것이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게 붙잡는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함께 있던 누군가 낮게 말했으나 말의 울림이 크지는 않았다. 부인한다고 있었던 일들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지만, 부인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는 아니라잖아, 할 수도 있을 테니까. 종군위안부든 징용이든 역사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이 결국 의도하는 것이기도 할 테니까. (219쪽)
내가 어떻게 맨정신으로 그런 이야기를 김은주 선생에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최동혁 씨도 운명했다고 들었다.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식민자의 도시에 뿌린 죄악의 뿌리가 깊고도 깊어서 그분과 같은 죄 없는 아이들을 고하도에 가두고, 김은주 선생 같은 불행한 이들을 만들고, 좌와 우로 나누어 서로를 죽이고, 증오하게 했다. 다만 그 끔찍했던 시절에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은 모두 운명했다. 최동혁 씨도, 김민규 씨도, 준영의 할아버지도, 행복원 원장 부부와 경주 나자레원 원장도 일본인 처들도 모두 저세상으로 떠나고 없다. 아주 다행으로 김은주 선생 아버지의 억울함은 재심을 통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한들 그 맺힌 한이 다 풀릴 수는 없겠으나, 그런 까닭에 지난 역사를 망각의 동굴에 가두지는 않아야겠지만, 우리 세대가 관여하지 않았던 일로 우리 세대가 고통을 대물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나는 바랐다. 그런 생각을 물론 김은주 선생에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면 그녀는 아주 냉담한 표정으로 말할 것이다. 잘못된 사회 가운데 올바른 삶은 없다고. 그건 독일 사회학자 아도르노가 했던 말이다.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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