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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간도서

계간 푸른사상 2025 겨울호(통권 54호)

by 푸른사상 2025. 12. 19.

계간 푸른사상 2025 겨울호(통권 54호)

153×224×14mm21214,000ISSN 2092-8416 | 2025.11.29

 

 

■ 도서 소개

 

푸른사상2025년 겨울호(통권 54)시와 정치를 특집으로 출간되었다. 고명철, 김완, 김윤환, 문창길, 박다솜, 박원희, 백애송, 봉윤숙, 우중화, 유승도, 이동순, 이명원, 이은란, 이은래, 장우원, 장은영, 정민구, 정소슬, 정우신, 정원도, 조미희, 최규리, 최지안, 현택훈, 홍순영, 황형철 등의 시인과 평론가들이 문학의 정치 및 역사적 역할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신작 시는 강미정, 강최현숙, 고광헌, 김도수, 박미영, 송종찬, 오기화, 정유경, 조원 시인의 작품이, 신작 산문은 금선주의 수필이, 신작 소설은 심경숙의 소설이 지면을 장식했다. 김준태 시인은 기획 연재인 70년 오디세이에서 분단을 넘어서 통일을 노래한 민영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루었다.

이번 호에서는 특히 푸른사상 신인문학상시 부문을 수상한 허문화 시인의 당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인의 당선 소감 및 백무산, 맹문재의 심사평도 볼 수 있다.

 

 

■ 목차

 

특집 | 시와 정치

고명철_ 구용의 산문시와 정치적 감응

김 완_ 시와 정치

김윤환_ 서정성과 정치성의 불이(不二)

문창길_ 시와 정치의 미학적 긴장

박다솜_ 어느 비평가의 자의식 과잉

박원희_ 모든 시는 정치적이다

백애송_ 침묵할 수 없는 현실

봉윤숙_ 숨결로 남은 언어

우중화_ 나는 어디쯤 자리하고 있는가

유승도_ 자연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동순_ 시인이었던, 자유를 찾았던

이명원_ 송경동의 을 통해 본 시와 정치

이은란_ 새로운 시의 광장으로서 디지털 플랫폼의 가능성

이은래_ 시는 면도칼이다

장우원_ “, 침을 뱉어라

장은영_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으로서의 시

정민구_ 네 바다와 한 우물

정소슬_ 내 시의 정치학

정우신_ 사회주의라는 생활

정원도_ 꿈속에서 길을 묻다

조미희_ 다시, 일어서는 풀처럼

최규리_ 빛이 역광일 때 드러나는 선명한 실체들

최지안_ 시라는 무지몽매, 정치라는 시학

현택훈_ 보통 사람

홍순영_ ‘고성아우성

황형철_ 시와 정치의 도리

 

신작 시

강미정_ 백자입좁은항아리

강최현숙_ 이별 학습

고광헌_ 정읍사

김도수_ 길 끝에서

박미영_ 가끔은 누군가의 북이 되어도

송종찬_ 미리 쓴 사직서

오기화_ 책이 우울한 날

정유경_ 서울과 밖

조 원_ 해마

 

신작 산문

금선주_ 푸른색 베레모

 

신작 소설

심경숙_ 스러지는 사람들

 

기획 연재

김준태_ 70년 오디세이(31) 분단을 넘어 통일을 노래한 큰 시인 민영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허문화 _ 춘분 예감 외 10

당선 소감

심사평_ 백무산 맹문재

 

 

■ 책 속으로

 

무엇보다 세계는 공동 과제에 당면하였음을 뚜렷이 인식하고 있는 구용은 한국시의 당면 과제가 세계문학의 그것과 동궤에 있다는 것을 그의 산문시가 일궈낸 특절(特絶)한 독창(獨創)’의 시적 재현으로 보증한다. (고명철, 구용의 산문시와 정치적 감응, 12~13)

 

시와 정치의 관계는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두 개의 언어적 실천이다. 우리는 시를 통해 정치의 본질을 성찰하고, (김완, 시와 정치, 17~18)

 

사회 정의의 온전한 순환을 위해 문학이 서정성과 정치성의 융합을 통해 문학의 사회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당위성을 갖게 된다. (김윤환, 서정성과 정치성의 불이(不二), 20~23)

 

시는 인간의 해방을 향한 마지막 언어이며, 정치의 윤리를 성찰하게 하는 예술이다.

(문창길, 시와 정치의 미학적 긴장, 24~28)

 

내가 지금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과잉된 자의식은 제도적 문학장 안에서 문장 쓰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다. (박다솜, 어느 비평가의 자의식 과잉, 29~30)

 

모든 시는 정치적이고, 서정시의 모든 문학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박원희, 모든 시는 정치적이다, 31~32)

 

시에 현실을 반영하되 시인 자신만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백애송, 침묵할 수 없는 현실, 33~34)

 

나는 앞으로도 길 위에서, 시를 쓰고 싶다.

(봉윤숙, 숨결로 남은 언어, 35~36)

 

시로 정치에 참여하게 될 때 좀 더 밝은 미래가 이루어질 거라고 다시 희망해본다.

