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문학(시)
너는 오월로 서 있다
이효복 지음|푸른사상 시선 218|128×205×8mm|144쪽|12,000원
ISBN 979-11-308-2341-6 03810 | 2025.11.30
■ 시집 소개
오월의 본향에서 기록한 항쟁의 만인보
이효복 시인의 시집 『너는 오월로 서 있다』가 푸른사상 시선 218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오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정성을 다해 기록하며 그들의 정신을 되새긴다. 오월항쟁의 뿌리를 세종대왕 시대의 문정공 이수(李隨)까지 두고 미래의 역사를 제시한다. 시인의 시 세계에서 본향은 광주이고, 본향의 주인은 오월항쟁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 시인 소개
이효복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76년 『시문학』에 「눈동자」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달밤, 국도 1번』 『나를 다 가져오지 못했다』, 부부 시집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가 있다. 부부교사, 부부시인으로 TV에 출연하기도 하였으며, 부부 시화전 <시가 꿈꾸는 그림 그림이 꿈꾸는 시>(그림 홍성담 외 7인)를 개최하였다. 오랜 기간 중고교 국어 교사로 재직했고, 대안학교와 신안섬 등에 문예창작 교사로 출강하였다. 한국작가회의와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이다.
■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나에게로 온 그 어느 하루 외진 날
봄의 말 / 자귀꽃 물드는 / 목란마을 / 명옥헌 원림 / 내 맘속 빛 따라서 / 꽃은 새로이 핀다 / 내가 핀 꽃 / 이 밤 이 긴 밤 / 여름을 견딘다 / 오월의 비상 / 나에게로 온 그 어느 하루 외진 날 /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 해 저물녘 / 봄볕에 나란한 고양이 / 봄이 오는 시간
제2부 가끔은 그렇게 좋아라 했다
단비 / 온전히 깃들다 / 소쇄원 투죽위교 / 소쇄원 오곡문 / 소쇄원 조담(槽潭) / 소쇄원 애양단 / 소쇄원 담장 / 소쇄원 광풍각 / 소쇄원 제월당 / 소쇄원 대봉대 / 묵객, 울울 / 소쇄 바람 인다 / 제월당에 머물다 / 이처럼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 더할 나위 없이
제3부 저 바람 나를 흔들고
오월 은행나무로 서다, 김향득 / 희망의 서사, 홍성담 1 / 희망의 서사, 홍성담 2 / 무등산국립공원 / 총부리를 거두라, 안병하 / 내가 마주한 조태일 시인과의 마지막 대화의 밤 / 날, 칼날 / 취가정의 봄, 김덕령 / 『유서석록』 지은 고경명 / 미얀마의 봄 / 저 바람 나를 흔들고 / 설날 아침, 팽목항에서 / 귀를 열어, 하늘을 보라 / 코로나 정국 / 은목서 향기 드날리고 / 아, 하늘은 우리들의 하늘은 / 이름도 표지석도 없이, 오월 / 오월 광장을 누비다, 예제하
제4부 봉산현 뜰 앞 이수의 묘도 그려본다
내 기억의 터, 본향 / 나라의 길이 막히고 / 경인수세 충효전가 / 장성 죽림서원에서 / 이문정공 실기 / 모화루 응제, 도화시 / 그 핏기 없는 얼굴, 이준규 1 / 역사를 바로 세우다, 이준규 2 / 이 뜻깊은 자리, 이영규 / 국가, 자라뫼마을 / 시를 입에 물고 태어나 / 나의 아버지 / 길 하나가 남아, 장성 갈재 / 그 눈[雪]이 좋아서, 빙판길 낙상 / 봉산현 뜰 앞 이수의 묘도 그려본다
▪ 작품 해설 : 오월 본향의 만인보 _ 맹문재
■ 시인의 말
또 하나의 오월을 본다
5·18 소년 시민군
순수 눈빛 눈망울을 가진
그의 부음을 듣는다
소쇄 바람 울숲 지나
무등을 넘고 창공을 휘돈다
무등을 보며
위안을 얻고,
이 땅의 치유를 기원한다
혼을 다해 생을 마감한 의로운 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새겨본다
달래고 달래어도 아픔은 이어지고
청죽 물방울 이는
시원의 어떤 흔적들을 그러모아
사사로이, 삶의 근원을 밝혀본다
어쩜 잊혀지기 위해 사는지도
모르겠다
■ 작품 세계
이효복 시인은 자기의 본향을 토대로 오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이끈 인물들을 세상에 알린다. 시인의 시도는 그동안 많은 시인들이 오월항쟁을 담은 경우와는 차별되기에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오월항쟁의 뿌리를 찾아 그 토대 위에서 미래의 역사를 제시하는 것이다.