(우중화, 나는 어디쯤 자리하고 있는가, 37~40)

 

인간의 모습에 안주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자연이라는 영생의 존재이기도 하다.

(유승도, 자연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하지 않겠는가, 41~44)

 

(2024123일 한밤중) 국민 모두 시인이었던 밤, 시인의 자리를 확인한 밤이었다.

(이동순, 시인이었던, 자유를 찾았던, 45~46)

 

시적 은유를 통한 시적 자아의 주체화에 깃들어 있는 정치적 은유와 거시적인 담론 정치의 현격한 간극 속에서, 시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명원, 송경동의 을 통해 본 시와 정치, 47~49)

 

시는 민주적 다양성을 발화하고 연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공동의 공간을 창출할 수 있을까. (이은란, 송경동의 을 통해 본 시와 정치, 50~52)

 

시는 날카로운 면도칼과 같아야 한다. (이은래, 시는 면도칼이다, 53~54)

 

수영(洙暎)처럼 두 눈 부릅뜨고 시여, 침을 뱉어라”.

(장우원, 시여, 침을 뱉어라, 55~56)

 

시는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에 대해 말해왔다.

(장은영,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으로서의 시, 57~58)

 

김수영은 (중략) 진정한 시인이란 선천적인 혁명가와 다르지 않은 존재라고 말했다.

(정민구, 네 바다와 한 우물, 59~60)

 

문병란 선생님의 가르침은 내 시의 획을 바꾸어 놓았다.

(정소슬, 내 시의 정치학, 61~66)

 

나의 시는 아직도 원고료를 못 벗어나고 있다.

(정우신, 사회주의라는 생활, 67~68)

 

시와 문학은 정치적이어야 하고, 역사적인 반추를 지속해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정원도, 꿈속에서 길을 묻다, 69~77)

 

시인은 먼저 두려움을 자각하고, 그 너머를 향해 말하는 존재다.

(조미희, 다시, 일어서는 풀처럼, 78~79)

 

시는 정치며 시인은 정치가다.

(최규리, 빛이 역광일 때 드러나는 선명한 실체들, 78~79)

 

정치에 대한 시의 편애와 좌절 그리고 역순마저 모두 시인과 정치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지안, 시라는 무지몽매, 정치라는 시학, 82~86)

 

둘 다 같은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응원했다. 아버지나 나나 보통 사람이기에.

(현택훈, 보통 사람, 87~89)

 

문학(혹은 시)의 속성이 그런 연약한 것들과의 친연(親緣) 속에서 태어나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홍순영, 고성아우성, 90~91)

 

시인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널브러진 파편을 기꺼이 밟고 가야 한다.

(황형철, 시와 정치의 도리, 92~93)

 

고향에 대한 혹은 인간과 역사에 대한 뭉클한 향수와 함께 이 땅의 전쟁과 비극을 증거하는 통곡과도 같은 시 철원평야는 박봉우의 휴전선과 더불어 한반도 민족문학의 한 정점을 이룬다. “해 질 무렵/고향의 빈 들녘에 서서/가을이 훑고 간 자국들을을 다시 확인한 선생은 잘린 벼포기에 남은 물기만이/예리한 햇살에 번뜩이고 있는논고랑에서 미워하다 못해서 엊찔려 죽은/슬픈 피붙이를 생각한다. “그 미친 회오리바람을 부추긴/씨알이 다른 인종들을 떠올리는 이곳에서 벌어진 전쟁을 생각하며 전쟁이 남긴 비장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를 탄생시킨다. (김준태, 분단을 넘어 통일을 노래한 큰 시인 민영, 170-171)

 

 

신인문학상 당선작

 

슬픔은 자주 둥근 모습을 하고 찾아온다

 

허문화

 

둥글게 몸을 말고 꼬꾸라져 자는 남편의 휘어진 등을 보면

낮 동안 그가 감당했을 직각의 고달픔과

내가 퍼부은 모난 잔소리가 떠오른다

 

오래전 술에 취한 젊은 아버지가 밥상을 뒤엎을 때

엄마는 두 팔 벌려 허리를 둥글게 말고 우리를 감싸안았다

마당 구석에 흩어진 밥알들이 꽃잎처럼 흐드러진 밤이었다

 

부서졌던 엄마의 시간들이 둥근 방패가 되어

나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공장 가는 대신

환한 문장 찾을 수 있었고

오빠의 뜨거운 심장은 군대에 정착하지 않아도 되었고

언니는 웃는 눈이 고운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침을 뱉고 싶거나

나 자신이 누더기 같을 때

한쪽 구석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있으면

슬픔이 코끼리*같이 몸을 불려 찾아오곤 했다

 

슬픔은 자주 둥근 모습을 하고 찾아온다

고개를 푹 숙인 추모객들의 둥근 목덜미와

엎드려 기도하는 중년 남자의 둥근 등과

저 멀리서 끌차를 밀고 걸어오는 노파의 굽은 허리

 

그들에게서 둥근 슬픔의 각이 느껴진다

 

* 타마라 엘리스 스미스의 그림책, 슬픔은 코끼리, 반출판사, 2023.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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