5·18항쟁 때 소년 시민군이었던 김향득 사진작가, 5·18항쟁의 시민군으로 참가한 뒤 항쟁을 주제로 판화를 제작한 홍성담 민중미술가, 신군부의 강경 진압과 발포 명령을 거부한 안병하 전라남도경찰국장과 이준규 목포경찰서장, 민중시를 쓴 조태일 시인 등이다. 그들 외에 오월항쟁에 참가했거나 그 정신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후세들도 노래한다.
시인은 5·18항쟁의 역사를 만인보로 기록하면서 그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그렇기에 시인의 본향은 봉산이면서 광주이고, 본향의 주인은 문정공 이수의 정신을 계승한 후세들이며, 본향 의식은 민중항쟁이다. 시인은 묻히거나 흩어진 그들을 오랜 세월 새긴 문장으로 찾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
―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내가 핀 꽃
무등 둘레 층층이 곱게 머물러
가을이 들앉고
무성던 한여름 뙤약볕
피땀 흘린 대지의 환희,
찬사를 보낸다
자연이 피워낸 꽃
그 앞에 마음 모아 기원한다
내가 핀 꽃 또한 그 꿈에
기름진 옥토
그 속에 모아져 하나가 된다
자연의 소리 듣는다
내가 없는 나의 소리
홀로 의연하다
오월 은행나무로 서다, 김향득
예쁜 꿈, 이 지구상에 가장 거대한 꿈을 가진
오월의 은행나무 김향득, 너는 가지 않았다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오월을 지키고 있다
그 눈망울 그 순수한 눈빛, 마음속에 응어리져
금빛 눈물 그렁그렁 떨어질 듯 떨어질 듯
가지런하고 반듯한 그 모습
언제 오려나 다시 오려나
아쉬워, 옛 전남도청 본관 앞 총상 맞은 은행나무,
그 탄흔의 상처를 마음 애타 어루만지며 내게 말했다
난 기억해 그 애틋한 말의 기억 너무 힘들어
말끝 잇지 못하고 터져버린 울음
뚝뚝 눈물이 진다
노란 은행잎 진다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그 자리 너를 만난다
오월 사적지 표지석 어루만지며
그 눈망울 그 눈빛 눈물이 맺혀 땅을 적시고
잠 못 이뤄 애타 또 새벽잠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면 너를 만났다
옛 전남도청 앞 은행나무 탄흔 흔적 불거진 상처
어루만지며 너는 오월로 서 있다
오월의 은행나무로 서 있다
마음이 시리고 아파
오월 은행나무가 되어 떠났다
너의 혼 한 줌 은행나무에 머문다
탄흔 자국 어루만져 내게 말했다
말간 해맑은 웃음 지으며
그 눈물과 미소와 웃음을 기억하지
맘속 숨은 그 고뇌 나에게 말했지
너는 오월의 은행나무가 되었고
홀로 외로이 길을 떠났다
5·18 소년 시민군 출판 기념 행사가 있어
새로 옷 한 벌 사 입고 어떠냐고 좋아라 했다
마지막, 내가 본 마지막이었다
예쁜 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을 가진
오월의 은행나무 김향득, 너는 가지 않았다
오늘도 그 자리 오월의 은행나무로 서 있다
오월의 꿈으로 서 있다
내 기억의 터, 본향
오월의 어느 아침이었다
눈물이 마르고
그 이름 위에 사위어가는 담의 벽
그리워지는데
이젠 누군가 내 그림자 밟고 서 있네
뜨락의 발자국 소리
어디에든 콕 박혀 있는 울음
누구라도 부둥켜안는 맑은 영혼
돌아누워 뒤척뒤척 맑은소리 듣는다
눈자위 스러져가는 너의 걸음을 본다
무음의 환영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본향
자라뫼마을, 그 먼 날의 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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